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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 ‘원톱’ 멀어진 롯데, ‘비운의 빅브라더’는 대물림되나
-신격호 총괄회장, 5남5녀 장남...남동생 넷 중 신선호 일본 산사스 사장과만 다툼 없어
-신춘호 농심 회장ㆍ 신준호 푸르밀 회장, 법정 다툼 끝 ‘롯데’ 이름 못쓰게

[헤럴드경제=슈퍼리치섹션 성연진ㆍ민상식ㆍ김현일 기자] 롯데가의 경영권 다툼 역사는 19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한국에 진출한 것은 46세인 1967년 ‘롯데제과’를 설립하면서부터다. 그러나 국내 투자는 1950년대 말부터 이뤄졌다. 5남5녀 가운데 장남인 신 총괄회장은 일본에서 벌어들인 막대한 돈을 국내로 송금해 동생들 이름으로 투자했다. 그러나 이 투자금은 후에 여러 동생들과의 재산권 다툼으로 번진다. 남동생 넷 가운데 그와 다툼을 벌이지 않은 이는 신선호 일본 산사스 사장이 유일하다. 이 때문에 신격호 총괄회장은 ‘비운의 빅브라더(맏형)’이란 별명을 얻기도 했다.

우선 바로 아래 동생인 신철호 전 롯데 사장은 1958년 신 총괄회장의 서류를 위조해 롯데를 인수하려다 발각돼 구속됐다. 결국 신철호는 캔디와 비스킷 부문을 따로 떼어내 ‘메론 제과’를 설립했고, 지금은 고인이 됐다.

(왼쪽부터)신춘호 농심 회장,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 신준호 푸르밀 회장

이후엔 3남인 신춘호 농심 회장과 틀어졌다. 신춘호 회장은 1960년대 형 신격호 총괄회장의 만류에도 라면 사업을 시작했다. 1965년엔 아예 롯데공업을 차리며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으나, 형으로부터 ‘롯데’ 상호를 쓰지 말라는 말을 듣게 됐다. 결국 롯데를 떼어내고 ‘농심’으로 개명하면서 형과 등지게 됐다.

‘롯데’란 이름을 쓰지 못하도록 한 동생은 신춘호 회장만이 아니었다. 막대 남동생 신준호 푸르밀 회장도 형과 갈등 끝에 ‘롯데’ 명을 쓰지 못하게 됐다. 신준호 푸르밀 회장은 1967년 국내 롯데제과 설립 당시부터 일본에 있는 맏형을 대신해 롯데칠성 등 주요 계열사의 대표를 맡으며 그룹을 진두지휘했다. 신격호 총괄회장과 사이가 틀어진 것은 1996년 부동산 실명제가 도입되면서 부터다. 서울 양평동 롯데제과 부지의 소유권을 둘러싸고 법정 소송을 치르면서, 그는 그룹에서 물러나 2007년 롯데그룹에서 분할된 롯데우유 회장으로 취임했다. 그러나 신 총괄회장은 ‘롯데’ 브랜드 사용을 금지토록 요청했고 2009년 사명을 푸르밀로 바꿨다.

맏형과 막내는 부산 소주 시장을 두고도 다퉜다. 신준호 회장은 2004년 도산한 대선주조를 600억원 인수했다. 대선 주조는 지역 소주 80% 장악한 곳이다. 그런데 롯데가 두산 주류를 인수하면서 부산 지역 시장을 공략하자 재계에선 “동생을 죽이려한다”는 뒷말이 나오기도 했다.

때문에 이번 롯데가의 경영권 다툼이 ‘원톱’으로 모아지지 않고 쪼개질 경우, 한 쪽은 ‘롯데’ 브랜드명을 쓰지 못하게 될 것이란 관측이다. 신 총괄회장이 동생들과 분쟁을 겪을 경우 자신이 직접 지은 브랜드명 ‘롯데’ 를 사용하지 못하게 한 것처럼, 롯데 이름을 단 ‘두 회장님’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다.

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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