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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사람 - 스타벅스 ‘망고바나나 개발’염은미 음료개발파트장> “한류 품은‘스타벅스음료’개발이 꿈”
스타벅스에서 처음 생과일이 들어간 음료는 2013년 출시된 ‘망고 바나나 블렌디드 주스’(이하 망고 바나나)다. 계산할 때 바나나를 고르면, 망고와 바나나를 섞어서 만드는 음료로 아침식사 대용으로 찾는 이들이 많았다. 그해 연 매출 45억원을 달성했고, 2014년에는 6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망고 바나나’를 만든 주인공은 스타벅스 카테고리팀 음료개발파트의 염은미(39) 파트장이다. 그는 서울대학교 식품영양학과를 졸업하고 식품미생물학 석사 과정을 마쳤다. 졸업 후 한 음료회사에서 10년 간 음료개발을 하다가 2012년 2월 스타벅스커피 코리아로 자리를 옮겼다.

“식품을 전공하면서 음료에 관심이 많았어요. 다양하게 해보고 싶었지만 브랜드가 적거나 매장 수가 적으면 신규 원재료를 구현하기가 힘듭니다. 스타벅스는 음료 비중이 70% 이상인데다 매장 수가 많아 다양한 음료를 만들 기회가 있는 곳이죠.”

염 파트장은 스타벅스가 현지화된 로컬푸드를 만들기 위해 영입한 인물이다. 그는 처음엔 카테고리팀에서 혼자 음료 개발을 연구했다. 이듬해 다양한 음료를 실험할 수 있는 R&D센터가 생겼고, 음료개발파트가 생겨 팀원이 3명으로 늘었다.

“스타벅스에는 커피와 티, 초콜릿 음료가 많았고 과일블렌팅 음료가 별로 없었어요. 아침에 커피를 안마시는 수요와 생과일 음료를 먹고자 하는 소비자를 겨냥해 나온 것이 ‘망고 바나나’였죠.”

스타벅스로 옮기면서 염 파트장은 입사 첫해 ‘망고 바나나’를 비롯해 총 3가지의 생과일 음료를 만들었고 이듬해 20개, 지난해 33개를 출시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제품으로는 ‘체리 블라썸’과 ‘마론 마끼아또’, ‘호지티 라떼’ 등이란다.

“국내산 벚꽃을 갈아 넣은 체리 블라썸은 지난해 2월 론칭했을 때 ‘화장품 같다’는 혹평을 받았어요. 절망적이었죠. 이듬해 한번 더 개선해보자고 마음 먹고 ‘강하고 인공적인 향과 너무 달다’는 점을 개선해 기사 회생했어요.”

‘체리블라썸 라떼/프라푸치노’는 2014년 3주간 매출 31억원을 기록, 기간별 최고 매출을 자랑한다. 프랑스어로 밤을 뜻하는 마론(marron)이란 이름의 ‘마론 마끼아또’는 2013년 두달 간 매출이 30억원에 달한다. ‘강하게 볶다’(호지)라는 뜻의 일본어에서 유래한 ‘호지티 라떼’는 유기농 녹차를 볶아 비리고 떫은 맛을 없애고 미숫가루처럼 고소한 맛을 낸 웰빙 음료다.

그가 입사 후 새로 개발한 시럽과 소스, 파우더 등 원재료만 40건에 달한다. 대표적인 게 올해 내놓은 스타벅스 전용 우유와 전용 두유 휘핑크림이다. 소들이 여름에는 풀을 먹고 겨울에는 사료를 먹어 계절별로 우유의 유지방 함량이 차이가 나자 스타벅스 음료 맛을 가장 좋게 하는 비율을 연구한 끝에 ‘유지방 함량 3.3%’라는 것을 알게 된 것.

음료개발자라는 직업의 어려움은 뭐가 있을까. “하루 평균 2~3잔, 많을 때는 30~40잔의 음료를 마셔요. 해외에 시장조사를 가면 하루 종일 100잔 가까지 마신 적도 있어요. 너무 질려서 주말에는 거의 안 마십니다.”

염 파트장의 꿈은 문경 오미자, 광양 매실 같은 한국 특산물을 활용해 스타벅스 만의 톡특함이 묻어난 음료를 개발하는 것이다. 그가 오늘도 국내의 품질좋은 특산물과 우수한 협력업체를 찾는 노력을 하고 있는 이유다.
 
장연주 기자/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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