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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신경숙 ‘전설’ 15년전 표절 제기 정문순씨 “신경숙은 표절 종합선물세트”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창비가 ‘독자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통해 신경숙의 표절에 대해 ‘표절의 혐의를 충분히 제기할 법하다’고 표현한 것은 책임회피일 뿐입니다”

문예중앙 2000년 가을호에 ‘통념의 내면화, 자기 위안의 글쓰기’를 기고를 통해 신경숙의 ‘전설’이 미시마 유키오의 ‘우국’을 표절했다고 최초 제기한 문학평론가 정문순(46)씨는 19일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창비의 ‘표절 인정’에 대해 불충분한 표현이라고 못을 박았다. 소나기를 일단 피해보자는 식이라는 것이다. 정 씨는 특히 앞으로 사태를 해결하는데 ‘작가와 논의를 거쳐’하겠다는 것은 당사자를 제외한 논의를 해야 마땅한 일을 오히려 작가를 배려하며 표내려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우선 발을 빼고 싶다는 욕망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창비는 18일 오후 신경숙의 표절 의혹과 관련, 내용과 구성에서 표절로 보기 어렵다며 표절을 부인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자, 강일우 창비 대표가 재차 보도자료를 낸 바 있다.그러나 여론은 더 악화되는 분위기다.



다음은 정문순씨와의 일문 일답

▶2000년 표절 의혹을 제기했을 때 반향은?

“당시 문인과 문학종사자들은 거의 다 알고 있는 분위기였다. 여러 신문에도 기사도 났다. 자신에 관한 글은 모두 찾아보는게 작가다. 창비의 강일우 대표가 당시 표절 의혹 제기를 몰랐다고 하는데 모를 분이 아니다. 모르긴 몰라도 들어본적은 있을 거다. 너무 상식이 아닌 발언을 한다. 솔직하면 좋을 텐데 논쟁을 회피하려 한다.”



▶신경숙의 ‘전설’에서 문제가 됐던 표절 의혹 외에 다른 표절 의혹은?

“ 한, 두군데 표절 정도가 아니라 ‘우국’을 보지 않고는 나올 수 없는 작품이다. 읽어보면 알겠지만 구조가 거의 같다. 책을 갖다놓고 그대로 베낀거나 마찬가지다. 신 씨의 ‘전설’ 표절은 악질적인 사례다. 누가 봐도 표절인데 아니라고 하니까 뻔뻔하다. 이는 문단의 저급한 수준을 말해주는 것이다. 신씨는 표절의 종합선물세트다. 대놓고 갖다쓰는 건 물론이고 교묘하게 모티브를 가져오고 핵심구절을 빼오고 특수용어를 가져오는 등 다양하다. 가령 마루야마 겐지의 ‘물의 가족’중에서 ‘물기척‘이란 일상에서 쓰지 않는 말이 나오는데 신경숙의 ‘딸기밭’의 ‘작별인사’란 소설에 그대로 쓰이고 있다. 이 부분은 평론가 박철화씨가 문제 제기했는데 그때도 신씨는 독창적으로 만든 것이라며 입을 다물었다.”



▶표절의 범위를 어떻게 봐야 하나.

“표절은 전문가의 영역이 아니다. 그야말로 상식의 눈으로, 보편타당한 눈, 그런 눈만 있으면 된다. 어려운 말을 동원하는 것은 표절 논의를 차단하는 못된 의도다. 일반인은 끼어들지 말라는 얘기다. 이는 대중을 무시하는 태도다. 사실 표절 논의는 교묘하게 피해 표절했다는 걸 모르게 쓴 걸 놓고 따져야 하는 것이지 신씨의 경우처럼 유치한 수준의 표절을 갖고 논쟁하는게 아니다.”



▶왜 이런 일이 반복되나.

“문단자체가 표절을 양산하는 구조다, 신씨가 마음이 나빠서가 아니다. 표절을 해도 괜찮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작가가 표절해도 출판사가 옹호하는 분위기이다. 돈이 되는 작가이기 때문이다. 문단의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



▶표절의 기준을 마련하는게 필요할까.

”문학은 표절의 범위를 정하는게 쉽지 않지만 없는 것 보다 낫다. 최소한의 기준을 만들면 메시지가 될 수 있다. 그것 조차 없으니까 발뺌 구실을 만드는 것이다, 전문가의 영역이라며 빠져나가는 이유가 된다.“



▶이번 논란이 문단 쇄신에 기여할까.

“이번에 문인들도 자성없이 넘어가고 묻혀진다면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다. 신 씨는 얼마후 다시 책을 내고 베스트셀러가 되고 더영향력이 커질 것이다. 이번에 전환점을 마련하지 못하면 비극이다. 그러나 과거사례를 볼 때 낙관하진 않는다.”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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