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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성비 오덕] 미러리스와 비교해보니…LG G4 카메라편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스마트폰 카메라는 빠르고 쉽습니다. 언제 어디서나 바로 찍을 수 있어 ‘영원한 찰나’라는 사진의 본질에도 충실합니다. 빠른 응답성은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와도 찰떡궁합이죠. 화소 수나 감도, 이미지 크기 등 사양은 부차적인 문제입니다. 스마트폰 기술은 차고 넘칠 정도로 진화했으니 말이죠.
LG G4의 이미지 센서 크기는 타사 동급 대비 40% 커진 1/2.6인치, 후면 카메라의 화소 수는 1600만 화소입니다.

“잘 찍힐까?” 사람들은 이제 과정보다 결과에 집중합니다. 조리개 수치가 스마트폰 카메라의 화두로 떠오른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셔터 속도 확보는 빠른 응답성을, 밝은 조리개는 환경적인 극복을 의미합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LG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G4는 장점이 많은 스마트폰입니다. 조리개 수치 F1.8과 전문가 모드를 탑재해 스마트폰 카메라의 개념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고 말할 수 있죠.
자동 모드로 촬영한 정지 화상 예시. 밝은 렌즈로 어두운 곳에서 찍은 사진(첫번째, 세번째, 네번째)의 색감이 진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여친 렌즈’를 탑재한 LG G4 성능을 이야기하기에 앞서 이미지 센서는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입니다.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미러리스 카메라와 DSLR의 품질을 넘어서지 못하는, 즉 품질의 틈을 좁히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이미지 센서 크기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니까요. ‘스마트폰이 디지털카메라를 죽인다’는 분석도 품질과는 다른 편의성에 따른 접근법이죠. 따라서 조리개 수치 F1.8의 의미는 큽니다. 이미지 센서 크기로 극복하지 못했던 스마트폰 카메라의 하드웨어 한계를 일정 부분 극복한 셈이니까요. 경쟁적으로 주목을 받았던 화소 수를 넘어, 표현의 폭을 넓혔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선택 모드는 심플, 일반, 전문가 세가지. 전문가 모드에선 화이트 밸런스, 초점, 감도, 셔터 속도 등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G4의 마케팅 포인트가 카메라에 집중되면서, 제품의 특장점이 카메라에 국한된 점은 아쉬운 대목입니다. 긍정적으로 풀이하면 기술의 진화겠지만, 카메라 성능에 대한 기대치가 지나치게 오르는 부작용도 수반됐죠. 본 리뷰는 비교 분석을 통해 G4 카메라 성능에 집중했습니다. 무게중심은 ‘소통 방식의 진화’, 비교 대상은 전문가용 미러리스 카메라입니다. 대상을 높게 잡은 이유는 LG G4가 이른바 ‘똑딱이’라 불리는 콤팩트 카메라의 품질을 넘어섰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저장 방식은 JPEG 뿐만 아니라 RAW 선택도 가능합니다. 미러리스나 DSLR 못지 않은 확장자 지원이 눈에 띕니다.

LG G4의 이미지 센서 크기는 타사 동급 대비 40% 커진 1/2.6인치입니다. 화소 수는 후면 1600만ㆍ전면 800만 화소입니다. JPEG 이미지 크기는 5312 x 2988로 대형 출력물을 인쇄하기에 충분한 크기입니다. 옵션에 따라 RAW 파일로 저장할 수도 있죠. 전문가 모드는 색온도, 감도, 셔터 속도 등 조리갯값을 제외한 모든 설정값을 수동으로 선택할 수 있습니다. 뒷면의 볼륨 키를 두 번 클릭하면 퀵 촬영도 가능하죠. 3축 손 떨림 보정은 덤입니다. 비교 대상인 전문가용 미러리스 카메라의 화소 수는 같은 1600만 화소. APS-C CMOS 센서를 탑재했습니다. 가격 차이는 약 80만 원으로 미러리스 카메라가 훨씬 비쌉니다.
 
위부터 색온도, 셔터 속도, 감도 설정 사진. 하단 메뉴를 통해 빠르고 쉽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G4에서 고감도 노이즈가 관찰되는 지점은 ISO 800부터. ISO 1500부터는 화질 열화 현상이 전체적인 결과물에서 도드라집니다. 디지털로 확장되는 감도의 적정 수준은 모호하지만, 자동 모드의 경우 ISO 800의 수준을 벗어나는 경우가 적었습니다. 자동 모드에서 매끄러운 화질을 구현해 플래시를 켜지 않아도 충분합니다. 수동으로 설정하지 않는 이상 과도한 확장 감도까지 사용하지 않는 점도 만족스럽습니다. 다만 조리개 수치가 밝은 F1.8에 집중돼 야경 특유의 아름다운 빛 번짐을 충분히 담아내지 못한다는 점은 다소 아쉬웠습니다.
 
감도별 크롭 이미지 비교. 위부터 ISO 50, 200, 400, 800, 1500, 2000.

색온도를 수동으로 설정해 결과물의 전체적인 색감으로 느낌을 달리할 수 있는 점도 특징입니다. 예컨대 음식이나 꽃 사진이 창백하게 표현될 경우 전문가 모드에서 색온도를 높여 더욱 생동감이 넘치도록 꾸밀 수 있죠. 노을이나 카페 등 빛이 부족한 환경에서도 마찬가지. 피사체의 느낌을 다르게 부각하는 작업을 후보정이 아닌 색온도로 간단히 정할 수 있습니다. 최단 셔터 속도는 1/6000. 카메라 앱 업데이트를 통해 전자식 셔터에 가까운 짧은 셔터 속도를 지원한다면 금상첨화겠죠.
 
