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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길용의 화식열전Global] 그리스와 중국 사태의 결론...엔(円)
[헤럴드경제=홍길용 기자]그리스 사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중국 증시도 급락세는 일단 멈췄다. 글로벌 경제를 괴롭히던 두 괴물의 고삐가 얼핏 잡힌 듯 보인다. 과연 그럴까?

그리스가 유로존에 구제금융을 위한 긴축안을 제출한 지난 9일, 독일 연방통계청은 5월 228억 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발표한다. 1991년 통계 집계 이후 최대다. 독일은 올 들여 월평균 200억 유로 이상의 기록적인 무역흑자를 내고 있다. 경제가 약한 유로존 회원국들이 만들어준 유로 약세 환경이 독일에는 수출경쟁력 강화로 작용한 덕분이다.

그런데 이날 독일은 그리스에 강경해졌다. ‘빚 탕감은 없으니 나라 재산을 팔아서라도 빚을 갚으라’고 압박했다. 그리스인들은 독일이 유로화라는 사슬로 ‘제4제국’의 야욕을 키운다고 분노했다. 프랑스도 언짢아 했고, 스페인도, 포르투갈도 이탈리아도 그리스를 동정했다. 영국도 ‘브렉시트(BrExit, 유럽연합 탈퇴)’를 다짐하는 모습이다.

843년 베르됭 조약으로 프랑크왕국이 분할된 이후 유럽에는 통일국가가 없었다. 나폴레옹과 히틀러의 유럽제국은 찰나였다. 지방자치가 발달하고 가문과 혈통이 중요한 유럽이다. 두 차례 세계대전은 모두 유럽의 내전에서 비롯됐다. 화폐통합은 이뤘지만 재정까지 통합된 진정한 통일체가 될 수는 없어 보인다.

결국 유로체제는 각국간 경제격차, 환경ㆍ문화 차이, 정치적 다양성 때문에 길게 존속이 어려울 듯 하다. 이번에 그리스가 확인해줬다. 장기투자관점에서 유로화는 미덥지 않다.

그럼 위안화는 어떨까? 증시 폭락 전만해도 글로벌 투자자들의 기준이 되는 모건스탠리캐피탈인덱스(MSCI)의 중국 증시 편입이 임박했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국제결제의 기준이 되는 통화바스켓에 위안화를 포함시키려는 뜻을 내비쳤었다.

그런데 중국은 증시가 폭락하자 강제로 거래를 중지시키고, 공권력으로 매도를 통제했다. 물론 아직도 일부 중국인들은 ‘시진핑 주석이’, 또는 ‘정부가’ 시장을 지탱해주리라 믿는다고 한다. 정부가 시장을 주무를 수는 없다. 정부가 주무른다면 이미 시장이 아니다. 위안화를 무역결제에 일부 쓸 수는 있겠지만, ‘믿음’의 상징인 국제화폐로는 받아들이기 어렵다. MSCI도 IMF도 곱게 볼 리 없다.

그럼 남는 것은 달러뿐일까? 틀리진 않다. 달러가 유로나 위안화보다는 아직 분명 낫다. 그런데 하나 더 있다. 일본 엔(円)화다.

엔화는 환율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일종의 ‘도피처(haven)’다. 일본 제조업은 펀더멘털이 탄탄하다. 금융시장은 외국인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아 외풍이 잘 미치지 않는다.

지금 원/엔 환율은 100엔에 900원이 채 안된다. 외환시장 자유화 이후 2005말부터 2008년 초까지 약 30개월을 제외하면 원/엔 환율이 900원 아래인 적은 없었다. 우리나라 경상흑자가 대폭 늘어난다면 모를까 원/엔 환율이 지금보다 더 떨어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100엔에 900원인 지금 사서 1000원일 때 판다면 단순계산 해도 11% 수익률이다. 해 볼만하다.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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