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에서 입주까지 시간 공백이 적은 아파트가 인기다. 청약제도 개편 등으로 분양시장에 실수요자들이 밀려들어오자 ‘실수요 관점’에서 청약에 임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결과다.
수도권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 비율)이 이미 70% 수준으로 높아 전세보증금으로 집값을 치르면 은행 대출도 많이 받을 필요 없어 당장 새로 마련해야 할 목돈 부담도 적다.
오는 11월 입주를 앞두고 있는 아현역 푸르지오 공사현장. 지난달 말 일반분양 계약을 진행한 이 단지는 6개월만 지나면 바로 입주한다. (사진=대우건설) |
강승우 왕십리센트라스 분양소장은 “본인이 직접 들어가 살 생각을 하는 청약자들이 많다보니 우리 단지가 입주까지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 비교적 짧다는 부분이 어필했다”며 “단기간에 100% 계약이 끝났다”고 말했다.
새 아파트 분양시장에서는 통상 새 아파트 청약부터 준공후 입주까지 30개월, 길면 36개월이 소요된다. 착공후 바로 분양하는 전형적인 ‘선분양’ 아파트다. 하지만 최근 분양시장에는 이 기간이 최대 절반까지 적은 곳들이 많아졌다. 대부분 재건축 재개발 아파트로 이미 조합원 분양 물량이 확보돼 시공사가 시공비 부담없이 공사를 시작한 경우다.
센트라스의 경우 청약(3월 말)에서 입주(내년 11월)까지 20개월쯤 된다. 지난해 초 공사에 착수해 견본주택 개관 즈음엔 이미 각 동의 저층부 쌓기 공사를 진행했다.
이 단지는 중도금 납부는 이자후불제를 적용해 주고 있다. 매월 발생하는 중도금 대출 이자를 입주시점(잔금 납부시)에 지급하도록 했다. 공사기간이 짧기 때문에 그만큼 금융비용도 덜 수 있다.
왕십리 올레 공인 최인석 대표는 “내년에 이사를 준비한다는 고객들이 분양 상담을 많이 했다”며 “손님들은 입주까지 2년 넘게 걸리는 곳과 비교해서 최대 50%까지 이자부담이 줄어드는 점을 매력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 서대문구에 들어서는 ‘아현역 푸르지오’는 분양에서 입주까지 걸리는 시간이 더 짧다. 2012년 11월 착공된 이 아파트는 지난달 일반분양을 진행했다. 입주는 당장 올해 11월 예정이다. 현재 공정률이 70%에 달한다. 각 동의 외벽공사까지 마쳤고, 단지 부대시설과 조경 공사 정도만 남았다.
민승원 대우건설 분양소장은 “계약 만기를 앞둔 세입자들이 몇 달 안에 입주할 곳을 찾다보니 많이 몰렸다”며 “서대문구와 마포구가 30%를 자치하는 등 서울 곳곳에서 청약했다”고 말했다.
아예 처음부터 아파트를 다 짓거나 80% 이상 준공한 후 분양하는 ‘후분양’ 아파트로 공급하는 곳도 있다.
광주시 남구 방림동에 자리잡은 ‘명지로드힐’은 입주를 5개월여 앞둔 지난달 말 청약을 진행했다. 특별공급 제외한 175가구 모집에 2217명이 접수해 평균 경쟁률 12.67대 1을 기록했다.
포스코직원들이 결성한 1기 직장주택조합 아파트인 경기도 구리의 ‘구리 포스코 더샵 그린포레’는 지난해 말 분양을 시작했고, 이달 말부터 입주에 들어간다. 두 개 단지로 나뉜 이 아파트의 1단지에는 조합원(포스코 직원)들이 입주하고, 현재 2단지 일부 잔여가구를 분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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