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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황 누리는 정유사들 미래는 ‘안갯속’
SK이노베이션 9879억 영업익 불구…복합정제마진은 하락 기조 뚜렷


SK이노베이션이 올 2분기 9879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1조3562억원을 기록했던 2011년 1분기를 제외하면 분기별 사상 최대 실적이다. 유가 100불 시대에 버금가는 대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정유사들의 표정은 썩 밝지 못하다. 정유사들의 수익지표인 정제마진이 7월 들어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올 하반기 실적전망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23일 SK이노베이션은 2분기 연결기준 매출 12조9983억원, 영업이익 987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중 영업이익은 전분기의 약 3배(207.6%)가 늘었다. 매출액은 전분기보다 9528억원(7.9%) 증가했다.

앞서 에쓰오일도 2분기 613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흑자전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54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던 회사다.

정유사들의 이러한 호황은 휘발유 등 석유제품의 수요증가와 공급저하가 맞물려 일어났다. 저유가에 따라 미국 중대형 차량 구매수요가 늘어나고, 중국 자동차 판매도 올해 8% 성장할 전망이다. 유럽 경기가 살아나면서 독일 등지에서도 뚜렷한 수요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한편으론 미국 정유사 파업, 대만 정유공장 가동차질, 인도네시아 신규설비 완공 지연으로 공급은 현저히 줄어들었다. 국제유가도 완만한 상승세를 보여 재고평가 손실도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올 하반기까지 이러한 호실적이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당장 국내 정유사들의 수익성 지표인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이 하락을 거듭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상반기는 석유ㆍ화학사업 시황이 동시에 개선돼 호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지만, 최근 정제마진이 급격히 하락하는 등 시황악화 기조가 뚜렷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올 들어 배럴당 7~9달러대의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다. 올해 3월에는 배럴당 9.3달러까지 치솟았다. 원유를 수입해 정제과정을 거쳐 휘발유, 등유 등 최종 석유제품을 파는 정유사들은 이 정제마진에 따라 전체 수익이 좌우된다.

그러나 이달 들어 글로벌 정유사들의 가동률 증가, 이란 핵협상 타결로 인한 유가인하 기대심리에 따라 정제마진이 5.8달러까지 고꾸라졌다. 정유사들의 손익분기점으로 여겨지는 5달러선을 겨우 웃도는 수준이다. SK이노베이션은 정제마진이 5~6달러대였던 지난해 2분기 50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 하반기에는 사우디아라비아와 UAE, 인도 신규설비가 가동에 들어가 전체 공급량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지 않는 한 정제마진이 악화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달석 에너지경제연구원 박사는 “상반기에는 국제유가가 상승하고 미국 정유사 파업 등으로 정제마진이 높았다. 그러나 하반기에는 국제유가가 안정 또는 하락세를 보일 전망이고, 석유제품 공급도 증가 추세에 있어 마진이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유사 관계자는 “올 상반기부터 이어온 수익구조와 사업구조 혁신을 지속해 장기적 생존 기반 확보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윤희 기자/wor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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