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김홍국 하림 회장 “팬오션으로 미래 곡물사업하겠다”
[헤럴드경제=윤재섭 기자]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은 25일 “지난달 인수한 해운회사 팬오션에 곡물사업부를 둬서 미래산업인 곡물사업을 본격화하겠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이날 강원도 평창에서 열린 전경련 CEO 하계포럼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나라 곡물 자급률은 23%로 해외 의존도가 높다. 이 때문에 곡물사업은 큰 해운이 없으면 불가능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하림그룹이 쓰는 곡물을 시작으로 해서 점진적으로 국내의 곡물 수요자들에게 공급하고, 더 나아가서는 동북아시아에 공급하는 쪽으로 확대하면 시너지효과가 굉장히 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또 해운업의 불황으로 팬오션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에 대해 ‘승자의 저주’는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다른 해운회사들은 호황일 때 비싼 값에 배를 많이 빌려왔는데, 그 선박을 다 가지 있어서 부담이 되고 있다”며 “하지만 팬오션은 법정관리를 받으면서 비싸게 빌린 배를 다 정리했다”고 부연 설명했다.

하림그룹은 지난달 법정관리를 받던 팬오션을 1조79억5000만원에 인수했다. 이에 따라 자산 총액이 5조원을 넘어서게 돼 내년 4월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하는 대기업 집단에 편입된다.

다음은 김홍국 회장의 일문일답.

-기업가 정신을 정의한다면.

△ 제가 생각하는 기업가 정신은 보이지 않는 미래를 보는 것이다. 그러려면 긍정적이어야 한다. 도전과 모험이 필요하다. 투자하고 결론을 봐야 잘했는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을 뒷받침하는 것은 DNA가 맞아야 한다는 것이다. 자신의 적성과 맞아야 한다는 의미다.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기업을 한다고 하면 정부에서 지원을 받아도 100% 망한다. 기업가 정신이 잘 발휘되도록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차별규제가 심하다. 이렇게 규제가 많은 나라에서는 모험을 하지 않는다.

- 최근 인수한 팬오션의 운영 계획은.

△ 제가 팬오션을 인수한 것은 10여년 전부터 곡물사업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곡물은 기초소재다. 우리나라의 곡물 자급률은 23%로 세계에서 가장 낮다. 식량안보와도 직결돼 있다. 곡물은 앞으로의 미래이지만, 한국에서는 사각지대라고 생각한다. 세계 시장에서 곡물 값은 큰 변동이 없다. 반면에 해운은 원가절감을 많이 할 수 있다. 해운이 곡물의 경쟁력이다. 큰 해운이 없으면 곡물사업은 불가능하다. 팬오션은 좋은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 팬오션 안에 곡물사업부를 둬서 하림그룹이 쓰는 곡물을 시작으로 해서 점진적으로 국내의 곡물 수요자들에게 공급하고, 더 나아가서는 동북아시아에 공급하는 쪽으로 확대하면 시너지 효과가 굉장히 날 것이다. 해운 사업의 경우에는 호황일 때 다른 해운회사들이 비싼 값에 배를 많이 빌려왔는데, 지금 그 선박을 다 가지고 있어서 부담이 되고 있다. 하지만 팬오션은 법정관리를 받으면서 비싸게 빌린 배를 다 정리했다. 일부 사람들이 팬오션 인수를 ‘승자의 저주’라고 하는데 그렇지 않을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다 알게 될 것이다.

- 후배 기업인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 저는 기업을 하면서 윤리경영을 하고 있다. 첫 번째로 법질서, 두 번째로 기업 경영을 잘해서 이익을 내는 것이다. 세 번째는 나눔이다. 기업이 성장하는데 윤리경영을 하는 것이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

하나 더 덧붙이자면 정부의 지원에 기대지 말라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적성에 맞는 일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적성에 맞는 것을 하면 창의성도 있고, 인내심도 생긴다. 그래야 경쟁력이 생기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중소기업 지원율이 세계 1위인데, 잘 안 된다. 정부 지원을 많이 받으니까 잘 돼야 하는데 잘 안 된다. 어떤 농공단지에 입주한 기업들의 부도율은 100%다. 적성이나 철학이 없기 때문이다. 비즈니스의 속성은 냉정한 것이다. 형제간에도 한두번은 사줄 수 있지만, 지속적으로는 불가능하다.

- 요즘도 통일 관련 사업을 하는지.

△ 북한은 식량이 많이 부족하다. 우리가 10년 후에 고기 100만t 중 50만t만 북한에서 사다 먹는다면 북한의 식량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북한이 협동농장에 축사를 짓고, 곡물을 생산하고, 축산업을 하면 비료가 생기고 돈도 벌게 된다. 한국의 경우에는 해외에서 수입하는 고기를 북한에서 사다 먹는 것뿐이다. 이런사업 구상을 1992년부터 시작했는데, 북한이 핵을 만드는 바람에 끝나게 됐다. 정부에서 법적으로 풀어줘야 되는 것이다. 지금 중단된 상태이긴 하지만, 언젠가는 통일이 되지 않겠는가. 기회가 되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i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