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김없고 물빨래 가능 폴리혼방 선봬
마린티와 마재킷 코디하면 쿨비즈룩
안에 밝은셔츠 매치 깔끔한 온타임룩
슬립온·스니커즈와도 잘 어울려
특1급 호텔에서였다. 눈부시게 하얀 빛깔, 차르르 흐르는 듯한 촉감, 구김하나 없이 반듯하게 다려진 ‘리넨(linen)’ 컵받침에 영국식 찻잔을 올려 놓고 애프터눈티(Afternoon tea)를 즐기며 누군가는 말했다. “이것이야말로 궁극의 사치다”라고.
아마사로 짠 직물을 통칭하는 리넨은 사치스러운 소재다. 옷으로 입기에는 더욱 그렇다. 무엇보다도 관리가 어렵기 때문이다. 세련된 외관에 청량감이 탁월해 여름 패브릭의 대명사로 알려져 있지만, 예민한 소재여서 잘 끊어지거나 가공 시간이 오래 걸린다. 구김이 많이 가고, 손빨래를 해도 뒤틀림이 생긴다. 그래서 형태 그대로를 보존하기가 힘들다.
그랬던 리넨이 달라졌다. 물세탁이 가능한 리넨 혼방 상품이 출시되는가 하면, 남성복 셔츠 상품에만 머물렀던 리넨 상품이 피케셔츠 등 다양한 캐주얼 의류에도 접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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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넨을 다양하게 활용하는 방법. [사진제공=제일모직 빈폴] |
김명경 삼성패션연구소 책임연구원은 “리넨이 남성복과 여성복을 통틀어 캐주얼, 스포츠 등 전 의류군에서 대표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여름, 멋남들의 필수 아이템인 리넨이 진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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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넨을 다양하게 활용하는 방법. [사진제공=제일모직 빈폴] |
▶물세탁 후 툭툭 털어입는 리넨 피케티셔츠 출시=리넨은 고대 이집트 고분에서 발견된 미라의 옷으로 사용될 만큼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의류용 섬유 소재 중 하나다. 지난 10여년 간 리넨은 여름 남성복의 단골 소재였다. 드레스 셔츠는 물론, 재킷, 수트 등 리넨을 적용한 아이템들이 편안하고 여유로운 남성복 스타일링의 대명사로 자리잡았다.
이번 시즌, 관리가 까다로운 리넨의 소재 혁신이 이뤄졌다. 천연 리넨에 기능성 소재인 폴리에스테르를 접목한 상품이 국내에서 최초로 출시된 것. 그동안 리넨에 면 혹은 실크 혼방 상품이 출시된 적은 있었지만 리넨의 취약점을 보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제일모직 빈폴은 드라이클리닝이 아닌, 물빨래가 가능한 리넨 혼방 제품을 캐주얼 의류에 접목해 선보였다. 프랑스 노르망디 북부의 리넨 원료를 공수해, 이탈리아 비엘라(Biella)의 멜란지(Melange) 방적기술을 적용했다. 멜란지 컬러를 100% 내면서도 리넨을 끊어지지 않게 한 기술이다. 리넨과 폴리에스테르를 6대 4로 혼용, 구김을 최소화하고 손빨래를 해도 형태를 보존할 수 있게 했다. 이 기술을 위해 빈폴 측은 지난 18개월을 연구개발(R&D)에 집중했다고.
빈폴은 피케 티셔츠와 함께 라운드 티셔츠, 재킷, 카디건 등에 이 리넨 혼방 기술을 적용한 ‘딜라이트 리넨’ 라인으로 올 여름시즌 쿨비즈룩을 제안했다. 빈폴 딜라이트 리넨은 출시 이후 주말 이틀 동안만 4000장이 판매되며 대박 조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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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넨을 다양하게 활용하는 방법. [사진제공=제일모직 빈폴] |
▶리넨, 멋스럽게 입으려면=리넨 피케 티셔츠는 쿨비즈룩에서 위켄드룩까지 다양하게 활용 가능한 아이템이다. 빈폴멘즈 디자인실의 박은아 선임은 “스트레치가 잘 되는 리넨 저지(Jersey) 소재의 재킷에 시원한 마린 무드의 스트라이프 티셔츠를 매치하면 편안하면서도 단정한 쿨비즈룩을 연출할 수 있다. 티셔츠 대신 밝은 컬러의 리넨 피케셔츠를 이너로 입으면 격식있는 자리에도 어울리는 깔끔한 온타임룩을 완성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영대 제일모직 과장은 “리넨 피케 티셔츠에 울, 니트 등 독특한 소재의 넥타이나 도트 패턴의 넥타이를 활용하면 좀더 캐주얼한 오피스룩을 연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캐주얼한 피케셔츠는 위켄드룩에서 빛을 발한다. 리넨 피케 티셔츠에 카디건을 걸치고 반바지를 매치하면 스타일리시한 주말 데이트룩을 완성할 수 있다. 이때 컬러는 화이트나 스카이블루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화이트 롱팬츠를 롤업해보자. 슈즈는 슬립온이나 단화, 스니커즈 등이 더 잘 어울린다.
김아미 기자/amigo@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