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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대·중소기업 힘모아…阿 기아퇴치 새 모델 만든다
아프리카에 산업단지 30여개 설립…생활자립형 공단 생필품 자급자족
주민 소득높여 기아문제 등 해결…공단 당 2000억~3000억 투자키로



지난 2011년 11월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 자택. 당시 삼성전자 아프리카 초대총괄장이었던 박광기 부사장이 만델라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이 자리에서 만델라 전 대통령은 박 부사장에게 경공업공단 사업을 추진해 줄 것을 간곡히 부탁했다. 극심한 가난에 허덕이는 남아공 흑인들에게 일거리를 많이 만들어줄수 있다는 취지에서다. 현재 남아공의 실업률은 25%에 육박한다.

흑인 정권이 들어섰지만 백인 10%가량이 여전히 국부를 지배한다. 흑인들은 구조적으로 경제적 불평등에 시달리면서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만델라 전 대통령의 제안은 2년 후 가시화됐다. 2013년 6월부터 에티오피아와 남아공에 주재하던 국내 대기업 임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검토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최근 발족한 뉴패러다임 미래연구소(이하 연구소)가 제안한 기아퇴치 프로젝트의 골격이 됐다. 연구소의 당면 목표는 인류기아퇴치 프로젝트가 다음달 열리는 UN 총회에서 SDG (Sustainable Development Goal) 어젠다에 선정되는 것이다.

프로젝트의 골자는 국내 30대 대기업이 UN과 각국 정부 지원 하에 아프리카에 대규모 공단 30여개를 설립하자는 것이다. 이는 기아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자는데 초점이 맞춰져있다. 과거 공급차원 원조에서 수요유발형 개발모델로 바꾸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생활자립형 공단을 건설해 생필품 자족자급 등 현지 경제 상황에 가장 적절한 기술을 전수하자는 것이다. 현지 생산품이 수입제품보다 가격경쟁력을 가진 만큼 주민들의 소득을 증대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번 프로젝트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베이비부머세대와 청년층, 민관이 함께 주체가 되는 구조다. 대기업은 공단 인프라를 구축하고, 중소기업은 생필품 생산과 기술 전수를 책임지는 모델이다. 경력이 많은 베이비부머 은퇴자를 대거 파견해 기술을 가르치고 현지인 중간관리자가 양성될 때까지 대졸청년을 투입해 중간관리자로 공장을 운영하게 하는 방식이다. 국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동반 진출할 경우 3만명 규모의 생필품 공단이 생길수 있다는 설명이다.

영남대학교 새마을 국제학부와 협업해 공단 내 새마을학교도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1960년대 새마을운동 콘텐츠와 결합된 공단사업은 한국의 차별화된 해외진출 모델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백현주 뉴패러다임 미래연구소 사무대표는 “한국은 6.25전쟁 직후 최초로 국제사회 지원을 받았던 국가로 국제사회에 보답할 책무가 있다”면서 “아프리카는 과거 50년동안 선진국 공급차원 원조와 중국 중심의 자원 개발형 투자에도 기아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에는 실패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아를 없애는 길은 원조가 아니라 현지인들이 필요로 하는 기술인데 공장과 제조업이 생기면 경제적인 여력과 교육열도 생긴다”면서 “교육과 산업이 같이 가야만 빈곤의 덫에서 벗어날 수 있게 돼 진정한 자립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프로젝트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UN과 월드뱅크의 공조▷ 한국 정부의 국책사업 승인▷대기업의 주도적 실행 등이 선행돼야한다.

연구소는 에티오피아와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지에 2~3개 생필품 시범공단을 짓는 방안을 정부에 제시했다. 투자규모는 현지정부가 전력을 공급한다는 전제 하에 공단당 2000억~3000억원 규모다. 에티오피아 정부와 UN 측이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권도경 기자/k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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