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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표] 신황화론(新黃禍論)
황색인종을 견제하는 이른바 ‘황화론(黃禍論, 독일어: Gelbe Gefahr, 영어: Yellow Peril, Yellow Terror)’은 잊을 만하면 다시 고개를 든다. 한국, 일본, 중국 등이 잘 나갈 때다. 미국과 유럽은 “아시아가 몰려온다”며 호들갑이었다.

독일황제 빌헬름 2세가 황화론의 원조다. 1895년 청일전쟁 당시 “황인종이 앞으로 유럽에 큰 위협이 될 것”이라며 경계했다. 목소리가 커지던 일본을 견제하려는 목적이 강했다.

1980년대 일본 기업들은 승승장구했다. 미국 기업을 인수하는 사례도 속출했다. 미국 언론이 ‘제2의 진주만 공습’이라고 표현했을 정도다. 이 때도 황화론이 들끓었다. 하지만 일본은 곧 추락했다. 주식과 부동산에 몰린 돈은 거품붕괴와 함께 사라졌다. 이후 ‘잃어버린 20년’이 찾아왔다.

2000년대 들어 삼성전자, 현대차 등 한국기업들이 잘 나갔다. 역시 황화론을 피해 가지 못했다. 하지만 반짝 유행하고, 흘러가는 노래였다. 소소한 부침 속에 지금도 선방중이지만, 이제 황화론을 거론할 정도까지는 아니다.

그 사이 황화론의 화살은 중국으로 향했다. 미국과 더불어 ‘G2’(Group of Two)로 자리잡았고, ‘G1’ 등극은 시기의 문제일 뿐, 기정사실로 굳어지면서다.



지난주 일본 니케이가 127년 역사의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를 인수한다고 해 화제였다. ‘미국의 흰색 신문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영국의 오렌지색 신문 FT’라는 세계 경제신문의 오래된 양대 구도에 영국 대신 일본이 이름을 올리게 됐다. 미디어 공습이다. 의미가 적지 않다. ‘영국의 목소리’가 ‘일본의 목소리’로 바뀌는 큰 변화다. 이번 M&A야말로 황화론이라 부를 만한 사건이다.

김필수 라이프스타일섹션 에디터/pils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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