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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VOD가 대세 ...저무는 ‘본방사수’의 시대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TV가 사라졌다. 그러나 다시, TV는 어디에나 있다” 최근 변화하고 있는 영상 콘텐츠의 소비 행태를 단적으로 드러내는 문장이다.

과거 TV는 가족 구성원이 만나고 헤어지는 교차지점이자 소통의 허브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각자의 일상을 끝마친 저녁 시간, 우리는 거실 TV 앞에 삼삼오오 모여앉아 서로 안부를 묻고 새로운 소식과 즐거움을 공유했다. 그래서 우리에게 TV가 없는 거실은, ‘오징어가 없는 오징어 튀김’처럼 상상 불가능한 풍경처럼 받아들여져 왔다.

그러나 세상은 달라졌다. 이제 사람들은 더는 거실 앞 소파에 모여앉아 TV를 보지 않는다. “뉴스를 봐야 한다”는 아버지와 “드라마를 보자”는 어머니가 벌이는 실랑이는 이제는 듣기 어려운 ‘그때 그 시절’의 소리가 됐다. 대신 우리는 각자의 방에서, 버스에서, 지하철에서, 또 카페에서 손에 든 스마트폰으로 TV를 본다. 거실 한가운데를 벗어나 세상 어디에나 TV가 존재하는 이른바 ‘모바일 영상의 시대’다. 

▶‘본방사수’의 시대는 끝났다…이젠 VOD가 대세=우선 모바일 영상이 보편화된 오늘날의 가장 큰 특징은 ‘본방사수’로 대변되던 과거의 영상 콘텐츠 소비 행태가 소비자 위주의 VOD(비디오 온 디멘드) 중심으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실제 KT 경제경영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영상 시청 패러다임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실시간 지상파 TV 이용률은 지난 2013년 55.7%에서 지난해 54.3%로 약 3.4%포인트 줄어든 반면, VOD 이용률은 44.3%에서 45.7%로 3.2%포인트 늘어났다.

특히 영상 서비스의 가장 큰 고객인 10~20대는 실시간 지상파 TV 이용률보다 VOD 이용률이 10% 이상 많았다. 지난해 기준 10대는 63.8%가 VOD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었으며, 20대는 60.5%가 VOD로 영상을 시청하고 있었다. 다음으로는 30대(47.8%), 40대(36.4%), 50대(29.9%) 순이었다.

아울러 VOD 이용률은 ‘무한도전’과 ‘런닝맨’ 등 예능프로그램이 견인했다. 지난해 10월 10일부터 11월 9일까지 프로그램별 VOD 시청 히트수를 집계한 방송통신위원회의 고정형 TV VOD 시청현황에 따르면 상위 20위권 내 이들 예능 프로그램이 65%를 차지했다.
VOD 시청에 따른 한 번에 몰아보기 방식인 ‘빈지 와칭’ 경향도 확연히 드러났다. 프로그램을 2편 이상 몰아보는 것을 선호하는 경향은 10대(59.1%), 20대(58.4%), 30대(49.7%) 순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TV가 꼭 필요한가요? 스마트폰이 있잖아요”=이러한 시청 방식의 변화에 따라 영상을 시청하는 주요 기기 역시 TV에서 스마트폰으로 변화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지난 2013년 61.9%에 달했던 TV를 통한 영상 시청비중은 올해 49.9%로 급락했지만, 스마트폰을 통한 영상시청 비중은 2013년 20.5%에서 올해 24.8%로 4.3%포인트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태믈릿 PC를 통한 영상시청 비중 역시 1%에서 4.5%로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10명 중 3명(29.3%)에 달하는 인구가 TV 대신 모바일 기기를 통해 TV를 보는 셈이다.


이를 다시 연령대별로 나누면 10대와 20대는 각각 58.8%, 53.8%가 모바일 기기(스마트폰, 태블릿PC, 노트북)를 통해 보고 있었고, 30~40대 중장년층 역시 30%대의 높은 모바일 기기 이용률을 보였다. 아울러 이들이 모바일 기기로 영상을 주로 시청하는 시간 역시 ‘침대 등에 누워서 쉬거나 자기 전’(26.6%), ‘잠시 짬날 때나 여가 시간’(24.6%), ‘출ㆍ퇴근 또는 등ㆍ하교 시간’(19.2%) 등으로 다양하게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전 세계 모바일 트래픽에서 영상 콘텐츠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12년 50%에서 2013년 54%, 지난해 55%로 급증했으며, 미국의 모바일 기기 하루 평균 영상이용 시간도 지난 2010년 5%에서 올해 29%로 6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모바일 영상, 지상파의 ‘헤게모니’를 바꾸다=이러한 시청 행태의 변화에 따라 콘텐츠에 대한 선호도도 상당한 변화가 있었다. 20~30대에서 지상파 콘텐츠보다 CJ E&M, tvN, jtbc 등의 케이블 및 종편 채널 선호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난 것. tvN과 jtbc에서 챙겨보는 프로그램이 있다고 답한 20대는 31.2%에 달했으며 30대 역시 30.4%로 30%대를 넘어섰다. 모바일 기기로 영상을 시청할 때 지상파 채널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 연령층에서 50% 이하로 나타났다. 케이블 채널과 종편 채널이 10~30대에서 60%에 가까운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KT 경제경영연구소는 결론으로 영상 프로그램 시청에 있어 능동적으로 시간을 활용할 수 있는 ‘VOD’, 시청과 모바일 기기를 중심으로 한 IPTV, OTT등 ‘다양한 채널’을 통한 영상 신청, 케이블 종편 1인 방송 웹 애니메이션 등 ‘콘텐츠의 다변화’를 키워드로 꼽았다.

yesye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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