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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예선 기자의 Car톡!> SUV서 소피마르소까지…상하이모터쇼 견문록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2015 상하이모터쇼가 29일 열흘 간의 자동차 대향연을 마치고 폐막했습니다.

기자는 지난 20~21일 중국 상하이모터쇼에 다녀왔습니다. 22~29일까지 진행되는 일반 공개에 앞서 전세계 언론인들에 미리 공개되는 프레스데이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서였는데요. 세계 최대 규모의 상하이모터쇼 구석구석, 생생한 분위기를 담아봤습니다. 
사진2)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 SUV 중국대첩. 사진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메르세데스-벤츠 컨셉트카 GLC 쿠페, BMW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인 BMW X5 xDrive40e, 시트로엥 에어크로스, 볼보 ‘XC90 엑설런스’ [상하이(중국)=천예선 기자]
기자는 하루 전날인 19일 상하이 푸동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상하이 특유의 후텁지근함이 밀려오더군요. 고속도로 이동 중 두가지가 눈에 띄였습니다. 도로 옆 ‘AUTO SHANGHAI 2015’ 깃발과 도로 위 택시가 거의 다 폴크스바겐이라는 점입니다. 중국 판매 1위 수입차 업체인 폴크스바겐의 위력을 실감한 순간이었습니다.

프레스데이 당일 혼잡을 피하기 위해 공항에서 바로 상하이모터쇼 현장으로 향했습니다. 서울에서 접수를 마친 미디어 등록증을 받기 위해서입니다. 절차가 번거로울 것으로 예상했지만 생각보다 쉽게 발급돼 가이드도 기자단도 내심 놀랐습니다. 
 
2015 상하이모터쇼가 열린 국가컨벤션센터 모습. [상하이(중국)=천예선 기자]

▶‘네잎 클로버’ 상해 국가컨벤션센터=슬쩍 전시장을 훔쳐봤습니다. 세.계.최.대. 입 떡 벌어졌습니다. 전시장 규모는 35만㎡(10만5875평). 축구장 48개를 합쳐놓은 규모이고 일산 호수(30만㎡) 면적보다 큽니다. 세계 5대 모터쇼(프랑크푸르트·파리·제네바·디트로이트·도쿄) 중 규모가 가장 크다는 파리(16만㎡)보다 두배 이상 넓습니다. 이곳을 이틀간 발에 땀이 나게 돌아다녀야 하는 것이지요.

이번에 16회를 맞는 상하이모터쇼는 올해부터 전시장을 옮겼습니다. 그동안에는 신국제박람센터에서 해왔는데 올해 처음으로 국가컨벤션센터에서 치러졌습니다.

상해 국가컨벤션센터 형상은 ‘네잎 클로버’입니다. 4개 잎사귀의 각 반쪽이 1개 전시관입니다. 네잎을 합쳐 8개 전시관이고, 이것이 2층으로 돼 있으니 총 16개 관인 셈입니다. 이번 모토쇼 13관으로 꾸며졌습니다. 

▶비내리는 상하이, 자동차 ‘블랙홀’=20일 프레스데이 첫날, 상하이에는 비가 내렸습니다. 뿌연 하늘에 추적한 날씨. 그러나 이같은 우울한 분위기는 모터쇼에 입성한 순간 180도 바뀌었습니다. 올해 상하이모터쇼에는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을 잡기 위해 전세계 20여개국 2000여개 자동차ㆍ부품 업체가 1300대의 차를 가지고 참가했습니다.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차량 119대(중국 로컬업체 포함)를 비롯해 47대의 컨셉트카와 103대의 친환경차까지 열흘간 대향연을 펼칩니다.

참고로 중국은 2009년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에 등극했습니다. 지난해 중국 자동차 판매대수는 2349만대로 전년대비 6.8% 증가해 사상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미국은 전년대비 6% 증가한 1652만대를 기록했습니다. 우리나라 지난해 내수판매는 146만대 수준으로, 중국이 15배 이상 큽니다.

