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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 세계 최대 평택 반도체라인 15조 투자…왜?
[헤럴드경제(평택)= 권도경 기자] 삼성전자가 평택 반도체 시대를 열었다.

삼성전자는 7일 오전 경기도 평택에 위치한 고덕산업단지에서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단지 기공식’을 열고 본격적인 라인 건설에 착수했다.국내 대기업의 단일 투자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삼성전자가 국내에 이 같은 대규모 설비투자를 실행하는 것은 2012년 화성 반도체 17라인 신설 투자 이후 약 3년 만에 처음이다. 이번 투자를 통해 기흥과 화성을 잇는 최첨단 반도체 클러스터를 완성한다.

‘미래를 심다’라는 슬로건으로 열린 기공식에는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해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남경필 경기도지사, 공재광 평택시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부회장), 고객사 관계자 등 600여 명이 참석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축사에서 평택 단지에 대해 “그동안 성장에 안주하지 않고 선제적으로 투자하는 기업가 정신을 보여줬다”며 “기흥, 화성으로 이어지는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 인프라를 갖춰 반도체 생산의 중심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해달라”고 주문했다.



권오현 대표이사는 환영사에서 “기술 불모지에서 시작한 삼성전자의 반도체사업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다시 한번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며 “평택 반도체단지가미래창조경제 구현에 큰 역할을 하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평택 반도체단지는 총 부지 면적이 289만㎡(87.5만 평)로 축구장 약 400개크기다. 기존 국내 최대 반도체 생산 단지인 기흥·화성 공장을 합한 면적(91만 평)과 맞먹는 규모다. 삼성전자는 이 중 79만㎡(23만 8000평)의 공장 부지에 1단계로 역대 최대 규모의 반도체 생산라인 1기와 관련 인프라를 건설한다.

2017년까지 1단계로 총 15조 6000억 원의 투자를 집행할 계획이다. 이 역시 단일 반도체 생산라인 투자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작년 5월부터 본격 가동된 시안 공장에 투입된 70억 달러(약 7조 5000억 원)의 2배가 넘는 금액이다. 투자 금액은 인프라와 공장 건설에 5조 6000억 원, 반도체 설비 투자에 10조 원이 각각 투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과 경기도는 이번 투자로 41조 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15만 명의 고용 창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 단지는 박근혜 정부의 경제혁신 3개년 계획에 따른 규제완화 등 지역경제 활성화 정책에 맞춰 당초 계획보다 1년 이상 앞당겨 투자가 결정됐다. 삼성전자와 경기도는 지난해 10월 투자 협약서에 서명했다.

최첨단 기술을 접목한 친환경 라인으로 조성되는 평택 반도체 단지는 2017년 상반기에 본격적으로 가동될 예정이다. 수요가 급증하는 모바일·서버 부문의 시장 리더십을 강화하고 차세대 사물인터넷(IoT) 시장을 선점하는 중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평택 라인에서는 향후 시장 상황을 지켜보면서 메모리 반도체 또는 시스템LSI 제품 등을 생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 규모는 2014년 3500억 달러 규모에서 2018년 3905억 달러(약 422조 원) 선으로 지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IoT·웨어러블·커넥티드카 부문의 반도체 수요가 급증할 전망이다.

1기 라인 외에 남는 부지에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신설 라인이나 전기차·2차전지·바이오·헬스 등 신성장동력 부문의 추가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재계는 삼성전자의 공격적인 투자를 반도체 시장 석권을 위한 포석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은 지난해 말 출범 40주년을 맞았고 메모리 시장에서는 22년 연속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메모리반도체 분야 세계 최고인 삼성전자가 약점으로 꼽히는 시스템 반도체 부문을 키워 인텔을 넘어서는 종합반도체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전략의 일환인 것이다.

특히 삼성전자의 평택 반도체라인 조기투자는 지난해 10월 최악의 실적을 받아든 상황에서 결정됐다. 위기상황에서 선제적으로 투자해 반도체시장을 장악하려는 전략을 새로운 해법으로 삼은 것으로 풀이된다. 반도체시장은 스마트폰이나 가전과 달리 진입장벽이 높고, 삼성전자가 핵심경쟁력인 미세공정 전환에서도 주도권을 잡은만큼 장기적인 성장축은 스마트폰이 아닌 반도체가 될 것이라는 게 주된 의견이다.

평택 반도체 단지는 삼성 단지와 IT R&D(연구개발) 센터가 집중된 기흥·화성·수원과 디스플레이 단지가 있는 천안·아산 지역의 중심축으로 수도권과 충청권을 잇는 대형 IT 밸리를 구축하는 연결 고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k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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