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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 포럼 - 이기수] 젊은이가 찾는 축산업, 기업 역할 중요
일상 식생활에서 중요한 동물성 단백질을 공급하는 축산농가수 감소세가 심상치 않다. 2015년 3월 기준 축산농가수는 총 11만6000호로 2010년의 19만4000호 대비 7만8000호(40.2%)가 줄어들었다. 축산농가의 약 9할을 차지하는 한육우농가는 같은 기간 17만2000호에서 10만2000호로 7만호가 줄어 연평균 감소율은 11.6%에 달한다.

축산농가 감소추세가 급속도로 진행되는 배경에는 2010년 이후 미국, 호주, 유럽 등 축산 강국과의 연이은 자유무역협정(FTA) 추진으로 관세율 인하와 함께 값싼 수입 축산물이 늘어나면서 국산축산물의 설자리가 좁아지고, 축산농가의 수익성이 악화되었기 때문이다. EU 28개국과는 2011년 7월, 미국과는 2012년 3월, 호주와는 2014년 12월 FTA가 발효되었으며, 쇠고기의 경우 현행 40%의 관세는 매년 2.7%씩 인하되어 15년차에는 무관세가 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한·미 FTA가 발효된 2012년 이후 한육우농가는 계속 적자를 보고 있다. 특히 한우번식우의 수익성 악화가 현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번식우 두당 순수익은 2012년 142만4000원, 2013년 146만5000원, 2014년 58만5000원의 적자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한우비육우 두당 순수익도 각각 91만6000원, 57만3000원, 29만3000원의 적자를 보았다.

농협축산경제가 지난 5월 리서치기관에 의뢰해 전국 2000여 축산농가를 대상으로 설문결과에 따르면, 10년 이내에 스스로 농장을 그만둘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는 농가는 한우 47.6%, 낙농 51.6%, 양돈 56.0%로 나타났다. 이유는 후계자 확보 어려움이었다. 한우와 양돈농가는 70% 이상이, 낙농은 48%가 후계자를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협축산경제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젊은이가 찾아오는 희망찬 축산업 구현’을 비전으로 2020년까지 후계 축산인 5100호를 육성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축산 후계농 종합지원센터를 설치해 농가 교육, 컨설팅, 사업지원 업무 등을 풀 패키지로 지원하고, 창업자금지원은 물론 한우번식기반 사업 등을 추진한다. 기대되는 경제효과는 연간 1조3000억원의 축산물 생산과 2500억원의 소득 창출효과가 예상된다.

농협축산경제는 지금이 ‘젊은 축산’을 위한 ‘라스트 골든타임’이라는 각오로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농협만으로는 역부족이다. 무엇보다 기업의 사회적 역할 차원에서 특히 대기업의 동참이 절실하다. 국가 차원의 위기 때마다 대기업의 역할은 매우 컸다. 최근 삼성그룹이 메르스로 인한 경기침체를 살리기 위해 발 벗고 나섰으며, 지원방안에는 농산물 직거래장터 개설, 농촌 일손 돕기 봉사활동 등 농업·농촌을 고려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FTA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축산업 회생을 위해 대기업이 나서 준다면 엄청난 큰 힘이 될 것이다. 우선 구내식당에서 국산축산물을 애용하고, 직원선물과 주주우대제도 등에 국산축산물을 사용함으로써 수입축산물에 빼앗긴 시장을 국내 축산농가에 되돌려줄 수 있게 될 것이다. 젊은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축산업을 구현하기 위한 사회적 협력 방안은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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