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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 ‘옥상옥 구조’ 족쇄 풀었다
SK(주)-SK C&C 전격 합병 의미와 전망
그룹 컨트롤 타워 일원화 가능성
잠재적 경영불안 요소 제거 기대…일감 몰아주기 대응 능력 높아져


SKC&C의 SK(주) 합병으로 SK그룹 지배구조에서 가장 큰 불안요인이 사실상 사라지게 됐다. 그동안 SK는 기형적인 ‘옥상옥’ 지배구조 탓에 지주사인 SK(주)의 기업가치가 제한받는 결함을 안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합병으로 그 족쇄를 풀 수 있게 됐다.

SKC&C가 SK(주)를 지배하는 구조에서 SK는 이익성장에 제한된다. 지주사가 아닌 SKC&C의 자산가운데 SK(주) 지분 가치가 50%를 넘게 되면 강제로 지주회사로 전환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SKC&C는 끊임없는 자산성장을 추구해야 했다. 최태원 회장 등 총수일가 지분률이 30%를 넘는 상황에서 일감몰아주기 규제도 피하면서 자산성장까지 하는 데는 많은 제약이 따를 수 밖에 없다.

아울러 그룹 지주사인 SK의 최대주주가 최태원 회장이 아닌 SKC&C라는 점도 경영상의 비효율을 낳았다. SKC&C 주주의 동의를 구해야 최 회장이 SK그룹에 대한 주주권을 제대로 행사할 수 있는 구조다. 또 SKC&C가 법적 지주사인 SK(주)의 통제권 밖에 있는 구조 때문에 SK그룹은 지주사인 SK(주)와는 별도인 수펙스추구협의회가 임의 조직이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왔다.

그런데 이번 합병으로 이 같은 우려를 모두 불식시킬 수 있게 됐다.

합병법인 SK(주)는 사업과 자회사 지배 모두를 수행하는 사업지주회사다. 자회사 지배부문의 가치가 높아지는 데 따른 불확실성이 제거됐다. 비금융지주회사의 금융자회사 지분소유 금지 규제 때문에 SK증권 지분 10%를 처분해야 하지만, 규모가 크지 않아 2년의 유예기간 내 처리가 충분히 가능할 전망이다.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응능력도 높아질 전망이다. 합병법인 총수일가 지분률도 여전히 30%를 넘어 규제대상이지만 유사시 분할 등으로 사업부문을 떼어 내면 규제를 피할 수 있다.

물론 SK 측은 “이번 합병은 사업지주회사로 가기 위한 조치로 일각에서 예상하는 물적, 인적 불할 등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최근 SKC&C가 반도체 모듈 등의 신사업 비중을 확대해 그룹 내부매출 비중을 낮추고 있는 만큼 굳이 분할을 할 필요는 없다는 설명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이번 합병의 의도가 지배구조 개선 뿐 아니라 사업효율 강화에도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논리로도 볼 수 있다.

합병으로 수펙스추구협의회와 SK(주)로 나뉘었던 그룹 컨트롤타워 기능이 하나로 묶일 가능성이 커졌다. 합병법인의 자회사 지배기능을 수펙스추구협의회가 맡으면서 그 위상이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다.

실제 이번 합병 과정에서 최 회장은 합병 주진관련 사항을 보고받고 최종 재가는 했지만, 추진일정과 방법 등은 결국 수펙스추구협의회의 몫이었다는 후문이다. 이번 합병 결정은 사외이사가 과반 이상인 이사회에서 결의됐다. 각 이사회에 안건을 제안하는 것은 최고경영자(CEO)들 몫이다. SK는 주요한 그룹 관련 경영사안은 수펙스추구협의외의 논의 과정을 거친다.

홍길용·최정호 기자/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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