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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인사이트-유예진 KOTRA 나고야무역관 차장] 한-일 제조업 상생협력으로 교두보 만들어야
유예진 KOTRA 나고야무역관 차장
북한의 군사 도발로 한국 언론은 물론 외신들도 시끄러웠던 아침의 일이다. 일본 바이어가 납기에 큰 문제가 없는지 조심스럽게 문의를 해왔다. 남북 간 긴장 사태가 민간교역에 문제를 미칠 만한 상황은 아니라고 안심시켰지만, 일본의 입장에서 한국 경제를 다시 한 번 고찰해보게 된 것도 사실이다.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이 된 올해, 양국은 과연 어떤 상황에 직면해 있을까.

한국경제는 여러 부분에서 쉽지 않은 상황에 놓여 있다. 수출, 투자, 내수, 고용 등 여러 경제지표 중에 딱히 내놓을만한 것이 없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메르스 여파, 북한으로 인한 정치적 불안까지 더해져 올해 GDP 증가율은 당초 한국은행이 예상했던 2.8%를 달성하기도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일본경제는 어떨까. 아베노믹스가 들어서면서 톡톡히 누릴 것으로 예상했던 엔저 효과가 생각보다 미미하다는 평이 일반적이다. 일본 재무성이 발표한 7월 무역통계에 따르면 일본 전체 무역수지는 2680억엔 적자를 기록했다. 2년9개월만에 겨우 흑자를 기록한 지난 3월 이후 계속 내리막길이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이 와중에도 일본 제조업의 중심지인 중부지역은 흑자 행보를 계속한다는 점이다. 나고야 관세청에 따르면 중부 5개 현인 아이치, 기후, 미에, 시즈오카, 나가노의 상반기 수출액은 전년 대비 6% 증가한 9조 226억 엔으로 2년 반 동안 계속 증가세다. 덕분에 상반기 중부지역의 무역수지는 전년 대비 무려 27% 증가한 3조9213억엔의 흑자를 기록했다.

때아닌 흑자 행진의 이유는 중부지역에 집중된 제조업 덕분이다. 나고야에 본사를 두고 있는 도요타 자동차를 필두로 자동차 제품들이 미국과 아시아 시장에서 호조를 보인다. 항공기 관련 수출 역시 4년 반 연속 증가중이며 일본정책투자은행의 조사 결과, 금년도 설비투자 규모는 전년 대비 20.3%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즉, 제조업의 수출 호조를 바탕으로 한 선순환 구조가 형성된 것이다. 세계 경제의 어려움에도 흔들리지 않는 건실한 모습을 보면, 향후 일본기업들이 얼마나 더 경쟁력을 선취해갈지 두려움마저 느껴진다.

우리와 일본을 완벽한 동일 선상에 두고 비교하는 것은 무리지만, 우리 경제의 발전을 풀어갈 열쇠는 역시 제조업임을 강조하고 싶다. 수출확대를 넘어 산업 전반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고려할 때, 제조업의 고도화는 우선시 되어야 한다.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은 물론, 종전과 같은 단순, 단발적 수출이 아닌 다양한 수출시장을 보다 적극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우리 기업들의 과제다. 제3국에 진출해있는 글로벌 기업에 납품하는 방법도 있으며, 일본기업들과 공동 R&D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기술합작을 통해 신규 시장에 함께 진출할 수 있다.

우리 제조업, 특히 자동차 분야 기업들의 일본 및 제3국 진출을 위해 KOTRA는 2013년 나고야에 자동차부품 공동사무소(KAPP: Korea Autoparts Park)를 개소해 꾸준히 지원해왔다. 또한, 일본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의 제3국 현지생산 거점의 납품수요를 파악해, 우리 기업들이 현지 직납을 통해 수출 커리어를 쌓을 수 있도록 교량 역할을 해왔다.

이러한 노력이 모여 올해에는 ‘한일수교 50주년 제3국 현지부품 조달상담회’를 아이치현과 공동 개최, 우리 자동차부품 업체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앞으로는 우리 기업과 일본기업들의 공동 R&D 프로젝트 수요를 꾸준히 발굴할 예정이다.

한일 양국기업이 앞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상생협력을 도모한다면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이 되는 올해가 양국 간 경제협력을 새롭게 도약하는 해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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