상하이모터쇼에 집결한 글로벌 자동차 업체 CEO들. 왼쪽부터 GM 메리 바라 CEO, 르노닛산 카를로스 곤 회장, 다임러 디터 제체 회장 [사진=게티이미지]

▶글로벌 CEO 총출동=거물급 CEO들도 상하이모터쇼로 속속 집결했습니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메리 바라 최고경영자, 르노닛산의 카를로스 곤 회장, 메르세데스-벤츠를 보유하고 있는 독일 다임러의 디터 제체 회장이 대표적입니다. 이들은 중국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저마다 ‘차이나 구상’을 발표했습니다. GM의 바라 CEO는 2018년까지 140억달러를 중국에 투자해 중서부를 개척하겠다고 했고, 르노닛산의 곤 회장은 중국이 전기차 성장을 위해 인센티브 제도가 필요하다고 제안했습니다. 다임러의 제체 회장은 SUV 차급 확대 등 2020년까지 두자릿수 모델 투입해 중국 환경규제에 대응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상하이모터쇼를 찾은 여배우들. 소피 마르소(왼쪽), 류이페이. [사진=게티이미지/금호타이어 제공]

▶“소피 마르소-유역비 보자” 인산인해=글로벌 CEO들만 모터쇼를 찾은 것이 아닙니다. 동서양의 ‘여신’ 프랑스 여배우 소피 마르소와 중국의 류이페이(유역비)가 방문해 언론의 플래시 세례를 받았습니다. 소피 마르소는 20일 프랑스 자동차업체 푸조·시트로엥 그룹(PSA)과 장안기차의 합작사인 장안PSA가 출시한 ‘뉴 DS 5’ 광고모델 자격으로 방문했습니다. 양쪽 어깨를 드러낸 블랙 드레스를 입은 소피 마르소는 50세 나이에도 변함없는 아름다움을 뽐냈습니다. 중국 톱스타 류이페이는 우리나라 금호타이어 모델로 참석했습니다. 순백의 원피스를 입고 등장한 류이페이 청순한 자태에 금호타이어 부스는 순식간에 ‘인간장벽’이 쳐지면서 인산인해를 이뤘습니다. 

레이싱모델 사라진 상하이모터쇼. 여성 도우미들이 인포메이션센터에서 관람객 안내를 돕고 있다. [상하이(중국)=천예선 기자]

▶NO, 레이싱걸! 모터쇼 새역사(?)=이번 상하이모터쇼는 개막 전부터 레이싱걸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습니다. 그동안 노출 정도가 심해 모터쇼 본연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많았는데요. 이 때문에 상하이모터쇼 측은 개막 직전 올해부터 안전사고 방지 및 레이싱걸 모델에만 관심을 두는 관람형태 개선을 위해 레이싱걸 모델의 출연을 전격 금지시켰습니다. 

레이싱모델 없는 모터쇼는 어땠을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현장에서 여성 도우미가 완전히 자취를 감춘 것은 아니었습니다. 단정하게 차려입은 도우미들이 인포메이션센터를 지키고 있더군요. 하지만 차량 옆에서 요염한 자태로 포즈를 취하는 모델은 볼 수 없었습니다. 일부 여성 도우미는 차량 옆에 서서 관람객들에 차량 정보 제공을 하는 역할을 하기도 했습니다. 일단 선정성 논란에서는 벗어난 듯 보였습니다.

신차 공개 때는 화려한 퍼포먼스가 여성 도우미 자리를 대신하기도 했습니다. 현대ㆍ기아차는 모던댄스를, 도요타는 발레와 힙합이 조화된 공연으로 분위기를 돋웠습니다. 

신차 발표 직전 흥을 돋우는 퍼포먼스. [상하이(중국)=천예선 기자]

▶SUV 상해대첩=올해 상하이모터쇼의 최대 화두는 중국에서 급팽창하고 있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입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SUV 시장 선점을 위해 중국 맞춤형 전략모델을 대거 출품시키면서 승기 잡기에 나섰습니다. 각 부스마다 전진배치된 차량은 대부분 SUV었습니다. 한국의 현대ㆍ기아차도 중국형 투싼과 KX3 등 SUV 차량을 전시해 집중도를 높였습니다.

중국 SUV 성장 기폭제는 현지 로컬업체입니다. 지난해 베스트셀링 SUV 톱 10가운데 수입차 2개(도요타 RAV4, 혼다 CR-V)를 빼고 8개는 모두 중국 토종 업체 모델이었습니다.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 SUV는 409만대 팔리며 전년대비 36% 급성장했습니다. 

