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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닥은 쳤지만...정유 ‘반짝 호황’ 오래가긴 어렵다
[헤럴드경제=김윤희 기자]지난해 최악의 한해를 보냈던 정유사에 ‘반짝 호황’이 찾아왔다. 그러나 유가 안정, 미국 정유사 파업 등 일시적인 호재에 따른 것일 뿐, 국내외 정유시장은 여전히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는 지적이다.

27일 에쓰오일은 지난 1분기 매출 4조3738억원, 영업이익 2381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유가 하락에 따라 매출액은 전분기 대비 30.2%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흑자로 전환했다. 에쓰오일은 지난 4분기에만 2440억원의 적자를 냈다. 
에쓰오일 사옥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도 매출액은 42.5%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407.3% 늘어났다.

에쓰오일은 “국제유가 상승, 정제마진 회복에 따라 실적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통상 정유사들이 원유를 수입해 정제과정을 거친 후 주유소에서 판매하기까지 20여일이 걸리는데, 이 사이 유가가 하락하면 시차에 따른 재고평가손실이 나게 된다. 반대로 유가가 상승하면 정유사들의 이익도 늘어나는 구조다.

대만과 중국 등지의 경쟁사들이 봄철 대규모 정기보수에 들어간데다 미국 정유사 노조들이 파업을 벌이면서 전세계적인 공급량이 일시적으로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 파업은 미국 전체 생산량의 30%가 줄어들만큼 규모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최근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이 6년래 최고수준인 배럴당 6달러까지 치솟아 실적개선으로 이어졌다.

증권업계는 에쓰오일 뿐만 아니라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도 올 1분기 큰 폭의 흑자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가급락기의 손실은 무난히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지배적이다. 

그러나 이런 ‘반짝 호황’이 오래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세계경기 침체로 유가하락에도 불구하고 수요가 좀처럼 되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한때 우리나라 수출시장이었던 중국과 인도, 중동 지역에서 정유공장이 우후죽순 늘어나 수출전선이 위협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수요가 정체된 가운데 알뜰주유소 출현으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아시아 지역 정유공장이 다시 돌아가기 시작하면 정제마진 하락은 불가피하다”면서 “석유화학과 석유자원개발 등으로 수익을 다변화하고, 수익성이 떨어진 직영주유소를 정리하는 체질개선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wor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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