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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공불융자 불법로비 했다고?…SK가 억울한 이유는
[헤럴드경제=홍길용 기자] SK이노베이션에 성공불융자 반환에 따르는 특별부담을 줄이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하지만 의혹 내용에 석연치 않은 점이 한 둘이 아니다. 정확한 사실관계는 검찰 수사결과를 지켜봐야 겠지만, SK가 억울한 의혹을 받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먼저 로비의 동기다. 국고에 상환해야 하는 돈이 6900억원인데, 로비를 통해 이 가운데 1340억원을 줄였다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 하지만 성공불융자 7700만 달러가 투입된 브라질 광구에서 SK이노베이션이 거둔 차익은 무려 17억 달러다. 2조원 가까운 차익을 낸 상황에서 이의 15분의 1에 해당하는 1340억원을 줄이고자 불법 로비를 벌였을까하는 의문이 남는다. 2011 회계연도 SK이노이션의 순이익은 전년대비 1조원 이상 늘어난 무려 2조8000억원에 달한다.

재계관계자는 “때로 정부에 대해 설명을 하는 과정을 로비를 하는 것처럼 오해하는 경우가 있는데, 재계 3위 SK가 2조원의 대박을 터뜨린 상황에서 1300억원 줄이자고 불법을 감수하면서까지 로비를 벌였을 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과연 SK가 특별부담금 대상인지도 다소 애매하다. 광구를 해외에 매각하는 경우 해외자원개발의 이익을 국내로 돌린다는 성공불융자의 취지에 맞지 않아 특별부담금을 내야 한다. 그런데 SK가 브라질 광구를 매각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까?

SK에서 브라질 광구를 인수한 덴마크 에너지업체 머스크는 2014년 7월 이 광구가 생산성이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24억 달러의 투자금 가운데 무려 17억 달러를 상각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SK가 2011년에 이 광구를 팔지 않았다면 성공불융자를 반환할 필요도, 반환할 수도 없었을 수 있다.

SK가 매각 차익을 자원개발이 아닌 다른 곳에 전용했다는 의혹제기도 충분한 확인이 필요해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의 사업보고서를 보면 2010년 말 9648억 원이던 석유개발 및 기타사업의 유무형자산 가치가 2011년 말 2조3668억 원으로 급증했다. 브라질 광구 매각차익이 석유개발 사업분야에 그대로 반영됐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2012년말 2조7693억원 등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3년말 2조9079억원, 작년말 3조4748억원으로 불어났다. 브라질광구 매각차익이 SK이노베이션의 석유개발 사업 성장에 큰 기여를 했음을 알 수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성공불융자금 민간 1호여서, 당시 재경부와 석유공사가 면밀히 검토해서 금액을 산정했다”면서 “아마 감사원에서 성공불융자금에 대해 잘 이해를 못하는 것 같은데 앞으로 오해 해소를 위해 당국 수사 및 조사에 협조하면서 적극적으로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kyhong@heraldcorp.com





홍길용기자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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