중국 토종 자동차 업체의 SUV 반격.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랜드로버 짝퉁으로 관심을 모은 장안차-장링차 합작개발 모델 ‘랜드윈드 X7’, 장성기차 H6쿠페, BYD 송(宋), 장안기차 CS75. [상하이(중국)=천예선 기자]

이를 반영하듯 중국 자동차 1위 로컬 업체인 장성기차는 SUV전문 브랜드 ‘하발’(HAVAL) 전시관에 월드프리미어 H6쿠페 등 SUV 차량만 20여대 전시했습니다. 장안기차는 SUV 대표주자인 CS75, CS35 뿐만 아니라 EV(전기차) 쿠페 컨셉트카까지 선보여 기술력을 자랑했습니다. 또 비야디(BYD)는 중국 왕조의 이름을 딴 SUV ‘송(宋)’, ‘원(元)’을 세계 최초 공개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현장에서 만난 중국 오토비즈니스의 왕이지에 기자는 SUV 열풍 이유에 대해 “중국인들이 원래 큰차 좋아하고 레저 붐이 맞물려 패밀리카로 SUV를 선택하고 있다”고 귀띔했습니다. 

중국 부호를 잡기 위한 초호화 슈퍼카들의 향연.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람보르기니 신형 아벤타도르 LP 750-4 슈퍼벨로체, ‘벤틀리 EXP 10 스피드 6’ 콘셉트카, 포드 GT, 맥라렌 540C. [상하이(중국)=천예선 기자]

▶수퍼카 ‘中心공략’=자동차로 신분과 부를 뽐내려는 중국인들의 과시욕을 자극하는 슈퍼카들도 대거 상하이에 상륙했습니다. 영국 슈퍼카 브랜드 맥라렌은 ‘540C’를, 람보르기니는 600대 한정모델인 신형 아벤타도르 LP 750-4 슈퍼벨로체를, 벤틀리는 ‘벤틀리 EXP 10 스피드 6’ 컨셉트카를 잇달아 선보였습니다. 람보르기니는 지난 서울모터쇼에 참여한다고 했다가 개막 직전 번복해 논란이 되기도 했지만 상하이에서 만큼은 슈테판 빙켈만 람보르기니 사장까지 나와 중국 큰 손 잡기에 올인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일본차 중국형 모델로 시장공략.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혼다 신형 SUV 컨셉트카, 닛산 라니아, 인피니티 컨셉트카, 도요타 레닌. [상하이(중국)=천예선 기자]

▶일본차 절치부심=반일감정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던 일본차는 이번 상하이모터쇼에 중국 전략 차종을 선보이며 심기일전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도요타자동차는 중국형 하이브리드 차량인 레닌과 코롤라를 내놨고, 닛산과 혼다는 각각 중형 세단 라니아와 신규 SUV 컨셉트카를 선보였습니다. 특히 도요타는 중국에서 판매하는 차량 중 하이브리드 차량 비율을 2020년 30%까지 높이겠다고 천명하기도 했습니다. 중국 정부가 2020년까지 자동차 배기가스 기준을 유럽이나 일본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계획에 선제 대응해 기선을 잡으려는 의지가 역력했습니다.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상하이모터쇼 인산인해를 이룬 점심시간 모습, 상하이모터쇼 프레스 등록증, 상하이 도로 풍경, 볼보 전시장 내 카페. [(상하이) 천예선 기자]

▶상하이 전시장 이모저모=상하이모터쇼가 넘쳐나는 인파로 북새통일 것이라는 우려는 기우였습니다. 워낙에 전시공간이 커서 사람들끼리 부딪히는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20일 프레스데이에 1만명의 전세계 기자들이 방문했지만 혼잡은 없었습니다. 사람이 많다고 느껴진 때는 딱 한 순간. 점심시간입니다. 전시관 하나를 통째로 식당으로 만들어 식사를 하려는 사람들이 전부 그 공간으로 모였습니다. 외부음식 반입은 불가하고 식당에 피자와 패스트푸드, 중국토속음식 등 부스가 작게 마련돼 있었습니다. 상하이모터쇼에서 가장 아쉬운 점은 전시장 밖 통로에서 마음대로 흡연이 가능한 것입니다. 전시장 이동 중 긴 통로를 지날 때면 자연스럽게 눈살이 찌푸려졌습니다. 또 영어가 가능한 진행요원이 부족했고 엘리베이터도 고장이 잦는 등 여전히 개선해야 할 점은 눈에 띄었습니다.
/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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