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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돈 앞에 피도 없다” 대를 이은 재벌가 분쟁
[헤럴드경제=권도경 기자] 국내 재계 순위 5위인 롯데그룹에서 경영권 승계 문제를 놓고 형제의 난이 벌어지고 있다. 국내 유수의 재벌가에선 과거 한 두차례씩 혈족간 경영권 다툼이 벌어진 바 있다.삼성그룹을 비롯해 현대차, 현대중공업, 한진, 한화, 두산, CJ, 대림, 현대, 코오롱, 한진중공업, 한라, 태광, 대성 등 국내 굴지의 그룹들도 예외가 아니다. 국내 재벌의 경영권 승계 과정은 사실상 분쟁으로 얼룩졌단 얘기다.

▶롯데, 금호 등 2대째 경영권 분쟁= 신동주ㆍ신동빈 형제가 경영권을 놓고 충돌하면서 롯데그룹은 2대째 형제간 갈등을 겪고 있다.

이들 형제 부친인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도 동생 신춘호 농심그룹 회장과 불편한 관계를 이어왔다. 신 총괄회장은 신춘호 회장과 라면 사업을 놓고 충돌한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는 신격호 회장의 만류에도 신춘호 회장이 라면사업에 뛰어들면서 두 사람 사이에 앙금이 생긴 것으로 알려졌다. 신춘호 회장은 1965년 롯데공업에서 라면사업을 시작한 이후 사명을 농심으로 바꿨다. 지난 2010년에는 롯데마트가 롯데라면을 판매하면서 롯데와 농심 회장 형제간 ‘라면 전쟁’으로 비치기도 했다.

금호아시아나와 효성그룹 등도 대를 이어 혈족 간에 분쟁이 벌어졌다. 금호가는 그룹 창업주인 고 박인천 회장의 셋째 아들인 박삼구 회장, 넷째 아들인 박찬구 회장의 갈등으로 2010년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금호석유화학으로 쪼개진 이후 현재까지 검찰과 법원 문턱을 오가며 충돌이 계속되고 있다. 앞서 금호그룹 창업주인 고 박인천 회장도 금호타이어의 전신인 삼양타이어를 둘러싸고 동생과 갈등을 빚었다.

2006년과 2008년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을 차례로 인수해 재계 8위까지 올랐던 금호그룹은 세계 금융위기로 유동성 위기가 닥치자 재무구조 개선과 대우건설 재매각을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석유화학부문을 맡았던 박찬구 회장이 금호석유화학만이라도 살리겠다며 분리 경영을 추진했고 당시 총수였던 박삼구 회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이른바 ‘형제의 난’이 발생했다.

이후 양측은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는 물론 상표권 맞소송 등에서도 서로 첨예하게 부딪혔다.
두 회장은 지난 1월 대한상공회의소가 개최한 경제계 신년인사회에 참석했지만 서로 얼굴을 마주하지 않았고 지난 5월 박인천 창업주의 장남 박성용 회장 10주기 추모행사도 각자 가졌다.

금호가는 최근 서울고법이 박삼구 회장의 금호산업과 박찬구 회장이 이끄는 금호석유화학을 같은 그룹으로 볼 수 없다는 판결을 내려 각각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금호석유화학그룹으로 분리될 전망이다.

그동안 공정위는 두 형제가 소유한 회사 26개를 금호아시아나라는 하나의 그룹으로 묶었고 양측은 공시를 같이하는 등 불편을 겪어왔다.


▶효성그룹 형제갈등 진행형= 효성그룹도 조석래 회장의 아들간 분쟁이 불거져 잡음이 계속되고있다. 조 회장의 둘째 아들인 조현문 전 부사장은 큰 형인 조현준 사장, 동생인 조현상 부사장 등과 경영에 참여해오다 지난해 1월 돌연 자신과 아들 명의의 회사 주식을 전부 매도해 효성과의 지분관계를 정리했다.

이후 조 전 부사장은 형인 조 사장을 포함해 그룹 계열사 전·현직 임원 등 9명을 배임·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면서 가족과 완전히 등을 돌렸다.

조 전 부사장은 고발장에서 노틸러스효성 등 3개 계열사 지분을 가진 조 사장과해당 계열사 대표들이 수익과 무관한 거래에 투자하거나 고가로 주식을 사들이는 방식 등으로 회사에 최소 수백억원의 손실을 입혔다고 주장했다. 당초 서울중앙지검 조사부에 배당됐던 사건은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에 재배당돼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다.

효성그룹은 회사 경영에 전반적으로 참여했던 조 전 부사장이 퇴직한 뒤 몸담고있던 회사를 상대로 잇따라 소송을 제기하거나 고발하는데 대해 ‘불순한 의도’가 있다며 불편한 심정을 감추지 않고 있다.

삼성과 현대도 경영권이나 지분 상속 등을 놓고 형제 간 갈등이 노출된 바 있다.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은 동생인 이건희 회장을 상대로 지난 2012년 유산 소송을 제기했으나 항소심에서 패하자 상고를 포기해 갈등이 일단락됐다.

현대그룹은 2000년 ‘왕자의 난’을 겪으며 현대·기아차그룹과 현대그룹, 현대중공업그룹 등으로 분리됐다. 두산그룹은 2005년 박용오 전 명예회장이 동생인 박용성회장과 박용만 부회장을 비자금 조성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면서 ‘형제의 난’을 겪기도 했다.

/ k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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