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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유사, 저유가의 역설 ‘이익 증가’
석유제품 수요늘어 정제마진 증가…1분기 2000~3000억 영업이익
2분기도 유가올라 실적 괜찮을듯



저유가로 휘발유ㆍ경유 등 석유제품 수요가 증가하면서 국내 정유사들이 ‘유가 100불 시대’에 버금가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저유가의 역설인 셈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정유사들의 수익성 지표인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올 1월 평균 배럴당 7.4달러에서 시작해 3월 9.3달러로 정점을 찍었다. 


5월과 6월 평균은 각각 8.5달러와 8.2달러로 소폭 하락했지만 손익분기점으로 여겨지는 5달러선을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정제마진은 지난해 3~5달러를 맴돌다가 연말부터 회복세를 보여 2011년 10월 10.29달러에 근접한 수준까지 올랐다. 원유를 수입해 정제과정을 거쳐 휘발유, 등유 등 최종 석유제품을 파는 정유사들은 이 정제마진에 따라 전체 수익이 좌우된다. 정유사 관계자는 “저유가 시기에도 정제마진이 높으면 수익이 늘어난다”고 말했다.

업계는 석유제품의 수요증가와 공급저하가 맞물려 정제마진을 끌어올린 것으로 보고 있다.

올 초 미국 정유사들의 대규모 파업, 아시아 지역 정유사들의 잇단 정기보수 등에 전체 공급량이 줄었다. 한편으로는 저유가로 석유제품 수요가 소폭 늘어났다. 지난해 유가급락에 따른 재고평가손실로 수천억원대 적자를 기록했던 정유사들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 국내 최대 정유사인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224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GS칼텍스와 에쓰오일도 각각 4563억원과 289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적자전환했다.

그러나 올 들어 유가가 서서히 오른 데다가 정제마진까지 상승해 1분기 2000억~3000억의 영업이익을 냈다. 2분기 실적은 이보다 더 좋아질 전망이다. 정유사 관계자는 “올 초까지만해도 국제유가가 하락해 재고평가손실이 발생했지만, 완만한 유가 상승세를 보인 2분기에는 이런 손실이 없어 전체 실적은 더욱 나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업계는 2분기 SK이노베이션은 5000억원대, GS칼텍스와 에쓰오일도 각각 2000억원에서 3000억원대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같은 호황이 올 연말까지 이어진다면 국제유가가 100달러에 달했던 2011년 정유 4사가 기록한 영업이익 3조313억원에 버금가는 수준이 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중동과 인도, 중국의 신규 정제설비가 가동을 시작하는 올 하반기부터 정제마진이 다시 하락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김형건 SK이노베이션 트레이딩 인터내셔널 사장은 지난 5월 기자간담회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80만 배럴규모의 정제설비가 올 하반기부터 가동된다. 인도의 30만배럴 설비까지 가동되면 전체 공급량이 늘어 정제마진이 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윤희 기자/wor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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