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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력과잉 시대-경영난 봉착 집단에너지사업] 높은 발전원가에 적자 가중 파산위기
초과이익 제한 규정에 발목…35개사 중 25개사 당기손실
“아예 사업권 반납하겠다” 속출


전력과잉의 시대다. 2011년 블랙아웃 사태 이후 발전소가 우후죽순 들어섰다. 경기침체로 전기소비도 크게 늘지않으면서 전기가 남아돌고 있다. 그 여파로 전력도매단가(SMP)가 추락하자 분산형 전원들이 속속 경영난에 봉착하고 있다. 본지는 2회에 걸쳐 생존 기로에 선 집단에너지사업자들의 현실과 개선책을 살펴본다.

대규모 열병합발전소에서 전기와 열을 생산해 대단위 지역에 일괄적으로 공급하는 집단에너지사업이 경영난에 봉착했다. 이 사업은 전기만 생산하는 일반 발전설비와 달리 전기와 열을 동시에 생산하고, 송전선로가 필요 없어 정부 차원에서 도입한 에너지원이다. 그러나 최근 전기가 넘쳐나는 ‘전력과잉의 시대’가 도래하자, 석탄ㆍ원자력에 비해 발전원가가 높아 생존의 기로에 처했다. 


▶집단에너지 35개사 중 25개사 적자=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집단에너지 사업자 총 35개 중 25개 회사가 지난해 당기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전체 집단에너지 사업자의 70%가 줄줄이 적자를 낸 셈이다. 35개사의 전체 손실규모는 803억원에 달한다.

그중 한진중공업 계열 별내에너지는 지난해 16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인천공항에너지는 현재 1104억원의 자본금을 완전 잠식한 상태이며, 지난해 당기순손실도 40억원에 달한다. 이러한 적자행진이 이어지자 파산은 물론 사업권을 반납하겠다는 사업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시장에 매물로 나온 집단에너지 사업자들도 인수자를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 4월 맥쿼리에 매각된 대전열병합을 마지막으로 집단에너지 인수계약은 전무한 상태다. 한국지역난방공사가 인수를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진 인천공항에너지를 제외하면, 비슷한 시기에 매물로 나온 한진중공업 계열 집단에너지 계열사인 대륜발전ㆍ별내에너지 등은 결국 인수자를 찾지 못했다

▶발전소 돌릴 수록 적자=전문가들은 집단에너지사업자들의 경영난이 현 전력시장 구조에 기인한다고 입을 모은다. 집단에너지사업자들은 전기생산에 투입된 발전원가와 실시간 전력도매단가(SMP) 중 더 낮은 가격을 적용해 생산전기를 정산 받고 있다. 사업자가 원가 수준 이상의 초과이익을 거두지 못하도록 수익제한 규정을 만들어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집단에너지사업자가 지역난방용 열을 생산하기 위해 10원에 1KWh의 전력을 생산했고 이때 전력도매단가(SMP)가 KWh당 7원에 형성돼 있다면, 열병합발전사업자는 더 낮은 가격인 7원으로 정산을 받게 된다. 본전도 회수하지 못하는 셈이다. 집단에너지사업자 대다수는 발전소 가동률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도 없다. 지역난방용 열을 생산해야하는 의무가 있어 전력수요가 없을 때도 난방용 열을 생산하기 위해 발전소를 가동해야한다. 발전소를 돌릴 수록 손실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구조다. 


김윤희기자/wor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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