미러리스 카메라(아래)의 색감과 맞추려면 화이트 밸런스를 맞추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밋밋한 사진을 더욱 생동감 넘치게 보정할 수 있죠. F/1.8 1/1000sec ISO-50

‘여친렌즈’라고 불리는 조리개 수치 F1.8의 렌즈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아웃포커싱이 잘 된다는 점입니다. 결과를 놓고 보면 G4 자동모드의 아웃포커싱 성능은 부족했습니다. 동공을 확장해 피사체를 바라봐도 먼 배경까지 또렷하게 보이는 셈이죠. 미러리스 카메라와 같은 설정값의 결과물을 비교하면 차이가 명확합니다. 피사체에 렌즈를 가까이할수록 배경을 흐리게 할 수 있지만, 기본 화각에서 실눈을 뜨고 피사체를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가까운 해결책은 전문가 모드의 수동초점 기능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터치 포커싱보다 전문가 모드로 거리를 정하는 것이 배경흐림, 즉 아웃포커싱을 연출하기 쉽습니다. 아웃포커싱을 위해 전문가모드를 켜고 거리를 조정하는 등 불편함이 따르는 것은 어쩔 수 없겠지만 말이죠.
자동 모드의 아웃포커싱(배경 흐림) 성능은 아쉽습니다. 미러리스 카메라(아래)와 비교하면 그 차이가 분명합니다. F/1.8 1/40sec ISO-100

밝은 렌즈는 확실히 빛을 많이 받아들입니다. 어두운 환경에서 흔들림이 억제되는 느낌이 강하죠. 흔들리거나 빛 부족 현상도 없습니다. 어두울수록 색은 진하고 명암의 차이도 분명합니다. 이미지 센서 크기 차이로 야경 정지 화상은 달랐지만, 스마트폰으로 표현할 수 있는 최상의 결과물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아쉬운 부분은 역시 조리개 수치 변경이 불가능하다는 점이죠. 가능한 설정값을 소프트웨어로 일종의 록(Lock)을 걸어놓은 것 같은 느낌이 강합니다. 조리개를 더 조이고 셔터 속도를 길게 확보할 수 있다면 더 아름다운 야경 사진을 찍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보다 효과적인 아웃포커싱을 원한다면 전문가 모드의 초점거리 설정을 추천합니다. 자동 모드보다 확실한 배경 흐림 효과를 줄 수 있습니다.

시원한 화각은 G4 카메라의 장점 중 하나죠. 눈으로 보이는 화각을 그대로 담을 수 있어 셀카나 풍경 사진에 적합합니다. 주변부의 화질 저하도 없습니다. 단 밝은 환경에서 피사체 명암이 도드라지지 않는 현상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습니다. 밝은 부분과 그림자의 부분이 명확한, 즉 입체감 있는 사진을 표현하기에 한계가 느껴진달까요? 전체적으로 쨍한 결과물을 원하는 여성 사용자라면 박수를 보내겠지만, 색정보와 후보정을 선호하는 사용자라면 고개를 갸웃거릴 가능성이 큽니다.
 
화각은 G4의 장점 중 하나죠. 광각렌즈 못지 않은 시원한 풍경부터 셀카까지 라이브뷰에 원하는 피사체를 담기 수월합니다. F/1.8 1/1000sec ISO-50

색감은 과장되지 않은 그대로입니다. 일부 마니아들은 물 빠진 색감이라고도 말하죠. 진한 색감을 표현하는 미러리스의 인위적인 맛에 길든 사용자보다 효과를 부여하지 않는 DSLR 사용자에게 어울립니다. 최근 출시되는 디지털카메라들이 지원하는 효과 모드를 포함했다면 어땠을까요? 팝아트, 필름모드, 인물보정 등을 도입해 다양한 재미를 선사하는 것도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SNS나 블로그, 커뮤니티에 올리기 위한 사진을 편집하려면 별도의 앱을 구동시켜야 하는 번거로움을 줄여줄 수 있을지도 모르죠.
밝은 렌즈는 어두울수록 그 진가를 발휘합니다. G4의 결과물(위)은 미러리스 카메라 못지 않은 퀄리티를 보여줍니다. F/1.8 1/60sec ISO-200

밝은 렌즈 하나로 ‘폰카’의 한계점을 돌파하기란 쉬운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인물 사진부터 야경까지 50만 원대 똑딱이보다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은 확실합니다. 카메라만 놓고 보면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나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죠. 반면 전문가 모드를 포함한 카메라 앱은 여전히 숙제를 안고 있습니다. 셔터 속도, 조리개 수치 조절 등 2% 부족한 부분은 개선점으로 꼽힙니다. 수동 촬영의 모든 설정값들을 조절할 수 있는 최신 앱들의 장점을 받아들이는 것도 필요하겠죠. 향후 업데이트를 통해 G4의 전문가 모드가 ‘전문가’의 눈높이에 부합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자동 모드의 색감은 눈으로 보는 그대로를 재현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무보정 DSLR 사진 감성을 좋아하는 사용자라면 만족스럽겠죠. F/1.8 1/3030sec ISO-50

낮에 촬영한 G4의 정지 화상 예시. 빛 번짐은 비싼 미러리스 렌즈보다 떨어지지만, 디테일만은 똑딱이를 능가합니다.

G4(위)의 넓은 화각과 HDR 자동 모드의 하늘색이 포인트. F1.8 1/1960sec ISO-50

야경 결과물의 차이에서 이미지 센서 크기의 한계를 느낄 수 있습니다. 미러리스 카메라(아래)보다 G4(위)가 어둡죠. F1.8 1sec ISO-100

창가로 비치는 햇살의 비교 부분. G4(위)가 보다 억제된 결과물을 보여줍니다. HDR 자동의 효과라고 볼 수 있죠. F1.8 1/30sec ISO-50

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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