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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재호 대우조선 사장 “황금알 낳는 거위 배 갈라선 안 돼” 비상경영 체제 돌입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최근 대표이사 미선임 문제로 회사 안팎에 혼란이 초래되며 회사가 미증유의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이유를 막론하고 대우조선해양을 책임지고 있는 수장으로서 현재 상황을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상황이 조속히 정리되길 소망합니다”

고재호 대우조선해양 사장<사진>은 1일 사내 포털에 띄운 최고경영자(CEO) 메시지를 통해 이렇게 밝혔다. 지난달 16일 열린 정기이사회에서 후임 사장을 결정짓지 못한 채 본인이 한시적으로 유임한 데 대한 우려를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대우조선해양 구성원들은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신임 사장 선임을 차일피일 미루자 정치권 등에서 낙하산 인사가 새 대표로 내려오지 않을까 잔뜩 경계하고 있는 상황이다.

고 사장은 이어 “글로벌 에너지 회사들이 예산삭감과 구조조정을 시행하는 등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디플레이션 우려가 대두되는 등 국내외 상황이 매우 엄중하다”며 “회사 내부에서도 영업, 생산, 재무 등 큰 축들이 흔들리며 일제히 경고음을 내고 있고, 그나마 상대적 우위를 보이던 상선 수주도 경쟁국과 동종업계의 사활을 건 도전으로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그는 “가장 큰 위기는 우리 모두가 은연중에 회사의 존속 가능성을 너무 당연시하는 막연한 낙관주의에 있다”며 “대우조선해양은 차세대를 위해서도 지속적으로 고용과 수익을 실현해야 하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 같은 존재. 하지만 임금이 생산성, 물가와 적절히연계돼야 한다는 상식이 무시된 채 동종업계와의 단순 비교를 통한 적당한 타협이 반복되면 그 소중한 거위의 배를 갈라버리는 성급함의 우를 범하는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고 사장은 “현재의 혼란 상황을 직시해 신뢰와 열정을 지닌 진정한 주인의 자리로 돌아가야 한다”며 “현장과 사무실에서 기본과 원칙을 지켜 안전사고와 품질사고 없는 회사를 만들어 나가자. 이를 위해 우리의 땀과 노력, 장인정신과 윤리 경영 자세까지 우리가 건조하는 선박과 플랜트에 담아서 인도하도록 하자”고 독려했다.

한편 대우조선해양은 이날 책임경영 체제 구축을 위한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조직을 다잡기 위한 비상 경영체제에 돌입했다. 기존 사업총괄 부문에 묶여 있던 상선과 해양플랜트 분야가 각각 선박사업본부와 해양플랜트사업본부로 분리됐다.

이에 따라 대우조선해양은 기존 3총괄·3실 체제에서 1총괄(생산총괄)·3본부(해양플랜트사업본부, 선박사업본부, 특수선사업본부)·3실(인사 지원실, 재경실, 전략기획실) 체제로 바뀌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조직 안정을 위해 큰 틀은 바꾸지 않은 채 책임경영 강화를 위해 선박과 해양 분야를 나눈 것이 이번 조직 개편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조직개편과 함께 이날 팀별로 근무 태도, 영업 방식, 원가 절감 방법 등을 담은 비상경영 지침을 하달, 비상경영체제의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yesye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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