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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례ㆍ사회자ㆍ하객’ 패키지 상품을 아시나요
[헤럴드 경제=서지혜 기자]“주례+축가+사회 패키지는 22만원, 셋 중 두 가지만 하면 15만원 선입니다, 하객은 2만원이고 식사는 안하시고요”

11월 결혼을 준비 중인 박모(31) 씨는 최근 결혼 관련 업체로부터 오는 각종 스팸메일과 쪽지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 달 결혼정보 커뮤니티에 “주례 선생님을 못 구했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며 고민 글을 올려 놓은 게 화근이었다. 

박씨는 “한 업체는 10만 원 안쪽으로 해주겠다며 거래를 제안하기도 했다”며 “주례는 두 사람의 결혼식에 좋은 말을 해 주시는 분이라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돈을 주고 자리를 채우는 사람인 것 같다”며 씁쓸해 했다.

최근 주례와 축가 뿐 아니라 사회나 하객까지 돈을 주고 사는 ‘주ㆍ축ㆍ사(주례, 축가, 사회)’ 패키지가 결혼식의 새로운 등골브레이커로 자리잡고 있다. 
최근 주례와 축가 뿐 아니라 사회나 하객까지 돈을 주고 사는 ‘주ㆍ축ㆍ사(주례, 축가, 사회)’ 패키지가 결혼식의 새로운 등골브레이커로 자리잡고 있다. 사진은 한 웨딩전시회 모습. [헤럴드경제DB사진]

결혼정보업체의 도움을 받지 않고 비용을 절약하는 ‘셀프 결혼식’이유행하면서 ‘스ㆍ드ㆍ메(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 패키지를 하지 않는 예비부부가 늘어나는 가운데 주축사 패키지가 새로운 결혼식 풍속이 될 지 주목된다.

주축사패키지는 최근 예비부부들은 대학 교수 등 지인에게 주례를 부탁하러 다니는 절차를 생략하고자 전문업체에 대행을 맡기는 일이 많아지면서 등장했다.

실제로 예비부부들이 결혼을 준비하면서 가장 난감한 부분 중 하나는 주례를 구하는 일이다. 

최근 대부분의 20대~30대들은 대학 교수와의 관계가 긴밀하지 않은 데다, 주례 자체를 중요하지 않은 형식 중 일부로 보는 경향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 해 대행업체에 주례를 섭외해 결혼한 한 여성은 “아는 분께 주례를 맡기면 여러 번 부탁을 드려야 하고, 예식 후 답례 선물을 주는 등 오히려 돈이 많이 든다”며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주례사에 돈과 노력을 들이는 게 아깝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주례에 대한 예비부부의 인식이 바뀌면서 대행업체에서는 주례의 단가를 낮추고 외국어실력이나 ‘00호텔 주례 경험있음’ 등 스펙까지 전면에 내세워 자사의 주례를 홍보하고 있다.

실제로 직접 포털사이트의 한 결혼정보 커뮤니티에 ‘주례를 구한다’는 내용의 글을 게시하면 수많은 업체들이 견적표를 만들어 메일을 보낸다. 

대개 금액은 5만 원~20만 원 선으로 업체들은 ‘일본어, 영어 가능’ ‘퇴직 공무원’ 등 주례대행자의 스펙을 경쟁적으로 홍보하는 상황이다. 

“프로필과 그동안 일했던샘플 영상 등을 보내준다”며 “후불제로 진행하고 있으며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돈을 받지 않겠다”는 파격 제안을 하는 업체도 있었다.

한 대형 결혼전문업체 관계자는 “요즘 결혼준비를 하는 상당수의 젊은 예비부부들은 사회를 봐 줄 친구나 주례를 해 줄 지인을 찾는 걸 어려워하고, 일부는 하객 수를 채우지 못해 노심초사하기도 한다”며 “젊은 사람들은 결혼식 자체를 허례허식으로 느껴 가능하면 절차를 간소화하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고 모든 걸 대행업체에 맡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gyelov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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