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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국감 전반부는 ‘불량’, 후반부 똑바로 지켜볼 것
올해 국정감사의 전반부 일정이 23일 일단 마무리 됐다. 대우해양조선의 부실 경영과 낙하산 고문의 억대 연봉, 한국형 전투기 사업 부실 우려 등의 사안을 이슈화했지만 특별히 점수를 줄 만한 성과는 없다고 본다.

국감의 고유 기능이 정부 견제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게도 구럭도 다 놓친 최악의 ‘맹탕 국감’이라는 평가를 면하긴 어렵다. 4000명이 넘는 불필요한 증인 및 참고인 채택에서부터 부실 국감을 예고하더니 기껏 불러놓고도 망신을 주고, 호통치거나 윽박지르기로 일관하기 일쑤였다. 게다가 여야간 정쟁 공방으로 파행을 빚는 구태도 여전했다. 민원성 질의와 일부 피감 기관장의 불성실한 답변 태도 역시 예전과 달라진 게 없었다.

기획재정부와 행정자치부의 국감은 나라 살림살이와 정부 조직을 좌지우지한다는 점에서 특히 중요하다. 그럼에도 기획재정위원회 국감에서 야당 위원들은 최경환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을 향해 ‘재벌하수인’이니, ‘경제를 망친 주범’이니 하며 망신 주기에만 급급했다. 경제 살리기와 수출 급감, 예산 씀씀이 등 정작 따지고 추궁해야 할 정책 과제는 산더미였지만 국감 본질과 관계없는 인신공격으로 금쪽 같은 시간을 다 날려버린 것이다.

같은 날 안전행정위원회 국감에서도 정종섭 장관의 ‘총선필승’ 건배사 논란으로 막말이 오가면서 연이틀 파행을 빚었다. 대형 해난 사고에 따른 정부 조직 개편 등 재난 대응을 놓고 따져야할 사안이 산적한 판에 정쟁만 하다 날이 샌 것이다. 그런가 하면 정무위의 공정거래위 국감에서는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에게 ‘한일 축구시합을 하면 어느 쪽을 응원하느냐’는 등 수준이 낮은 질문을 하거나 지역 민원을 제기하는 등 한심한 작태도 벌어졌다.

따지고 보면 이번 국감은 시작부터 기대난망이었다. 내년 총선을 앞둔 마지막 국감인데다 특히 국감을 주도해야 할제1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이 내분으로 힘 한번 제대로 쓰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날카로운 정책 질의는 없고, 오로지억지만 판을 쳤다.

국정감사는 정부 정책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감시하라고 국민이 부여한 소중한 책무다. 더구나 이번 국감은 19대 국회 4년을 총정리하는 것인만큼 정쟁과 내분으로 허송해서는 안될 일이다. 새정치연합은 조속히 내분을 마무리 짓고 후반부 국감에 임하길 바란다. 그게 바로 내년 총선에서 국민의 선택을 받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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