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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장신공] 劃을 긋지 말라(2)
지난주에 ‘영업부장이 제품에 대한 클레임을 꼭 오너 앞에서 터트려서 자신의 입장을 곤란하게 만든다’는 한 R&D 부장의 사연을 다루었다. 임원이나 톱의 자리로 나아가려면 자기 분야에만 머물지 말고 회사 업무 전체를 바라보는 관점을 지니라고 설명했는데 너무 거창하게만 이야기한 것 같아서 조금 세부적인 내용을 보충하려 한다.

영업부장이 ‘우리 제품에 하자가 있다’는 보고를 꼭 오너 앞에서 터트리는 이유는 영업실적과 관계가 깊다. 미루어 짐작컨대 그런 일은 매월 초 간부회의 석상에서 일어나고 있을 확률이 높은데, 그 이유는 전월 영업 실적이 저조할 때 그 책임을 영업부장 혼자 지지 않고 ‘이렇게 제품에 문제가 있어서 영업이 힘듭니다’라는 제스처를 취함으로써 영업부진의 책임을 R&D 부서에도 나눠 지우려 하는 것이다. 물론 전월 영업실적이 좋을 때도 이런 일은 일어난다. 왜 그럴까? 이번에는 반대로 돋보이려 하는 것이다. 즉, ‘이렇게 제품에 하자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좋은 영업 실적을 냈습니다’를 강조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영업부장은 R&D 부장의 약점을 얄미울 정도로 꿰뚫고 있다. 즉 업무 분야가 달라서 영업부장과 라이벌이 아니라고 하는 R&D부장의 평소 생각이 ‘스스로 획을 긋고 있는 자책골’임을 너무나 정확히 알고 있기 때문에 그 점을 오너 앞에서 자꾸 부각시키는 것이다.

필자의 현역 시절을 돌이켜봐도 실제 R&D 인력들이 ‘만드는 것은 우리 일이고, 파는 것은 영업의 일이다’라고 보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틀린 생각이다. 영업의 현장, 즉 시장과 고객을 보면서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R&D 부장과 영업부장은 정말 원활한 소통이 이루어져야 한다.

R&D 담당이여!! 만드는 사람과 파는 사람은 동전의 양면이다. 고로 ‘나는 만들기만 하는 사람’이라고 획을 긋지 말고, ‘나는 팔리는 물건을 만드는 사람’이라고 외연을 확장시켜라!

김용전 (작가 겸 커리어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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