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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 vs 삼성 “40억弗 해양플랜트 잡아라”
나이지리아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 곧 발주…이르면 내달 입찰결과 발표
4조 4000억원짜리 초대형 해양플랜트사업의 수주를 놓고 글로벌 빅2 조선업체가 치열한 일전을 벌이고 있다. 최근 저유가로 수주가뭄에 시달리는 와중에 올해 최대규모 해양플랜트 발주가 예정되자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과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도 수주전을 손수 챙기고 있다. 이번 사업을 수주하는 측은 지난해 실적 부진을 단번에 씻을수 있는 발판이 마련되는 만큼 최고경영진들이 사력을 다하는 것이다.

6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글로벌오일메이저 로열더치쉘이 발주하는 나이지리아의 부유식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 입찰결과가 이르면 5월 발표된다. 이번 FPSO는 ‘사우스봉가 웨스트 아파로 프로젝트(이하 봉가 프로젝트)’에 투입된다.

수주 규모는 40억달러다. 올해 발주될 해양플랜트 중에서는 세계 최대규모다. 최근 나이지리아 대선이 끝나고 정권이 교체된 가운데 쉘사가 곧 발주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최종입찰을 위해 막판 경합 중이다. 양사는 지난해말 입찰 제안서를 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펼쳐진 입찰경쟁에는 양사 수뇌부도 적극 나섰다. 양사는 봉가 프로젝트를 위한 수주팀을 꾸린 후 고위경영진들이 쉘 본사를 수차례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해양플랜트에서 잔뼈가 굵은 최 회장이 두터운 인맥으로 지원하면서 적극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최회장은 올초 애착을 가진 플랜트사업이 지난해 대규모 적자의 원흉으로 꼽히면서 해양사업본부에 통합되자 안타까움을 금치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2011년 쉘사로부터 3조원대 액화천연가스 생산장비(FLNG)를 수주한 협력관계를 총동원했다는 전언이다.

양사가 봉가프로젝트에 사활을 걸고 있는 이유는 이번 수주가 지난해 최악의 실적을 만회할 디딤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주 금액은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의 지난해 매출에서 각각 18.75%, 34.16%에 해당된다. 올해 양사 수주목표에서도 각각 17.43%, 26.67%를 차지한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의 올해 수주목표는 각각 229억5000만달러, 150억 달러다. 삼성중공업은 이번에 수주하면 올해 목표의 절반가량을 2분기에 채우게된다. 양사 최고경영진이 수주결과에 촉각을 세우는 이유이기도 하다.

양사가 나이지리아에서 플랜트사업을 진행한 노하우가 많다는 것도 입찰에 적극적인 이유다. 봉가 프로젝트는 현지조달비중이 높아 대우조선해양은 일찌감치 입찰을 포기했다. 삼성중공업은 에지나 FPSO 프로젝트를 진행중이고, 현대중공업은 악포 FPSO를 설치한바있다. 양사는 이미 현지인프라를 갖춰놓아 수주하면 이를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봉가 프로젝트는 현지조달비용이 높고 작업환경에 순탄치는 않지만, 워낙 규모가 크고 매출에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양사로서는 포기할 수 없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권도경 기자/k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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