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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업이 CEO?…장수 CEO ‘전성시대’
정성립 대표 대우조선 사장 내정…최길선 5년만에 현대重회장 복귀


오너문화가 강한 한국 산업계에서는 전문경영인들이 단명하는 사례가 유독 잦다. 임원은 재임기간이 짧아 ‘임시직원’이란 자조섞인 재계 농담도 있다. 그러나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도 10년 이상 장기 재임하는 전문경영인들도 상당하다. ‘직업이 CEO’란 말이 나올 정도다. 특히 잘 나가는 그룹을 들여다보면 ‘장수 CEO’들이 전문성으로 오너를 뒷받침하는 경우가 많다. ‘장수 CEO’가 없는 기업은 성장도 단막극에 그치기 쉽기 때문이다.


▶구원투수로 돌아온 올드보이=정성립 STX조선해양 대표이사는 조선업계에서 ‘운이 좋은 장수’로 불린다. 정대표는 최근 STX조선 사장 임기가 끝나기도 전에 대우조선해양 차기 사장으로 내정됐다. 정대표는 2001년~2006년까지 대우조선 사장직을 두차례 맡은 바 있다. 이번에 최종 선임되면 대우조선 사장직을 세번째 맡게 되는 셈이다. 정대표는 채권단이 관리하는 기업들만 주로 도맡은 점이 특이하다.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도 지난해 5년만에 친정으로 복귀했다. 현대중공업이 지난해 3조원이 넘는 손실을 기록한 위기 상황에서다. 최회장은 현대중공업 계열사 사장을 두루 거쳤다. 1997년부터 한라중공업(현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중공업 사장을 역임했다. 조선업 전성기를 이끌었던 정 대표와 최회장은 최근 위기에 빠진 회사에 구원투수로 돌아온 셈이다.

앞서 황창규 KT 회장도 이석채 전 회장이 물러난 후 혼란을 겪던 KT의 구원투수로 복귀한 경우다. 황 회장은 2009년 삼성전자 부회장으로 승진하지 못하고 물러난지 4년여 만에 국내 최대 통신업체 회장으로 권토중래했다.

▶한회사에서 10년이상 장수CEO= 오너십이 강한 재벌기업에는 의외로 장수 CEO가 많다. 삼성과 LG그룹이 대표적이다. 10년이상된 장수 CEO가 각각 6명과 7명 있다. 삼성의 경우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그룹 미래전략실장)과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장원기 삼성전자 중국본사 사장과 박근희 삼성전자 부회장 등이 2004년부터 계열사 사장직을 맡았다. 1978년 제일모직 사장으로 데뷔했던이수빈 삼성생명 회장은 CEO 재직기간만 37년이다.

LG에서는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등이 대표적인 장수 CEO다. 이밖에 이상운 효성 부회장과 이인원 롯데쇼핑 대표, 윤여철ㆍ양웅철 현대차 부회장도 장수 CEO로 꼽힌다.

▶어딜가나 CEO=어느 기업에서나 CEO만 도맡는 이들도 있다.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은 1998년 P&G 쌍용제지 대표이사로 CEO대열에 합류해 2001년 해태제과 대표이사, 2005년 LG생활건강 대표이사에 오른 후 10년째 근속했다. GE에너지로 입사했다가 삼성그룹과 연을 맺은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은 삼성전자 프린팅사업부문 사장, 삼성SDI, 삼성카드 등의 대표이사를 줄줄이 맡은 바 있다.

권도경 기자 /k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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