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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별기고 - 강용] 혹시 양파 값은 원래 얼마인지 아시나요?
금양파, 금배추... 최근 언론을 통해 농산물 가격이 전년대비 몇 배나 올랐다는 자극적인 기사를 어렵지 않게 접하고 있다. 그런데 양파 값은, 배추 값은 원래 얼마인가? 언제보다 얼마나 오르면 오른 것이고 폭등한 것이 되는가?

그 기준은 무엇일까?

작년 양파 가격은 유례없는 기상호조와 작황호조로 사상 최저 가격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심각한 가뭄과 고온으로 인한 생육부진으로 수확량이 전년대비 약 25% 정도 줄었으며, 산지 가격은 작년에 비해 약 2배 정도 올랐다. 전년 대비 100% 상승으로 소비자들이 자극을 느낄 수 있는 수치이며, 치명적인 불안감을 느끼기에 충분한 숫자이다. 배추 역시 가뭄으로 생산량이 감소되었다고 하니 사정은 마찬가지 일 것이다. 소비자는 전년대비인지 평년대비인지는 귀에 들어오지 않고 오로지 몇 배, 몇 백% 상승만 보일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는 최근 5년간의 가격 중 최고ㆍ최저치를 제외한 3개년의 평균값인 ‘평년가격’을 기준으로 가격의 등락을 비교하고 있다. 작년에 평년대비 50% 가격이 하락한 품목이 올해 평년 가격을 회복한다면, 전년대비 100% 상승한 것이 된다. 기준 자체의 변동성이 자칫 농산물 가격의 정상화를 농산물 가격의 폭등으로 둔갑시킬 수 있는 것이다.

방송이나 언론에서 ‘전년대비’가격을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것은 자극적인 통계치의 전달은 될 수 있으나, 농산물 가격수준에 대한 정확한 정보의 전달은 되지 않을 수 있으며, 생산자에게는 상대적 박탈감을, 소비자에게는 불필요한 불안감을 조장할 수 있다. 품질, 시기, 판매형태 등에 따라 차이가 매우 심한 농산물 가격의 특성을 고려한다면, 최소한 농산물의 가격 등락의 기준시점은 통일하여 그에 대한 평가를 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생산비를 고려한 품목별 적정 가격 수준을 국민들에게 알리는 노력도 필요하다. 올해는 심각한 가뭄으로 고랭지 배추 농가들은 예년에 비해 많은 비용을 들여 배추를 생산하고 있다. 강릉 안반덕과 같은 고지대에서 배추를 재배하는 농가들은 급수차를 동원해 물을 퍼다 나르며 배추를 정식해야 했다. 물차 임대료와 관수장비 비용을 고려하면 포기당 1000원 가량 생산비가 더 든 셈이라고 한다. 이러한 사정을 소비자에게 알리고 적정한 가격 수준에 대한 이해를 구해야 한다.

우리나라 배추 연간 소비량은 1인당 평균 55kg(15포기)이다. 평균적인 소매가격으로 보면 4만5000원 정도이다. 양파의 경우는 1인당 약 30kg 수준으로 연간 5만원 정도를 지출하는 수준이다. 가격이 최대한 상승한다고 해도 10만원 정도일 것이다. 연간 비용이 적게는 커피 몇 잔 많아도 한두 달 통신료보다 낮은데, ‘파동’ 또는 ‘장보기가 무서울 정도’라고 표현 할 정도로 농산물 가격이 우리 생활 속에서 큰 위협이 되는 것인지도 냉정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농산물 가격등락에 대한 정확한 정보제공과 적정한 농산물 가격에 대한 공감과 합의를 통해 농업인과 소비자가 상생하는 길을 찾아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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