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30대 그룹 계열의 대기업들도 엔저와 내수침체 여파로 지난해 국내외 매출이 동시에 부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기업 3곳 중 2곳은 지난해 해외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30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해외매출을 공시하는 30대 그룹 계열사 146곳의 2013∼2014년 국내외 매출 현황을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의 해외매출은 859조 1000억 원에서 837조 7000억 원으로 21조 4000억 원(2.5%) 줄었다.

국내매출도 487조 2000억 원에서 483조 3000억 원으로 3조 9000억 원(0.8%) 감소했다.

해외매출 감소폭이 국내 매출 감소폭을 상회하면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해외매출 비중은 63.4%로 전년보다 0.4%포인트 떨어졌다.

이번 조사는 30대 그룹 중 일반적인 실적비교가 어려운 부영·미래에셋을 제외한 28개 그룹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들 중 해외매출이 감소한 곳은 18곳(64.3%)이나 됐다. 대기업 3곳 중 2곳은 해외매출이 줄어든 셈이다.

해외매출은 수출 및 해외법인 매출, 국내 생산 제품의 해외 판매로 인한 매출 가운데 각 기업이 자체 기준에 따라 해외부문 매출로 공시한 수치를 집계한 것이다.

해외매출 감소의 원인은 정보기술(IT)·석유화학 부문 수출이 부진을 면치 못한 탓이 크다. 주요 기업들이 내수침체를 만회하기 위해 신규 해외 시장 개척 등 해외 사업에 역점을 뒀지만 엔화 약세로 가격경쟁력을 잃으면서 사업확장 기회를 얻지 못했다.

해외매출이 감소한 그룹은 삼성, GS, 에쓰오일 등 IT·석유사업을 주력으로 한 기업들이었다.

삼성은 해외매출이 2013년 292조 9000억 원에서 2014년 267조 1000억 원으로 25조8000억 원(8.8%) 감소했다. 삼성전자의 해외매출액이 20조 4000억 원 줄었고,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중공업, 삼성전기 등도 1조 원 이상 감소했다.

GS가 38조 5000억 원에서 35조 3000억 원으로 3조 2000억 원(8.3%) 줄었다. 또 에쓰오일(감소액 1조 3000억 원, 6.9%), 롯데(1조 2600억 원, 9.4%), 두산(1조 700억 원, 5.9%) 순으로 감소폭이 이었다.

이밖에 롯데, CJ, 대림, 한화, 효성, 영풍 등도 지난해 해외매출액이 5000억 원 이상 감소했다.

반면 포스코는 해외매출액이 52조 8000억 원에서 61조 3000억 원으로 8조 5000억 원(16.1%) 늘었다. SK(4조 원, 5.2%), 현대자동차(2조 1000억 원, 1.8%), 대우조선해양(1조 500억 원, 7.6%)도 1조 원 이상 증가했다.

한편 지난해 해외매출 비중이 가장 높았던 곳은 대우조선해양으로 15조 2000억원의 매출 중 98.2%를 해외에서 벌어들였다.

삼성이 86.4%로 2위였고, 한진(75.2%), 현대중공업(73.8%), 효성(70.2%) 등이 70% 이상을 기록했다. 이들 5개 그룹 중 지난해 대우조선해양을 제외한 4곳의 해외매출이 감소했다.

반면 해외매출이 낮은 곳은 신세계(해외매출 비중 0.01%), KT(1.4%), 현대백화점(2.6%), KCC(15.9%), 롯데(18.8%) 등이었다.

개별 기업으로는 삼성전자(해외매출 감소액 20조 4000억 원), GS칼텍스(4조 4000억 원), 삼성디스플레이(4조 3000억 원), 에쓰오일(1조 3000억 원), 두산중공업(1조 2000억 원) 등의 해외매출이 크게 줄었다.

반면 포스코(해외매출 증가액 4조 7000억 원), 대우인터내셔널(3조 9000억 원),SK하이닉스(2조 9000억 원), SK이노베이션(2조1000억 원), 현대건설(1조 3000억 원), 대우조선해양(1조 500억 원) 등은 해외매출이 1조 원 이상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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