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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복 70년의 속살은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대한민국역사박물관 특별전
[헤럴드경제=신수정 기자] 광화문 광장에 위치하고 있는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광복 70년 기념 특별전이 7일부터 개최된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광복 후 고단한 역사 속에서도 꿋꿋한 삶을 살아온 보통 사람 70명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다이얼로 돌리는 TV, 40년 손때가 묻은 냄비 등 자료 300여점에 담긴 사연을 통해 지난 70년을 돌아본다.

이번 특별전 ‘70년의 세월, 70가지 이야기’는 크게 3부로 나뉜다.

1951년 13살의 나이로 만국기 장사를 하던 박영자씨의 사진. 미국인 종군기자 존 리치가 찍었다.

1부 ‘귀국선과 피난열차’에서는 1945년 광복 이후부터 1950년 중반까지를 다룬다.

황인덕씨(1939년생)는 1951년부터 구두닦이를 하며 가족들을 먹어살린 소년가장이었다. 그는 일생동안 소중하게 간직해온 낡은 구두닦이통을 박물관에 기증했다.

1951년부터 구두닦이로 일하며 가족들을 먹여살렸던 황인덕씨의 구두통.

2부 ‘일터에서 거리에서’는 급속한 경제개발이 진행된 1950년대부터 1990년 중반까지 서민들의 삶을 보여준다.

김금자씨(1939년)는 재봉틀로 아동복을 만들어 파는라 아이들을 돌볼 시간이 많지 않았다. 김씨는 아이들을 유치원도 못 보낸 것이 안타까워서 금성TV를 12개월 할부로 장만했다. 그러던 어느날 건강이 나빠져 병원을 찾았더니 3개월밖에 못 산다고 했다. 가족들은 텔레비전을 팔아 수혈을 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김씨는 자신이 죽고 나면 아이들이 외로울까봐 텔레비전 다리를 잡고 놓지 않았다. 김씨가 소중하게 지킨 텔레비전은 전시실 가운데에 자리잡고 있다.

김말련씨가 40년 동안 사용한 냄비.

경부고속도로 건설에 참여한 전몽각씨(1931년생)는 흙먼지 날리는 경부고속도로 건설 현장을 사진으로 남겼다. 그가 실무 기술진으로서 당시 소회를 밝힌 원고에는 “경부고속도로 438㎞를 3년 반 동안에 준공시켜야 한다는 당위성을 내세워 이런저런 까다로운 시방서의 규정을 고지곧대로 지킬 수는 없었다는 H건설의 J회장의 주장에 대해 나는 극히 원론적이고 교과서적인 이론 밖에는 제시할 수가 없었는데 그때의 우리 시방서 자체가 제대로 되 있지가 못했기 때문이었다”라고 적었다.

김금자씨가 아이들을 위해 산 금성TV.

3부 ‘인생극장:우리 시대 사람들, 그리고…’에서는 1990년대말부터 현재까지 우리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베이비부머 세대인 차승현씨(1957년생)는 삼성건설에 입사해 리비아지사에서 일했고, 현재는 건물 관리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그는 삼성건설 재직 시절 받은 표창장, 관리소장 일을 시작하면서 읽었던 승강기관리교육 교재 등을 기증했다.

탈북자 김혁씨(1982년생)는 북한에서 유일하게 갖고 나온 가족사진 한장, 남한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대학에 다니며 열심히 공부했던 흔적이 담긴 노트를 보여준다.

김왕식 대한민국역사박물관장은 “광복 이후 국가 건설에 많은 평범한 시민들이 기여했다는 것을 우리가 기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특별전은 오는 9월 29일까지 1층 기획전시실에서 개최되며,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문의:02-3703-9200)


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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