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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업계 “그리스 디폴트 큰 영향 없을듯” 전망 속 유럽 수출 악화 여부 예의주시
그리스 교역비중 작지만 유럽시장 충격파 예의주시

선박 발주 감소 우려…해운ㆍ자동차ㆍ전자업계 긴장



[헤럴드경제]그리스<사진>가 채무 불이행(디폴트) 위기에 직면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그리스와 교역 규모가 작아 그리스 사태가 파국으로 치닫더라도 당장 수출 기업 피해 등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산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유럽 재정위기 때처럼 유럽 전반의 경기 침체로 이어지거나 유로화 약세를 심화시킬 경우 수출에 적지 않은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어 우려된다.


▶그리스 교역 비중 0.1% 불과…선박 등 수출=28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그리스와 교역액은 지난해 14억6000만달러로 우리나라 전체 교역액(1조982억달러) 대비 0.1% 수준이었다. 이 중 수출액이 10억5000만달러(0.2%), 수입액은 4억1000만달러(0.1%)다. 그리스와 교역은 이미 올해 들어(1∼5월) 수출액이 지난햐보다 73.1%, 수입액은 41.1% 급감하며 이상 징후가 감지되고 있다.

그리스와 교역 규모가 작아 그리스가 경기 악화로 수출입을 줄인다고 해도 우리나라 전체 교역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그리스에 화물선, 합성섬유 원료(테레프탈산), 커피 조제품 등을 주로 수출하는 대신 나프타, 비금속광물, 의약품, 과일주스, 잎담배 등을 수입한다.

문제는 그리스 사태의 파장이 그리스 한 나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유럽 내 금융기관 상당수가 그리스 위기에 노출돼 있는 데다 권역 내 교역이 맞물려 있는 탓에 그리스 디폴트가 현실화될 경우 유럽 금융권의 부실과 함께 유로존 전반의 소비와 투자심리 위축을 가져올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유럽 경기 둔화로 수출 ‘빨간불’=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올 들어 수출이 계속 감소하는 상황에서 그리스발 금융 위기가 확대되면 수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전 세계 금융시장이 출렁거리게 되면 심리 위축으로 소비가 더 감소하게 되고 한국 같은 수출 위주의 국가는 힘들어질 것”이라며 “국내에서는 안 그래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ㆍMERS) 때문에 내수가 나쁜데 상황이 더 악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對) 유럽연합(EU) 수출액은 지난해 516억6000만달러로 5.7% 증가했으나 올해는 1∼5월 17.1% 감소했다. 전체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8.2%다.

2010년 유럽 재정위기도 재정 적자를 실제보다 축소 발표한 그리스에서 촉발돼 이탈리아, 포르투갈, 스페인 등 남유럽을 넘어 프랑스 등 서유럽으로까지 확산됐다.

특히 그리스 사태가 디폴트 이후 유로화 사용을 포기하는 그렉시트(Grexit)로 이어질 경우 유럽 실물 경제에 미치는 충격파가 커지면서 우리나라 수출에 미치는 악영향도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그리스가 디폴트에 들어갈 경우 EU 경제성장 둔화와 유로화 약세 심화로 올해 우리나라의 EU 수출액이 1.4%포인트 추가 감소하고, 그렉시트 우려가 확산될 경우에는 7.3%포인트 추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해운강국 그리스…선박 발주 감소 우려=조선 업계는 세계 해운 시장을 주도하는 그리스의 선박 발주량이 단기간에 급감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그리스 사태로 유럽 금융기관이 영향을 받아 선박 금융이 위축되면 가뜩이나 줄어든 선박 발주가 더욱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 조선 업체 관계자는 “유럽 전체에 영향이 미쳐 파이낸싱이 어려워지면 컨테이너선이나 유조선 등 상선 쪽의 발주가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어차피 발주량이 많이 줄어든 상황인데 영향이 없진 않겠지만 크게 직접적으로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운 업계도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해운 업계 관계자는 “그리스가 전 세계 해운업 경기를 좌지우지할 정도는 아니라 해도 해운강국이고 선주사들이 있기 때문에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항공업계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그리스 노선을 운항하지 않아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재정위기 때도 항공업계는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것이다.

▶자동차ㆍ전자 업계, 유럽시장 영향 예의주시=자동차와 전자 등 유럽 시장 의존도가 큰 업종들은 그리스 사태가 유럽 시장 전체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그리스 시장 자체로 인한 영향은 미미하겠지만 유럽 시장 전반에 미칠 파장은 지켜봐야 한다”며 “유럽 금융위기가 현실화될 경우 결제통화 다변화, 다양한 환헤지 등을 통해 대처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업계도 자칫 그리스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유럽 시장 전체에 미치는 파장이 커지지 않을지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그리스 아테네에 현지법인을 두고 TV와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전자 업계 관계자는 “그리스 시장 자체는 영국, 독일, 스페인 등 유럽 주요국가들에 비해 규모가 작기 때문에 이번 사태로 당장 큰 영향은 없겠지만 장기화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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