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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이프 칼럼-박인호]도시탈출, 어촌·산촌도 있다
며칠 전 필자는 운 좋게도 강원도 홍천군 내면에 위치한 칡소폭포에서 산란기를 맞은 보호어종인 열목어의 회귀 장면을 지켜볼 기회가 있었다. 폭포에서 떨어지는 거센 물살을 헤치고 전진하는 열목어의 귀소 행렬은 2009년 이후 사회적 트렌드가 된 귀농ㆍ귀촌 열풍을 연상케 했다.

귀농ㆍ귀촌 인구는 매년 사상최대치를 경신해 지난해의 경우 4만4586가구를 기록했다. 이중 75%는 귀촌, 나머지 25%는 귀농이다. 그런데 도시민의 귀소행렬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비단 귀농ㆍ귀촌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일부는 어촌으로도 가고, 산촌으로도 간다. 이 때문에 귀어, 귀산촌이라는 새로운 흐름까지 생겨났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농가는 112만1000가구, 어가(내수면 제외)는 5만9000가구, 임가는 9만6000가구로 나타났다. 새로운 인생2막을 위해 도시탈출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귀농ㆍ귀촌 뿐 아니라 귀어에도 관심을 가져볼만하다.

올해 1월 20일 제정된 ‘귀농어ㆍ귀촌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도 ‘귀농어’라고 명시돼 있다. 농업인이 되기 위해 농촌으로 이주한 사람을 귀농인, 어업인이 되기 위해 어촌으로 이주한 사람을 귀어인으로 정의했다.

현재는 귀농이 압도적이지만 소득구조로 보면 어가가 앞선다. 정부 통계를 보면, 지난해 농가의 가구당 평균소득은 3495만원인데, 어가의 평균소득은 4101만원에 달했다.

귀농과 마찬가지로 귀어 역시 4050세대의 관심이 가장 높다. 지난해 10월 문을 연 귀어귀촌종합센터를 찾은 상담자를 연령별로 보면 50대가 31%, 40대가 28%로 전체의 59%를 차지했다. 귀어 희망지역은 전남(22%), 경남(19.8%)을 가장 선호했다.

귀어와 함께 귀산촌 역시 탈(脫)도시 행렬의 새로운 흐름을 보여준다. 산촌은 ‘산림기본법’에서 정한 대로 산림면적비율이 70% 이상, 인구밀도와 경지비율이 전국 읍면 평균치 이하인 전국 466개 읍면이 해당된다. 산림청과 한국임업진흥원에서는 고부가 소득 작물에 대한 각종 교육을 통해 귀산촌을 장려하고 있다.

이런 귀어, 귀산촌의 새로운 흐름이 기존 귀농ㆍ귀촌 열풍과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창출한다면 금상첨화다. 지금 농업에서의 가장 큰 화두는 6차 산업(1차 생산, 2차 가공, 3차 유통ㆍ서비스의 융복합)이다. 이런 농업의 융복합은 어업, 임업과도 통한다.

전 국토의 64%가 산으로 둘러싸인 우리나라에서 사실 농업과 임업은 예전부터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였다. 농업과 임업의 6차 산업 접목은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고 본다. 어촌 또한 실제로는 반농반어(半農半漁) 형태가 많기 때문에 농업과 연계해 6차 산업의 접점을 찾기가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귀어나 귀산촌에 대한 홍보나 정책적 지원은 귀농ㆍ귀촌보다 늦게 시작돼 아직 도시민들의 인지도나 관심이 낮은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해양수산부와 산림청은 보다 적극적인 홍보와 상담, 관련 교육 및 지원체계 강화에 나서야 한다.

또 귀농귀촌종합센터(농림축산식품부 농정원), 귀어귀촌종합센터(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 귀농귀산촌종합센터(산림청 임업진흥원) 간 협력 시스템 구축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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