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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 ‘평택반도체시대’ 지역경제 살리고 성장기폭제 잡는다
[헤럴드경제(평택)=권도경 기자] 7일 착공한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단지는 여러 측면에서 큰 의미를 담은 투자 프로젝트로 평가된다.

▶국내 ‘제조업 공동화’ 우려 씻어= 우선 국내 제조업의 새로운 기반을 창출하는 투자란 평가다. 최근 주요 대기업들은 중국, 베트남, 미주 등지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왔다. 삼성도 지난해 중국 시안에 메모리 반도체 공장을 가동했고 베트남에 휴대전화 라인을대규모로 증설했다. 현대차도 지난달 중국 허베이성 창저우시에서 중국 제4공장 착공식을 했다. LG디스플레이도 지난해 중국 광저우에 LCD 공장을 준공했다.

대기업들의 글로벌 투자가 국내 제조업 공동화를 부추긴다는 비판도 산업계 안팎에서 제기돼 왔다. 삼성이 평택 단지에 투입하는 재원은 대기업이 국내에서 실행하는 단일 시설 투자로는 단연 최대 규모로 15조 6000억 원에 달한다. 현대제철이 2006년부터 7년간 충남 당진 일관제철소에 쏟아부은 투자 규모(10조 원)보다도 훨씬 많다.

삼성과 경기도는 인프라와 설비 건설 과정에서 8만 명, 반도체 라인 가동 과정에서 7만 명 등 총 15만 명 규모의 고용 유발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통큰 투자는 향후 다른 대기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축사에서 “삼성전자의 평택 반도체공장 건설은 그간 성장에 안주하지 않고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선제적 투자하는 기업가 정신과도 같다”면서 “평택 단지가 기흥과 화성으로 이어지는 세계 최대 반도체 인프라 및 명실상부한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 기지로 도약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시스템 반도체처럼 고부가가치 첨단분야를 창출할 수 있도록 규제를 철폐해 시장 조지 진입을 뒷받침하겠다”고 약속했다.



▶실적 하강국면 종합반도체 세계1위 겨냥한 결단=평택 반도체단지 투자는 지난해 10월 삼성전자와 경기도 등이 투자협약서에 서명함으로써 구체화했다. 당시 삼성전자는 실적 악화로 최악의 고전을 면치 못했다.

삼성전자는 2013년 3분기 10조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올려 분기 최고점을 찍은 이후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 한계와 중국산 중저가 업체의 협공 등에 밀려 2014년 1분기에는 8조 원대, 2분기에는 7조 원대, 3분기에는 4조 원대로 영업이익이 급하강했다.

그럼에도 삼성전자는 당초 예정보다 시기를 1년 이상 앞당겨 평택 라인에 과감한 투자를 결정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정부와 지자체 인사들을 잇따라 만나면서 제조업 경쟁력 원천 확보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결단을 내렸다는 후문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은 지난해 말로 출범 40주년을 맞았다. 반도체 부문은 작년 2∼3분기 실적 하강 국면에서도 2조 원이 넘는 분기 영업 이익을 올려 실적 방어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글로벌 반도체 시장 규모는 2014년 3545억 달러에서 2018년 3905억 달러로 견조한 수요 속에 지속 성장이 이뤄질 것으로 예측됐다.

한국은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점유율 2위이며, 메모리 시장에서는 53.1%의 압도적 점유율로 1위를 지키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 부문의 매출 29조 3000억 원, 순이익 9조 2000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 삼성전자 반도체부문이 순항하면 영업이익 15조원 시대가 열릴 가능성도 상당하다. 삼성전자가 비메모리반도체 분야를 집중 보강할 경우 종합반도체 1위 인텔을 2017년에는 넘어설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삼성은 14나노 핀펫(FinFet)과 3D V낸드 TLC(트리플레벨셀) 제품 등을 잇따라 개발하는 데 성공, 반도체 미세공정 경쟁에서 일본 도시바, 미국 마이크론 등 경쟁업체들보다 한발 앞선 것으로 평가받는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6와 S6엣지 등 플래그십 스마트폰 신작에 자사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인 엑시노스를 전량 탑재한 데 이어 애플 아이폰 차기 모델에 실릴 AP인 A9 물량 중 상당량을 공급하기로 계약하는 등 모바일용 반도체 사업에서 선전하고 있다.

2017년 상반기부터 가동될 평택 반도체 단지에서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할지, 시스템LSI 등 시스템 반도체를 양산할지는 추후 시장 상황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은 “모바일, 웨어러블, 사물인터넷(IoT) 부문의 성장이 예상돼 시장 상황을 보고 투자 품목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삼성은 국내 화성 단지에서 메모리 반도체, 기흥 단지에서 시스템 반도체를 생산하고 미국 오스틴 공장에서는 시스템 반도체, 중국 시안 공장에서는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각각 양산하고 있다.

/ kong@heraldcorp.com

* 사진설명 :박근혜 대통령이 7일 오전 경기도 평택 고덕 국제화계획지구 내 부지에서 열린 삼성전자 반도체 평택공장 기공식에 참석해, 이재용 부회장, 권오현 대표이사, 원유철 의원 등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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