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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패션을 만나다]자연과 조화…과장되지 않음이 내 패션
② 신재희‘ 재희신’
② 신재희‘ 재희신’

명사들 입어 이슈되기보단 옷자체에 집중
연내 단독매장·쇼룸형태로 中시장 공략



신재희(36)는 “패션은 애티튜드(Attitude)”라고 말하는 디자이너다.

그에게 옷을 입는다는 것은 단순한 시각적인 경험을 넘어서 태도를 규정짓고 가치를 입는 행위다. 그의 패션 브랜드 재희신(Jehee sheen)은 ‘무소유’, ‘자연과의 조화’ 같은 가치를 추구한다.

이탈리아 패션명문 마랑고니(Istituto Marangoni)에서 패션디자인 마스터 과정을 조기 졸업, 조르지오 아르마니 남성복 디자이너(2006~2009)를 거쳐, 대기업 브랜드도 들어가기 힘들다는 피티워모에서 한국인 최초로 이름을 알렸던 신재희. 화려한 프로필과는 달리 스스로를 ‘은둔형’이라고 말하는 신재희 디자이너를 동대문 쇼룸에서 만났다.

▶패션쇼에 셀럽(Celebrity)이 없는 것으로 유명하다.

-2009 FW가 첫 시즌이었다. 지금까지 한번도 쇼에 셀럽을 초청하지 않았다. 당연히 포토월도 없다. 재희신은 관념적인 것에 브랜드 가치를 두고 있다. 그런데 셀럽들은 옷을 입고 자기를 드러내려고 한다. 이것이 브랜드 가치와 충돌한다. 재희신에 디자이너 신재희가 보여서는 안되는 것처럼, 재희신의 옷을 입은 연예인들이 드러나서는 안된다는 게 철칙이다.

▶프로필만 잘 팔아도 ‘먹고 살만’ 할 텐데, 왜 디자이너가 드러나면 안된다는 건가.

-옷만 보여주고 옷으로만 평가받고 싶다. 그런 부분들을 직원들이나 주변에서 갑갑하게 생각한다. 대중과의 소통이 안된다면서 말이다. 어제도 회식하는데 MD가 한시간을 꾸짖었다. 방송에도 나가고 디자이너를 알리면 세일즈에 도움이 될 거라고. 하지만 재희신의 철학에 맞지 않는다.

▶국내에 유통망이 없다. 재희신의 옷을 살래야 살 수 없다는 건데.

-그동안은 이탈리아, 프랑스 등 유럽에서만 브랜드를 전개해왔다. 현재 ‘로메오(Romeoㆍ파리 유명 쇼룸)’를 통해 유통을 진행하고 있지만 그마저도 이번 시즌부터는 재계약을 하지 않았다. 많은 디자이너들이 쇼룸을 통해 멀티숍 비즈니스를 전개하고 있는데, 태생적인 한계를 갖고 간다. 쇼룸들이 우리같이 잘 알려지지 않은 브랜드를 메이저 브랜드 사이에 끼워 놓고 감초 역할을 하게 한다. 이 때문에 ‘과장된(Extreme)’ 옷을 만들어야 하는 압박감이 생긴다. 결국 브랜드가 망가지게 되더라.

▶그 흔한 세컨드 브랜드도 없다.

-세일즈 돌파구로 여성복 ‘32디쳄브레’를 런칭했다. 많은 디자이너들이 가격 격차 때문에 세컨드 브랜드를 바로 전개한다. 나는 그 전략 자체에 회의적이다. 메인 브랜드도 제대로 정착이 안된 상태에서는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필요성을 느끼면서도 참고 있다.

▶향후 계획은.

-중국시장을 집중할 생각이다. 올해 안으로 단독매장이나 쇼룸 형태로 온전하게 세일즈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는 중이다. 중국은 자기 생각이 분명한 아트스트들이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는 인프라가 갖춰져 있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온전하게 하면서 세일즈도 할 수 있는 곳, 재희신을 지킬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김아미 기자/amigo@

사진=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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