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O인기미드 레프트오버의 동명 원작소설의 인기가 뜨겁다. 소설분야에서 출간 1주일만에 교보문고 인터넷 일간 베스트3위, 주간베스트4위에 올랐다. 알라딘에서는 영미소설 중 주간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통했다. 출판사 관계자는 벌써 3쇄에 돌입했다고 한다.
그저 인기 미드의 동명 원작소설이어서 인기일까? 톰페로타라는 걸출한 베스트셀러 작가의 스토리 구성력과 필력 때문일까? 그래서 북플라자의 단행본사업부 관계자와의 일문일답을 소개한다.
- 어떻게 소설분야에서 이토록 뜨거운 반응을 일으키는 책을 선정하셨나요? 소설을 선정하는 특별한 기준이 있나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재미’입니다. 재미없는 소설은 아무도 읽지 않는다고 봅니다. 그런 점에서 미드로 제작되었다는 점은 이미 재미가 어느 정도 검증된 셈이죠. 그러나 단순히 재미만으로 끝난다면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재미에 더하여, 인간 세상에 대한 풍자가 있어서 감동이 있어야 하고, 그러면서도 허세스럽지 않아야 한다고 봅니다(웃음)
- 허세스럽지 않다는 말은 어떤 의미인지요?
글쎄요, 일부 유명 작가의 소설 중에도 너무 허세를 부리는 게 많아요. 레프트오버의 작가 톰페로타는 예일대 출신 작가이면서도 허세가 전혀 없습니다. 담백한 문체죠. 즉, 알아듣기 어렵게 말하지도 않고, 등장인물 또한 우리와 같은 매우 평범한 소시민입니다. 허세가 없다 함은 쓸데없이 글을 읽기 어려운 문체로 쓰지 않는다는 것이죠.
- 인간세상에 대한 풍자가 있어야 한다는 말은요?
소설은 시대상의 반영 아니겠습니까? 이 시대의 거울이기도 하지요. 그런 점에서 외국소설은 함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큰 상을 받은 외국소설도 그 사회의 반영일 수는 있으나, 우리와는 동떨어진 이야기일수도 있는 것이죠. 반면, 레르트오버는 외국소설임에도 우리의 현실 또는 인간 사회 전반을 반영하고 있어, 우리에게도 여운이 있지요.
- 소설 속 갑작스런 증발은 ‘휴거’인가요?
레프트오버의 경우, ‘휴거’라는 소설적 장치를 해놓았지만, 전혀 종교적인 이야기가 아닙니다. 즉, ‘갑작스럽게 내 가족과 이웃이 연기처럼 사라진다’는 설정은 언뜻 ‘휴거’와 유사하지만, 휴거가 아니라고 작가는 단호히 말합니다. 즉, 소설 속에서 ‘갑작스런 증발’은 그저 ‘인간관계의 갑작스런 단절’을 의미하는 메타포(은유)이지요. 우리들은 언제라도 갑작스런 인간관계의 상실을 겪을 수 있습니다. 그것이 단순한 이별일 수도 있고, 절교일수도 있고, 죽음일 수도 있겠죠? 책 맨 뒤 ‘톰페로타와의 대화편’에서 작가는 이것이 ‘죽음’에 대한 메타포라고 밝혔습니다.
- 전세계인구의 2%가 연기처럼 사라졌다는 설정이 독특한데요?
네. 독특하다고 생각합니다. 가령 ‘대지진이나 비행기 사고와 같은 대규모 참사’를 톰페로타는 ‘연기처럼 사라진다’는 소설적인 장치로 바꾼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내 가족이나 이웃과 갑작스런 이별을 한다면, 그것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이별한다면, 그 상실감의 깊이는 얼마나 클까요? 이 소설이 많은 한국 독자에게도 공감은 얻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 톰페로타는 어떤 작가입니까?
페로타는 현재 미국에서 가장 몸값이 높은 작가 중 한 명으로서, 평단의 찬사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작가입니다. 특히 2006년에는 타이타닉으로 유명한 ‘케이트 윈슬렛’ 주연의 ‘리틀칠드런’이란 영화의 시나리오 작업에 참여해서 아카네미 각색상에도 노미네이트 되었지요. 소설 ‘레프트오버’를 읽어보면, 한 장면 장면이 영화의 ‘씬’처럼 그려지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 끝으로, 신발에서 연기가 나는 표지가 멋지다고 생각하는데요.
네. 표지는 원작소설의 표지와 거의 같습니다. 이 소설이 15개국에 수출되었기 때문에, 각국의 표지를 모두 검토했습니다. 한국적 정서에 맞도록 고쳤는데 어떤지 모르겠습니다. 1주일 만에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는 걸 보니, 표지가 나쁘지는 않나봅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