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슈퍼리치] 美 드라마 ‘나르코스’로 다시 주목받는 자산 30조원 ‘전설의 마약왕’ … ‘파블로 에스코바르’
나르코스의 에스코바르 역 브라질 출신 바그네르 모라(Wagner Mouraㆍ왼쪽)와 실제 파블로 에스코바르(오른쪽)

[헤럴드경제=슈퍼리치섹션 홍승완 기자ㆍ이연주 인턴기자] 최근 미국에서 시청자층을 빠르게 넓히고 있는 인터넷 스트리밍 미디어 플랫폼 넷플릭스(Netflix)가 지난달 28일 자체 제작 드라마 한 편을 선보였다. 꾸준히 자체 제작 컨텐츠 공급을 늘리고 있는 넷플릭스지만 이번에 내놓은 이 새 드라마는 방송 한 달이 채 안돼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나르코스(Narcos)’는 이름의 이 작품은 1980년대 미국을 비롯한 세계전역의 골칫거리 였던 콜롬비아 출신의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Pablo Escobar)의 실화를 다뤘다. 드라마에는 엄청난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텔레그래프(Telegraph)지는 ‘놀랍도록 중독성있는 드라마’라고 평했고, 미국의 연예 매체 할리우드 리포트 (Hollywood Report)는 ‘나르코스는 세계적인 성과물이라는 극찬을 받아 마땅한 드라마’라고 평가했다.
 
마약이라는 ‘거대 범죄’ 이야기에 긴박감 있는 연출과 배우들의 호연이 더해진 까닭이지만, 무엇보다 드라마가 다루고 있는 실화가 주는 매력이 시청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자산 비교: 파블로 에스코바르 vs 알 카포네

드라마속 주인공인 파블로 에스코바르는 1980년대를 장악했던 악명높은 마약 조직인 ‘메데인 카르텔(Medellin Cartel)’의 두목이었다. 그는 70년대부터 마약 밀매를 시작하여 75년 유명 마약상 파비오 레스트레포를 살해하고 두목의 자리에 오른후 미국과 콜롬비아의 마약루트를 장악하면서 국제적인 위험인물로 올라선다. 특히 그 과정에서 반대파나 경찰, 군인, 관료 등을 가차없이 제거하면서 ‘역사상 가장 잔인하고 무자비하며 야망에 그득찬 위험인물 1위의 마약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자국 콜롬비아의 정치인과 공무원들에게 뇌물 공세는 기본이고, 말을 잘 듣지 않거나 자신이 손해를 보게 만드는 사람은 자신이 직접 나서 죽이곤 했다. 뿐만 아니라, 90년 3명의 대선후보 살인사건, 아비앙카 항공 여객기 폭파 사건, 보고타 시내 빌딩 폭파사건 등 테러사건도 주도했다. 이런 방식으로 그에게 살해당한 사람은 수백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스코바르의 마약상으로서의 위치는 구체적으로 어떠했을까. 당시 그는 전세계 코카인 시장의 80%를 홀로 차지했다. 미국, 멕시코, 푸에르토리코, 도미니카 등에 들어가는 모든 코카인은 그를 통해 들어갔다. 현금거래를 하는 마약 시장에서 당연히 그는 어마어마한 자산을 챙길 수 있었다. 

복수의 미국 전문 매체들은 그를 역대 가장 부유했던 범죄자로 뽑는다. 공개적으로만 알려진 그의 자산은 현재가치로 무려 300억달러, 한화로 35조원에 이른다는 분석이다. 금주법 시대 미국의 대표적인 마피아 두목이었던 알 카포네의 자산가치에 23배나 많은 수치다.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에스코바르 소유 자택1, 자택2, 전용비행장, 현금창고

생활도 당연히 화려했다. 에스코바르는 여러개의 호화 맨션, 전용제트기, 헬리콥터, 슈퍼카 등은 물론이고 개인 동물원과 축구팀도 몇개 소유하고 있었다. 

그는 특히 현금이 많았다.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많은 현금을 관리하기 위해 10명이 넘는 회계사를 고용했다. 이들의 주요 할 일은 불법적으로 모은 돈을 비행기를 이용하여 다른 나라로 옮기는 일이었다. 얼마나 현금이 많았는지 이때 돈뭉치를 만드는데 들어간 고무밴드를 구입하는 데만 해도 매달 2500달러, 우리 돈 300만원이 넘는 돈이 들어갔다고 한다. 역추산해보면 매달 약 50만개의 돈뭉치를 옮겼다는 소리다. 

현금을 숨기는 데도 애를 먹었다. 불법 마약상인 그는 당연히 자신의 돈을 저택의 지하, 천장 등 곳곳에다 숨겨야 했다. 이 때, 우습게도 에스코바르가 가장 두려워했던 것은 돈이 눅눅해질까에 대한 것도 아니고, 불이 나면 어쩌지에 대한 것도 아니었다. ‘쥐가 갉아먹으면 큰일인데…’였다. 그가 돈을 숨겨놓으면 건물 곳곳에 숨어있던 쥐들이 돈을 갉아 놨던 것이다. 쥐를 퇴치하기 위해 여러가지 방제시설을 가동하는데, 이곳에 매년 버는 돈의 10%를 써야 했다. 그리고 10%에 해당하는 금액은 5억달러였다.

잔인한 냉혈한인 그에게도 부성애는 존재했다. 그가 92년 탈옥을 하고 가족과 도망치던 중 콜롬비아의 정글지역에서 머물러야했다. 그 때, 그의 딸 아이 심각한 병에 걸려 앓게 되었다. 기온이 낮은 것이 맘에 걸렸던 ‘아버지’ 에스코바르는 그가 가지고 있던 현금을 장작삼아 불을 지피기 시작했다. 그 때, 그가 태워버린 돈은 약200만달러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알려져있다.

그가 살면서 가장 두려워했던 것은 죽음이 아니었다. 바로 ‘본국송환’이었다. 그래서 그가 미국 정부에 잡혀 콜롬비아로 송환되려고 하자, 그는 콜롬비아 정부에게 달콤한 제안을 하나 한다. ‘국채를 다 갚아줄 테니, 놓아달라’는 제안이었다. 당시 콜롬비아의 국채는 100억달러. ‘세계에서 가장 비싼 뇌물’이 될 뻔했다.
 
그러나 콜롬비아 정부는 국제적으로 위험인물이었던 그의 검은 유혹을 뿌리친다. 그러자 에스코바르는 탈옥을 감행한다. 이후, 콜롬비아 정부는 미국정부와 함께 특공대를 조직하여 그를 쫓았고, 결국 93년 12월 2일 그는 한 아파트 건물 옥상에서 사살당하며 생을 마감한다.

yjle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