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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家 후계자 명운 가른 사카린밀수사건
[헤럴드경제] 국내 재계 1위기업 삼성그룹의 후계자를 장남 이맹희 명예회장에서 이건희 회장으로 바꾸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사카린 밀수사건이다.

인공감미료인 사카린은 1879년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연구진에 의해 처음 발명됐다. 설탕보다 더 단맛을 내지만 열량이 없어 획기적인 발명품으로 인식됐다. 미국과 독일을 시작으로 1960∼1970년대 식품첨가물이나 감미료로서 세계적으로 널리 활용됐다. 국내에서도 사카린은 가난했던 1970년대 비싼 설탕을 대신해 널리 사용됐다.

삼성의 창업주인 이병철 회장의 장남 이맹희 명예회장은 사카린 덕분에 삼성의 후계자에 올랐다가 사카린 때문에 물러나야했다.

1966년 5월 24일 삼성 계열사인 한국비료는 부산세관을 통해 사카린 2259포대(약 55t)를 밀수한 후 판매하려다 정부 당국에 적발됐다.

삼성은 이 일로 회사지분 51%를 국가에 헌납하고 당시로선 거금인 2400만원을 벌금으로 물었으며 이병철 당시 회장이 퇴진해야 했다.

이를 계기로 이맹희 명예회장은 1968년 삼성의 모태 기업인 제일제당 대표이사,삼성물산·삼성전자 부사장 등 그룹 주요 직위에 올라 공식 후계자로서 행보를 내디뎠다.

이맹희 회장은 그러나 아버지 이병철 회장으로부터 밀수사건을 청와대에 ‘투서’했다는 의심을 받아 부자 관계도 틀어졌고 그룹 내 지위도 상실한 채 한동안 ‘야인’(野人)으로 떠돌았다. 8남매 중 일곱째이고 아들로선 셋째였던 이건희 회장이 삼성의 후계자로 올랐다.

이후 이맹희 회장은 지방과 외국을 떠돌면서 삼성과 거리를 두고 살았다. 1994년 부인 손복남 안국화재 상무(현 CJ제일제당 경영고문)가 안국화재 지분을 이건희 회장의 제일제당 주식과 맞교환해 제일제당을 삼성에서 분리했으나, 이맹희 명예회장은 경영 일선에 직접 나서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이맹희 명예회장이 2012년 2월 이건희 회장을 상대로 7000억원대 재산 반환 소송을 내 세간의 관심을 샀다. 그러다가 1,2심에서 패소하자 상고를 포기하고 지난해 2월 화해를 시도했으나, 이건희 회장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지면서 형제간 화해도 이루지 못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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