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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포]“처음으로 집장만했어요”…배곧신도시 첫 입주하는 날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지난 15일 오후 2시께, 수인선 월곶역에서 출발한 63번 버스는 서해안로를 달려 10여분만에 배곶신도시에 도착했다. 버스 창 넘어로 공사가 한창인 덤프트럭과 크레인들이 보인다. 버스가 배곧신도시 초입으로 들어서자 곳곳에 입주 축하를 알리는 현수막이 나부꼈다.

2018년까지 5만 여명이 살게될 배곧신도시 첫 입주가 이날 시작됐다.

첫 스타트는 2012년 분양을 시작한 호반베르디움이 끊었다. 배곧신도시는 이날 호반베르디움(1414가구)과 25일 SK뷰(1442가구)를 시작으로, 2018년 2월까지 1만5219가구 인구 5만여명이 사는 미니신도시로 거듭난다. 
오는 2018년까지 5만 여명이 살게될 배곧신도시 첫 입주가 지난 15일 시작됐다.

함영진 부동산114리서치 센터장은 “수도권 서남부 쪽에 오랫동안 새 아파트가 없었다”며 “안산이나 평택, 인천 등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30~40대들에게는 맞춤 아파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함 센터장은 “특히 인천 쪽 전세가격 상승이 가팔랐는데, 입주자 중에는 비싼 전세가격을 이기지 못하고 매매로 돌아선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기자가 찾은 이날은 30여가구의 입주가 예정돼 있었다. 곳곳에 스카이 차량과 이삿짐센터, 가구회사 차량 등이 눈에 띄었다. 2시30분께엔 이미 10여가구의 입주가 완료된 상태였다.

호반베르디움 803동 앞에서 만난 A(58ㆍ여) 씨 부부는 이삿짐센터 직원들과 함께 열쇠를 받으러간 딸 부부를 기다리고 있었다. A 씨의 딸 부부는 803동 전용 65㎡로 이날 이사를 준비중이었다.

A 씨는 “결혼한지 2년된 아이들이 평택에서 전세로 살았다”며 “전세금이 부담돼 대출을 받고 집을 사기로 결정을 했다. 잘살기를 바랄 뿐”이라고 했다. 조금 지나니 입주센터에서 나눠준 기념선물을 양손에 가득 들고 낑낑대며 걸어 오는 A 씨의 딸이 눈에 들어온다. 30도가 넘어가는 날씨로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혔지만 아파트로 다가설 때마다 표정은 밝아진다.

A 씨의 딸 B(32) 씨는 바쁘다는 이유로 인터뷰를 거절했지만, “첫 내집이라 기분이 너무 좋다”는 말을 던지며 서둘러 어머니와 함께 아파트로 향한다.

특히 810동 앞은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지하1층에 있는 입주지원센터를 찾은 입주자와 입주예정자들 때문이었다. 입주지원센터 앞에는 인터넷 가입을 권유하는 통신사들 현수막이 펼쳐져 몰려든 입주민들의 더위를 식혀줬다. 이날 입주지원센터는 첫 입주 뿐 아니라, 입주예정자에게 ‘아파트 열쇠’를 나눠주는 날이었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아파트 열쇠를 받아간 사람은 300여명 정도 된다고 했다.

지하로 내려가자 휴대폰이 터지지 않거나 아직 상가가 한 곳도 입점하지 않은 등 기반시설이 완전히 구비되지 않은 상태였고, 아직 배곧초등ㆍ중학교는 공사중이며 도로역시 포장이 덜 돼 있었지만 사람들의 표정은 밝았다. 
곳곳에 입주를 축하한다는 현수막이 걸려 있고, 이삿짐센터 차량이 눈에 들어온다.

시흥시에 따르면 호반베르디움 1차 상가는 다음달 15일은 돼야 입점이 완료된다. 시흥시 미래지원과 관계자는 “아직 입점한 상가가 없다”며 “단지별로 입주가 한달정도 걸리며, 업체들이 수요가 나오지 않아 사람들이 어느정도 모이면 들어올 것”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또 “입주자모임이 중계기 설치 위치에 대해서 결정을 하지 않아 중계기가 설치가 되지 않았다”고 했다. 배곧초등ㆍ중학교는 8월15일 완공이며 9월달부터 학생들을 받는다. 2월부터 착공에 들어간 배곧고등학교는 내년 3월에 개교한다.

불편이 있었지만 사람들은 이 불편을 감수하는 듯 했다. 안산에서 직장을 다닌다는 이재영(49) 씨는 “전에 전용 59㎡에서 살았는데 도로가에 있어서 먼지도 날리고, 차소리도 시끄러웠다”며 “돈을 조금 모아 현재 84㎡로 입주할 예정이다. 설레인다”고 했다.

분양권을 사서 이 아파트에 들어오게 됐다는 이인호(39) 씨는 “한달안에 상점 등이 다 들어온다고 하니, 큰 걱정은 없다”며 웃었다.

일대 부동산경기도 순항중이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정왕동 인근 아파트 가격 3.3㎡당 평균 매매가는 772만원으로, 지난 2013년 736만원에서, 조금씩 오르고 있다. 인근 정왕동 공인중개업소의 설명에 따르면 배곧신도시의 평균 분양가는 3.3㎡ 당 850만~900만원이었지만, 지금 현재 프리미엄이 평균 1000~2000만원 정도 붙었다. 이인호 씨 역시 “아파트가 상대적으로 저렴했다”고 했다.

정왕동 현대박옥희 공인관계자는 “입주시기가 다가오면서 분양권 거래가 더 활발해졌다”며 “지난해말에 비해 한 20%정도 분양권거래가 늘어났으며, 앞으로 분양권 거래는 더 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바다 조망권이 좋은 SK뷰의 경우 프리미엄이 좀더 높게 형성돼 있다. 정왕동 신동아 아파트 공인 관계자는 “조망권이 좋은 곳은 3000만원 이상 하는 곳이 나오고 있으며 SK뷰 12층 등 일부 가구의 경우 프리미엄이 5000만원까지 나가기도 한다”고 했다.

이곳 입주예정자들은 특히 시흥에 들어설 서울대학교 캠퍼스 추진 향방에 관심이 많았다. 시흥시는 배곧신도시를 교육국제화 특구로 만들기 위해 지난 4월 서울대와 업무협약을 맺는 등 서울대 시흥캠퍼스 유치를 추진중이다.

이날 만난 이석호(44) 씨는 “앞으로 서울대 캠퍼스 중 어떤 곳이 들어올지에 사람들의 관심이 많다”며 “서울대 캠퍼스가 어느정도 들어오느냐에 따라 아파트의 가치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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