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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국기업 고배당 기록 다시 쓰는 포르셰코리아…수익 끝전까지 모조리 회수
[헤럴드경제=홍길용 기자] 해마다 배당시즌이 되면 외국기업의 고배당 논란이 뜨겁다.

한국에 재투자가 소홀하다는 지적도 있지만, 주주의 당연한 권리라는 반론도 적지 않다. 그런데 포르셰코리아가 외국기업 배당논란의 ‘끝판왕’으로 등장했다. 국내에서 번 돈은 단 한 푼도 국내에 두지 않는 배당 정책 때문이다.

포르셰코리아는 지난 해 120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설립 첫 해인 2013년의 9억6000여만원의 적자로 인한 결손금을 제외하고 110억7088만4000원을 이익잉여금으로 처리했다. 이 가운데 올 해 108억8338만4000원을 배당했다. 상법에서 적립을 의무화한 이익준비금 1억8750만원을 합하면 끝전까지 이익잉여금과 일치한다.


포르셰코리아 주주들은 2013년 법인설립 당시 37억4595만2811원을 투자해 2년여 만에 투자원금에 1.9배의 수익을 배당으로 챙기게 됐다. 배당 후 포르셰의 자본계정에는 법인설립 당시 주주들이 투자한 자본금 3750만원과 주식발행초과금 33억7095만2811원, 상법상 의무적으로 쌓는 1억8750만원만 남게 된다.

법인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자본 외에는 한국에 단 한 푼의 돈도 남기지 않는 셈이다.

기존 외국계 기업 가운데는 필립스전자나 한국IBM이 포르셰코리아와 닮았다. 하지만 굳이 정도를 따진다면 포르셰코리아가 한 수 위다.

필립스는 매년 한국법인 순이익의 거의 전부를 배당으로 가져가지만 많게는 수 억 원, 적어게는 몇 백만 원 정도의 끝전은 남겼다. 한국IBM도 최근 순이익보다 많은 배당을 실시하면서 사실상 이익잉여금을 없애고 있다. 그래도 한국IBM은 한 때 이익잉여금을 쌓은 경력이라도 있다. 초창기부터 모든 이익을 회수하는 포르셰코리아와는 차이가 있다.

그나마 필립스나 IBM 같은 IT업종은 국내에 제조공장을 짓지 않는 한 대규모 자본이 필요한 경우가 거의 없다. 하지만 자동차는 만에 하나 안전에 문제가 생길 경우 인명과 직결된다. 사후서비스를 위한 인프라 투자도 필요하다. 이 때문에 수입차 업계에서도 BMW나 아우디폭스바겐 등은 국내에서 난 이익을 배당하지 않고 내부에 쌓는다.

수입차 업계에서 고배당으로 유명한 벤츠코리아 조차도 포르셰코리아 정도는 아니다.

2002년부터 2014년까지 벤츠코리아의 누적 순이익은 2681억원이다. 벤츠의 설립자본(자본금과 자본잉여금)은 약 300억원이다. 한국에서의 누적 순자본은 약 3000억원이 된다. 벤츠코리아가 그동안 배당으로 가져간 돈이 1553억원이다. 하지만 법인에 자본형태로 남겨둔 돈(이익잉여금+이익준비금+자본금+자본잉여금)도 1428억원이나 된다. 본사와 한국에 순자본을 반씩 배분한 셈이다.

한편 포르셰코리아는 지난 해 2568대의 차량을 판매해 2878억원의 매출액을 올렸다. 매출원가는 2605억원으로 매출총이익률이 10.5%에 달한다. 고가차 비중이 가장 크다는 벤츠코리아의 9.12%보다 높다.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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