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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주들에게 큰 빚…뉴삼성물산 1대주주 이재용의 과제는
경영권 승계작업 일단 큰 산은 넘어…삼성전자 지분 추가 확보-주총정책 이행 등 갈 길 아직 멀어
50여일간 피말리는 싸움의 승자는 삼성이었다. 지난 17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안이 주주총회를 69.5% 찬성률로 통과했다.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이하 엘리엇)의 공격은 집요했지만 삼성이 필사적으로 막아선 결과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9월 1일 한 회사가 된다. ‘이재용의 삼성’도 큰 뼈대가 만들어진 셈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경영권 승계작업에서 큰 산을 넘었다. 두 회사 합병은 경영권 승계를 위해 반드시 거쳐야될 관문이었다. 이번 합병으로 복잡하기 그지없던 지배구조는 단순화됐다. 합병회사는 삼성그룹의 양대축인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을 거느리는 지주회사로 거듭난다.

이를 통해 이 부회장은 지배구조 정점에 섰다. 이 부회장은 합병회사 최대 주주(16.5%)가 되면서 그룹 전반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했다.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4.06%도 확보하는 효과도 얻었다. 제일모직의 삼성생명 지분(19.3%)과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7.55%)을 고려하면 그룹 핵심축인 전자와 금융을 직간접적으로 거머쥐게됐다. 

한숨 돌린 이 부회장에겐 아직 풀어야할 숙제가 산더미다. 우선 지배구조재편작업의 다음 수순이 주목받고 있다. 승계를 위해서는 삼성전자 지분을 추가 확보하는 것이 절실하다. 헤지펀드의 반복되는 공격을 피하기 위해서도 필수적이다. 재계에서는 삼성전자와 삼성SDS 합병설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는 삼성SDS가 지난해 상장될 때부터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란 이유로 흘러나왔다. 현행법에 따르면 두 회사는 규모 차이가 커서 주총이 아닌 이사회 승인만으로 합병이 가능하다. 이 경우 이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2% 포인트 이상 높아진다. 일부에서는 이 부회장이 보유한 삼성SDS 주식을 삼성전자에 현물출자하거나 삼성전자가 사는 방안도 거론된다. 재계는 엘리엇에 당한 학습효과로 인해 삼성이 서둘지는 않겠지만 재편작업을 멈출수는 없다고 보고 있다.

주총을 앞두고 서둘러 내놓은 정책들을 이행하는 것도 과제다. 삼성은 헤지펀드 한곳의 공격을 받으면서 수많은 주주들에게 도움을 청했다. 이에 부응해 통합기업의 미래가치 실현과 주주가치 제고라는 결과물을 내놓아야한다. 삼성이 이를 제대로 실천하지못해 시장 신뢰를 저버린다면 주주들의 강력한 반발에 맞서게 된다. 실제로 삼성그룹은 국민에 빚을 졌다는 인식아래 지배구조와 주주친화정책을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춘다는 방침이다. 삼성의 갈 길은 여전히 멀다. 

권도경기자/ k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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