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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삼구 회장 금호그룹 재건 한 발 더 가까이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박삼구(사진·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대 김상열(호반건설 회장)’ 구도였던 금호산업 인수전에서 호반건설이 멀어져가면서 박 회장 단독으로 채권단과 협상에 나서는 구도가 형성되고있다.

박 회장이 금호산업 인수를 위한 충분한 자금을 확보하는 것이 여전히 변수로 남았지만, ‘경쟁’이라는 변수가 사실상 제거돼 박 회장이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금호산업을 되찾는 데 한 걸음 다가섰다는 분석이 따르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산업 채권단은 단독 응찰한 호반건설을 우선협상자로 선정하지 않기로 결정한 후 우선매수청구권을 갖고 있는 박 회장과 직접 협상하는 수의계약 방식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산업 본입찰 결과 ‘잠정적 유찰’로 결론을 내린 채권단으로서는 처음부터 다시 매각 작업을 진행하는 방식도 고려할 수 있지만, 앞서 예비입찰 단계에서 5곳이 인수의향서를 제출하고도 정작 본입찰에 호반건설 단 한 곳만 나선 것을 감안하면 재입찰 카드를 꺼내기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그룹 재건을 위해 금호산업 인수에 대한 의지를 여러 차례 피력한 박 회장을 상대로 채권단이 수의계약 방식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박 회장은 경영권 지분(전체 지분의 50%+1주)을 되살 수 있는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하고 있어 채권단이 박 회장과의 직접 협상에 나선다면 평가기관을 통해 지분가치를 평가받고 이를 기반으로 매각 작업을 진행하면 된다.

박 회장은 이에 대해 채권단이 재입찰과 수의계약 중 한쪽으로 입장을 정할 때까지 일단 예의주시하겠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유찰 결정 다음날 이른 아침 광화문 금호아시아나그룹 본사 로비에서 기자와 단독으로 만나 수의계약 가능성에 대해 “유찰이 됐으니 추후 채권단이 입장을 정할 것”이라며 “일단은 채권단의 입장이 나올 때가지 기다리겠다”고 답했다.

박 회장은 수의계약이 진행될 경우 적극 나설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가벼운 미소와 함께 고개를 끄덕이며 일단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이에 따라 채권단이 박 회장과 직접 협상에 들어갈 경우 박 회장이 그간 보여 왔던 금호산업 인수 의지가 본격적으로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박 회장은 이번 유찰 관련 “왜 유찰됐는지 모르겠다. 호반건설에서 조건을 세게 얘기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정확한 이유를 알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하지만 실제 수의계약으로 이어질 경우 박 회장에게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부담이 따를 수밖에 없다. 당초 6007억원을 써낸 호반건설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면 박 회장은 6000억원 언저리서에서 경영권 지분을 되찾을 수 있었지만, 유찰에 따라 무위로 돌아갔다.

문제는 호반건설이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응찰했다 채권단으로부터 선택되지 않았기 때문에 향후 인수가는 올라갈 수밖에 없다는것이다. 이에 박 회장이 수의계약에 나선다면 보다 높은 금액을 준비해야 한다.

아시아나항공 최대주주인 금호산업에 대한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고려하면 금호산업 가치는 1조원 가까이 되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박 회장이 수의계약에 대비해 확실한 재무적 투자자를 확보하는 것이 주요 과제가 됐다.

채권단은 다음달 5일 이후 전체 회의를 열고 재입찰과 수의계약을 두고 최종 계획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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