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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 광장 - 브래들리 벅월터]Summer time(여름 생각)
캘리포니아를 고향으로 두고 있는 내게 7월은 항상 향수가 시작되는 달이다. 분명한 사계절을 가지고 있는 한국과는 달리, 캘리포니아는 언제나 여름이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조용해지는 겨울을 지나, 생명이 깨어나는 봄을 거치고 찾아오는 한국의 여름은 슬그머니 찾아오는 반가운 손님과 같다면, 캘리포니아의 여름은 그 자리를 지켜주는 가족과 같다. 일년 365일 지속되는 여름의 역동성을 느낄 수 있는 곳. 그 곳, 캘리포니아가 내가 자라고 문득 문득 그리워하는 곳이다. 

태양이 쏟아질 듯이 부서지는 30km의 해변길이 눈앞에 펼쳐져 있고, 한 쪽에는 인사하듯 손짓하는 파도가 넘실대는 가운데 일년 내내 섭씨 21도 이상의 따뜻한 날씨를 유지하는 아웃도어 스포츠의 천국인 캘리포니아는 전체 미국인 중 10퍼센트 이상이 살고 있으나, 막상 캘리포니아 출신은 절반도 되지 않는 흥미로운 지역이다. 또 다양한 문화를 푸른 해변 옆에서 즐길 수 있는 미국 서부 문화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사실 야외 활동의 메카인 캘리포니아는 레저와 휴양 수준이 다른 주보다 앞서고 있다. 여기에는 몇 가지 요인이 있지만, 확장을 제한하는 자연환경과 함께 온화한 기후가 확실히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요인 덕분인지 캘리포니아 사람들은 대부분 수영을 즐긴다. 거의 집집마다 마당에 수영장을 갖고 있고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수영을 즐긴다. 나 역시 캘리포니아 출신답게 일주일에 한번 이상 수영을 한다.

한국에 와서 처음 여름을 맞이 했을 때 가장 생각났었던 것도 가까운 해변에서 잠깐 즐길 수 있는 수영이었다. 지금의 서울은 한강 공원 수영장 등 시민이 여름을 즐길 수 있는 편의시설이 잘 돼 있지만 당시만 해도 여름의 수영은 멀리 바다까지 나가야만 하는 불편함이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내게 서울의 여름은 쉽지 않은 상대였다. 높은 습도에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인 나는 그 습도가 견디기 힘들었고, 땀을 식힐 만한 곳을 찾기 또한 쉽지 않았었다. 캘리포니아가 그 순간만큼은 미친 듯이 그리워지는 찰나였다.

누군가 “피서”라는 한국의 여름 대응책을 알려주었다. 바다나 계곡에서 무더운 더위를 피해서 시원한 곳으로 옮겨가는 것이라 했다. 조금만 나서도 해변과 맞닿은 곳에서 자라난 나는 피서가 무엇인지 단번에 알아듣기 힘들었었다. 시원한 곳을 찾아 몇 시간의 운전을 불사하고 또 다시 사람 많은 바다나 산을 찾아가는 한국의 피서 문화를 이해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언젠가 한번 도시를 벗어나 몇 시간의 운전을 해 설레는 마음으로 바다를 찾아가보고 나서는 그 문화를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왠지 더 시원해지고, 여행길에서의 느꼈던 설레임과 함께 여행 후의 기분 전환은 몸소 느껴봐야 이해할 수 있는 것이었다. 그 이후, 휴가 복귀 이후의 밝은 표정의 직원들을 그 해 관찰하면서, 여름 바다가 주는 기쁨을 간접적으로도 찾아볼 수 있었다.

이는 마치 캘리포니아에서 내가 모든 일을 마치고 근처 해변에서 즐겼던 수영 이후 느꼈던 기분전환이었던 것이다. 덥고 땀나는 여름 내내 묵묵히 자신의 일을 끝내고 떠나는 피서야말로 진정한 기분전환이었던 것이다. 이는 한국 사람이 가진 근성과 열정에 대한 보상이라고 생각됐다. 오랫동안 한국 생황을 해서인지 내게는 여름이면 이러한 기분 전환이 필요로 한다. 그럴 때면 캘리포니아로 돌아가 그 동안 못내 즐겼던 수영을 하고, 친구들과 테니스를 치면서 다시 새로운 나를 만들어 돌아오곤 했다. 이번 여름은 그런 의미로 매우 특별하리라 생각된다. 타이코 파이어 코리아에 새로 부임하게 되면서 새로운 마음으로 새로 시작하게 됐기 때문이다. 기존의 통합 소방 솔루션을 고객에게 혁신적인 솔루션으로 다시 재정비하기 위해서 이번 캘리포니아에서의 여름은 내게 아주 중요하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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