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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EO 칼럼 - 임채운]기술사업화,‘다윈의 바다’건너려면
기술개발 이후 시장에 안착하는 과정에 ‘죽음의 계곡‘과 ’다윈의 바다(The Darwinian Sea)‘란 게 있다. 각각 미국 서부와 호주 북동부의 실제 지명이다.

앞엣 것은 실험실에서 개발된 기술이 제품화되는 과정의 어려움을 말하고, 다윈의 바다는 양산된 제품이 시장에 안착하기까지의 시련을 지칭한다. 그 어려움이 얼마나 크면 섭씨 50도에 달하는 기온과 강수량이 거의 없는 죽음의 사막에 비유하고, 악어떼와 해파리가 득실대는 바다에 비유했을까.

우리나라 총 연구개발비는 2013년 기준 59조3000억원으로 세계 6위이며, GDP 대비 4.15%로 세계 1위다. 우리나라 공공연구기관의 특허출원 건수는 세계 4위다. 

하지만 휴면특허비율은 70.6%로 미국의 35%에 비해 두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기술무역수지가 다소 개선되고 있지만 2013년 5193백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연구개발은 많이 하고 있지만, 죽음의 계곡과 다윈의 바다를 건너지 못하는 기술이 유독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

연구개발 기술 제품화의 어려움은 기업가의 열정과 노력,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다. 실제로 정부에서는 개발기술의 사업화를 위해 정책자금, 보증, 투자 등 금융지원과 시제품제품 제작을 위한 설비, 시험검사 장비 등을 지원하고 있다. 그 규모도 매년 느는 추세다.

하지만 제품화 이후 시장에 안착하는 단계는 기업의 노력과 정부의 지원 이외 ‘시장의 선택’이라는 더 큰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아무리 고도의 기술로 좋은 제품을 만들어도 소비자가 선택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반대로, 막대한 개발비용을 들인 고난도의 신기술이 아니어도 시장의 흐름을 잘 읽고 소비자의 욕구에 맞거나 욕구를 만들어 낼 수 있으면 시장의 선택을 받다는 것이다.

애플의 아이팟이 대표적인 예다. IT 전문가들 평가에 의하면 아이팟이나 아이폰의 기술은 결코 특별하지 않다. 기존에 개발된 MP3기술 등을 사용자가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편의를 극대화하고, 차별적 가치를 더해 시장을 만들어 냈다는 점이다. 즉, 소비자를 끊임없이 탐색하고 연구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고 기술개발을 등한시하라는 것은 아니다. 모방경제의 한계를 넘지 못하고 고착상태에 있는 현시점에서 창조경제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술개발과 혁신이 중요하다. 특히, 시장의 흐름과 소비자의 요구를 면밀히 탐색하고 연구한 기술의 사업화가 중요하다.

삼성의 중국 전문가가 쓴 책에 보면, 선삼보선열(先三步先烈), 선반보선진(先半步先進)라는 말이 인상 깊다. 너무 앞서가면 먼저 불타 없어지고, 반 발만 앞서 가면 선두에 서게 된다는 것이다.

시장을 고려하지 않고 미래기술의 발전방향, 기술자체의 우수성만을 강조해 앞서간다면 시장이 따라오지 못하고 다윈의 바다에 빠져 죽고만다. 반면, 시장의 요구에 반발자국만 앞서 기술을 사업화한다면 선두에 서 있을 것이다.

중소기업은 더더욱 그래야 한다. 중소기업은 시장과 가장 가까이에서 시장요구에 가장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다. 중소기업들이이런 강점을 살려 죽음의 계곡과 다윈의 바다를 왕성히 건널 수 있기를 기원하며 또 지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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