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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 부품 3사, 닮은 꼴 CEO들의 닮은 꼴 경영
[헤럴드경제=홍길용 기자] 삼성전자 부품 3인방 최고경영자(CEO)들이 닮은 꼴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출신으로 모두 회사 재직 중 석ㆍ박사 학위를 받은 이들의 경영행보는 조직수술, 혁신기술 개발, 외부영업 강화로 요약된다.

박동건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은 최근 LCD 부문과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사업부문을 분할했다. 2013년 말 취임하면서 합쳤던 두 사업부를 다시 분할, 각각 TV와 스마트폰에 대한 집중력을 높였다. 지난 해 그룹의 경영진단과 외부컨설팅을 받은 결과를 반영한 조치로 보인다. 조남성 삼성SDI 사장도 지난 해 말 단독 CEO가 된 후 배터리와 소재부문으로 나뉘어져 있던 조직을 소형전지와 중대형전지, 케미칼과 전자재료의 4대 사업부로 현장과 제품 위주로 개편했다.

이윤태 삼성전기 사장도 지난해 말 취임과 함께 사업부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4개 사업부를 제조경쟁력 강화와 시너지 제고차원에서 3개 사업부로 재편했다.

(왼쪽부터) 박동건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조남성 삼성SDI 사장, 이윤태 삼성전기 사장

세 회사는 모두 삼성전자에 대한 의존률이 높은 편인데, 조직개편의 방향은 비(非) 삼성으로 외연을 확대하려는 의도가 공통적으로 담겨 있다. 실제 삼성디스플레이는 애플에 대한 매출 강화를, 삼성SDI는 인수합병(M&A) 등을 통한 각 사업부의 가치사슬 강화를, 삼성전기는 중화권 매출 확대를 주요한 경영목표의 하나로 삼고 있다.

올 해 그룹의 사활이 걸린 삼성전자 갤럭시S6에서 필살기를 보여 준 점도 닮았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갤럭시S6 엣지(edge)의 휘어진 디스플레이를 양산하는 데 성공했다.

갤럭시S6 시리즈의 획기적인 초고속충전과 무선충전 기능은 각각 삼성SDI의 배터리 기술과, 삼성전기의 무선충전 기술의 결실이다.

세 회사의 변신 결과에 따른 세 대표이사의 향후 행보도 관심거리다. 최고경영자의 경우 삼성전자에서 부품 계열사로 옮긴 후 다시 삼성전자로 복귀한 경우는 거의 없다. 그만큼 삼성전자 내 자리는 경쟁이 치열하다. 또 그룹의 종가(宗家)격인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을 제외한 계열사에서 사장을 넘어 부회장까지 승진한 경우도 극히 드물다. 종가를 벗어나면 그만큼 두각을 나타내기 어려운 셈이다.

하지만 이제는 부품사업도 완제품 사업 못지 않게 중요해졌고, 이에 따라 그룹 내에서의 위상도 높아질 전망이다. 그만큼 부품회사 CEO라도 다시 ‘종가(?)’에서 중책을 맡거나, 부회장이 될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다. 실제 지난 해까지 삼성SDI 공동대표였던 박상진 사장은 부회장 급이 맡던 삼성전자 대외담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1959년 동갑내기인 박 사장과 조 사장은 2013년말 각각 삼성디스플레이와 제일모직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 사장은 지난 해말 사장이 됐다. 임기는 박 사장과 이 사장이 2018년 3월, 조 사장이 2017년 3월이다. 이재용 부회장의 리더십으로 재편될 삼성에서 앞으로 2~3년이 이들에게는 부품과 소재 부문에서 새 역사를 쓸 기회다.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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