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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 합병주총 D-4]“10만 소액주주 표심 잡아라”…삼성‘남은 4일’총력전
국민연금 합병찬성으로 9부능선 넘어
삼성 측 우호지분 31%대로 치솟아
“단 한주라도 더 달라”대대적 광고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주총이 나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소액주주 표심이 마지막 승부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대주주 국민연금이 삼성의 손을 들어주면서 삼성물산은 합병 9부 능선을 밟았다. 국민연금이 내부적으로 합병에 찬성하기로 결정하면서 삼성 측 우호지분은 31%대로 치솟았다. 이제 남은 것은 소액주주 표심이다. 약 24% 지분을 보유한 소액주주는 판세를 가를 수 있는 마지막 부동표다.

삼성, 절절한 광고전 “단 한주라도 달라”=삼성물산이 17일 주총을 앞두고 “단 한 주라도 위임해 달라”면서 소액주주들에게 절절하게 호소했다.

삼성물산은 13일자 전국 100개 이상 신문과 8개 증권방송, 4개 종편 채널, 2개 보도전문 채널, 네이버·다음 배너 등에 광고를 일제히 게재했다. 삼성물산은 ‘삼성물산 주주님들께 간곡히 부탁드립니다’란 제목의 광고문에서 소액주주들에게 의결권을 삼성물산에 위임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광고는 ‘엘리엇이 합병 주총을 무산시키려 합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미래가 방해받아서야 되겠습니까. 주식 단 한 주라도 위임해 주시면 큰 힘이 되겠습니다’라고 호소했다.

삼성물산 측은 광고 집행 배경에 대해 “합병을 통해 삼성물산을 더 좋은 회사로 키우겠다는 임직원의 강한 의지를 보다 많은 분들에게 알리기 위해 기획했다”고 말했다.

이는 삼성이 아직까지 합병 성사를 위한 우군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주 외국인 투자자들 의결권 대리 행사가 끝난 데 이어 지분 11.21%를 보유한 국민연금이 찬성 결정을 내리면서 주요 주주들 표심은 결정됐다. 다만 지분율 24%에 달하는 소액주주 표심 향배는 명확하지 않다. 이에 삼성물산과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은 최종변수인 소액주주 잡기에 막판 전력을 쏟아붓고 있다.

주총에서 합병안이 통과시키기 위해서는 참석 주식 3분의 2, 총 주식 3분의 1 이상의 찬성을 각각 얻어야 한다. 이번 합병에 대한 관심도를 감안해 참석률을 70%로 가정하면 삼성물산이 확보해야하는 우군은 총 주식 수의 47%가량이다. 주총 참석률이 80%대로 올라설 경우 53% 이상이 찬성해야한다. 즉 삼성은 16~23% 가량 우군을 추가 확보해야한다는 얘기다. 엘리엇은 더 절박하다. 엘리엇이 합병을 무산시키기 위해서는 현재까지 확보한 지분의 두배가 넘는 우호지분을 모아야한다. 외국계 주주들도 저마다 의견차가 있고 몰표를 주지 않는 성향을 가진 만큼 엘리엇의우호지분 확보 작업이 쉽지 않다는 전망이다.

삼성물산 경영진 말단 직원까지 총력전=삼성물산은 합병에 대한 “플랜 B는 없다”면서 배수진을 친 상태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임직원은 지난 주말도 잊은채 막판 표심을 끌어모으기위해 발로 뛰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최고경영진은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설득하고 있고, 인적 네트워크가 탄탄한 임원들을 중심으로 일반 직원 등도 총동원해 소액주주 의결권 위임을 받아내는 작업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표심 모으기에 최고경영자(CEO)부터 말단사원까지 예외없이 뛰고 있다는 설명이다. 보유 주식이 많은 주주에게는 임원급이 직접 방문하고 주주명부상으로 원거리에 있거나 주식수가 적은 소액주주에게는 중간간부급, 평사원급들이 찾아다니면서 설득작업을 벌이고 있다.

삼성물산은 주주친화 정책을 구체화하면서 미래 가치도 부각시키고 있다. 삼성물산은 지난달 30일 제일모직의 긴급 IR(기업설명회)에서 주주친화 정책을 발표한 데 이어 지난 10일 구체적인 방안도 밝혔다. ‘합병 삼성물산’에 거버넌스위원회를 설치하고 주요 주주 등 추천을 받은 외부 전문가 3인을 선임키로 한것이다. 이는 경영 투명성을 높인다는 측면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낼 것으로 전망됐다. 

권도경 기자/k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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