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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르스 한달 넘긴 주택시장 둘러보니…‘침착하지만, 활기는 여전’
[헤럴드경제=박준규 기자]“아이들이 있는 집은 간혹 전세 만기가 돌아와도 그냥 재계약하는 케이스가 있어요. 집 보겠다고 밖에서 사람들이 오면 괜히 노출되고 아이들 감염이 걱정되니까, 애초엔 이사 계획이 있었어도 재계약을 해버리는 거죠. 다만, 매매는 큰 영향 없는 것 같아요. 작년 6월엔 못 팔아서 안달이었는데, 이달엔 계약이 20~30% 더 됐거든요. 초저금리가 메르스보다 더 센 것 같네요.” (송파구 잠실동 H공인 대표)

지난달 20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환자가 처음 발생한 뒤로 한 달이 지났다. 그 사이 소비심리는 얼어붙었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15년 6월 소비자동향조사(CCSI)’에 따르면 이달의 소비자심리지수는 99로, 전달보다 6포인트 떨어졌다. 2012년 1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반면 주택시장 분위기는 조금 다른 양상이다. 이달 들어서 각종 심리지수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 KB국민은행의 주간 자료를 보면, 이달 15일 기준 서울의 ‘매매 거래 동향 지수’는 38.6으로 1주일 새 4포인트 가까이 뛰었다. ‘매매수급 동향’의 경우도 전주 대비 4.6포인트 오른 87.4를 기록했다. 매수세가 가라앉지 않았다는 얘기다.

거래량은 오히려 늘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25일까지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8934건으로 집계됐다. 지난달(1만2676건)에 비해선 줄었지만, 5164건 거래됐던 작년 같은 달과 비교하면 오히려 늘었다.

실제 24일 서울의 주요 지역의 중개업소를 둘러봤다. 전·월세 거래를 앞두고 집을 둘러보기가 어렵다는 얘기는 중개업자들의 한결같은 이야기였다. 주택 매수세가 메르스를 감수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들렸다. 실제 계약을 맺은 건수가 더 늘어난 곳들도 목격됐다.

이번 메르스 확산의 ‘2차 진원지’로 꼽히는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이 일대 중개업소들이 단체로 며칠째 문을 닫았다는 소문까지 퍼졌지만, 영업을 이어가면서 간간히 손님도 받고 있다.

지하철 3호선 일원역 인근 S공인 관계자는 “영업을 안했던 곳은 없지만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매물이 있는지, 시세가 어느정도인지 묻는 전화가 끊겼다”면서 “작년 6월과 비교하면 업무량이 5분의 1로 줄었지만, 그래도 집을 비워줘야 해서 새 집을 꼭 찾아야 하는 손님들은 오고 있다”고 말했다.

잠실5단지 종합상가 내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전세든 월세든 얻으러 오는 사람들이 예년보다 20~30% 줄었다고 보면 된다”면서 “그나마 매매의 경우엔 영향이 덜하다. 이달 매매 거래량이 이미 작년 6월 전체 거래량의 2배를 넘었다”고 했다.

분양시장에서도 일부 사업장이 견본주택 개관 일정을 미루는 등, ‘메르스 피하기’에 나섰지만 일단 문을 열면 예비 청약자들이 가득 들어차고 있다.

지난 19일 견본주택을 연 ‘천안 불당 지웰시티 푸르지오’ 견본주택엔 3일간 2만3000여명이 다녀갔다. 박주현 분양소장은 “열감지 카메라를 비롯해 공간 살균기 등을 견본주택에 설치하는데 3000만원 추가로 지출하며 만반의 준비를 했다”며 “방문객 숫자가 떨어지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컸지만 다행히 많이 방문했다”고 말했다.

whywh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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