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프리즘-한지숙]세계에 비친 한국의료,‘충격적 전염병 관리’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로 인한 ‘코리아 포비아’가 확산하고 있다. 홍콩, 대만, 마카오, 중국, 일본 등이 한국 여행 자제령을 내렸고, 지난해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미국도 경계심을 갖고 한국의 발병 진행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외신들은 한국의 메르스 사망자, 확진자, 격리자 수와 휴업 학교 수 등 정부 발표를 실시간 속보 전하고 있다. 이들 눈에 의료선진국이라던 한국은 좀 과장하면 지난해 에볼라 발병국 서아프리카 국가 수준으로 떨어졌다.

외국 전문가들의 조언과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주로 한국 정부의 초동 대처 실패, 사후 과잉 반응이 거론된다.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피해를 입은 홍콩의 전염병 전문가들은 한국 정부가 사태를 악화시켰다고 질책하고 있다.

홍콩대 미생물학자 호 팍렁 교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와의 최근 인터뷰에서 “한국의 의료 수준은 좋다. 특히 성형수술이 그렇다”며 “하지만 그들의 전염병 관리 방법은 꽤 충격적이다”고 놀라워했다.

호 교수는 “정보를 덮는 것은 일반에 공포만 키울 뿐이라며, 중국 정부조차 사스로부터 보다 투명해져야한다는 것을 배웠다”고 지적했다.

비밀주의 뿐 아니라 무지에서 비롯된 과잉 반응 역시 공포를 키우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특히 각급 학교 휴교 조치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듀크대 의과대 및 글로벌건강연구소의 전염병 전문가 그레고리 그레이 교수는 학교 웹사이트에 글을 올려 “많은 전문가들이 한국 정부의 과잉 반응을 두고 논쟁할 것이다”며 “현재 지식으로는 메르스의 사람 간 감염은 가까운 접촉에 의해서만 일어난다. 그런 전염은 대개 증상이 확실히 발현된 환자가 있는 병원이나 가정에서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그레이 교수는 “메르스 바이러스가 전염력이 높아지는 쪽으로 변형이 이뤄졌다는 증거는 없으며, 아무런 관련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학교가 문 닫고, 일반이 공포를 갖게 하는 것은 해롭다”고 지적했다.

한국을 방문한 세계보건기구(WHO) 합동조사단 역시 “학교가 메르스 전파와 관련 있었던 적이 없다”며 수업 재개를 권고했다.

미국 타임지(紙)에 따르면 미국 질병관리센터(CDC)가 2012년 첫 메르스 보고 이후 감염국가들을 조사한 결과, 진단자의 90%가 의료 기관에서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미국에서 발병한 메르스 환자 2명도 모두 중동을 방문한 의료계 종사자였다. CDC는 두 환자를 10일만에 확진 판정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였다. 지난해 에볼라가 서아프리카에 창궐할 당시에도 CDC는 모든 주 병원에 진단 및 예방 관련 사전 매뉴얼을 각 병원에 배포했었다. CDC 권고를 텍사스주에 있는 한 병원이 무시함으로써 미국의 에볼라 첫 2차 감염자가 나왔다.

CDC와 단순 비교하기 어렵지만 우리에게도 질병관리본부가 있다. 그런데 질병관리본부는 오히려 병원 측의 메르스 진단 요청을 묵살해 화를 키웠다. 질병확산본부라 불러도 전혀 이상하지가 않다.

jsha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