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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북 단독주택 빌라·원룸으로 진화 중
치솟는 전셋값에 수요자 증가 영향
1분기 서울 단독·다가구 3501건 거래
분양·원룸형 임대주택 속속 들어서


30일 오후 서울 강북구 미아동 저층 주택가 일대. 폭 5m 정도의 골목길엔 군데군데 건물을 철거한 곳이 눈에 보였다. 철거된 건물 잔해를 말끔히 치우고 단정하게 땅을 다져놓은 부지도 있었다. 이곳 주민 최주미(61ㆍ여) 씨는 “빨간 벽돌을 쌓아 만든 오래된 단독주택이나 다가구주택을 헐고 새 집을 깨끗하게 다시 짓는 곳들이 늘어났다”고 했다.

단독ㆍ다가구주택이 속속 팔려나가고 있다. 3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날까지 서울서 거래된 단독ㆍ다가구는 1331건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미 지난해 3월 거래량(1196건)을 넘어섰다. 1~2월 거래량을 합치면 올 1분기에만 3501건이 거래됐다. 2014년과 2013년 같은 기간 거래량은 각각 2866건과 1456건에 그쳤다.
30일 오후 서울 성북구 삼선동의 주택가. 단독ㆍ다가구주택 매매가 활발한 편이다.

특히 지난 1년 사이 성북구(1146건)와 은평구(1364건), 중랑구(1181건)은 공히 거래량 1000건을 웃돌았다.

이렇게 팔린 단독ㆍ다가구주택은 철거된 뒤 대개 빌라나, 원룸형 주택으로 얼굴을 바꾼다. 강북 쪽에선 빌라가 대세다. 강북구 미아동 행운공인 전희제 대표는 “올해 들어서만 연립, 빌라를 지을 수 있는 부지가 30채 이상 팔렸다”며 “1~2월 정신 없었다”고 말했다.

빌라 건축업자들은 주로 준공 30~40년 된 단독주택이나 20년 이상 된 다가구가 있는 땅을 물색한다. 공사현장에서 만난 건축업자는 “빌라를 지으려면 적어도 3필지 이상 확보해야 한다. 서로 다른 집주인들을 설득하는 게 어렵다”며 “낡은 단독주택일수록 매입이 수월한 편”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은 빌라 같은 연립주택을 찾는 수요가 많은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꺾일줄 모르는 전셋값 상승에 지친 수요자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빌라를 찾기 때문이다.

미아3동 장미공인 대표는 “아파트 전세보단 싸고 깨끗하고 융자받기 쉬운 탓에 빌라 매매가 잘된다”며 “이 지역은 아파트 공급이 적어서 그 빈자리를 신축빌라가 메우고 있다”고 했다. 근래 들어선 새 빌라(전용 59~66㎡) 분양가는 2억4000~2억7000만원 정도다.

김혜현 렌트라이프 대표는 “서울 도심에서 멀어질수록 임대사업보다는 연립을 지어서 분양하려는 분위기가 강하다”며 “사람들이 마땅한 전셋집을 못찾아 불안하다보니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연립 빌라로 눈을 돌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노후 단독ㆍ다가구주택이 분양할 수 있는 주택으로 바뀌어 공급되는 분위기는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도심과 대학가에 인접한 지역에선 단독ㆍ다가구 주택이 원룸 같이 월세로 내놓을 수 있는 주택으로 변신하는 사례가 많다.

성북구 삼선동 한성대학교 인근의 대전사부동산 대표는 “평당 1500만~2000만원 하는 단독주택 부지가 전보다 활발히 거래된다”며 “대학가라 원룸 수요가 많은 탓에 임대주택을 만들려는 사람들이 많다”고 귀띔했다.

박상언 유앤알컨설팅 대표는 “은퇴를 앞둔 고객들 중에서 작은 빌딩을 매입하기엔 돈이 부족한 분들은 다가구주택을 매입해 들어가 살고 월세도 받으려고 한다”며 “교통이 좋은 강남이나 마포, 사당의 다가구주택은 전세금이나 대출 감안해 7억~8억원 정도에 살 수 있지만 괜찮은 물 건이 많이 없는 게 문제”라고 했다. 

박준규 기자/whywh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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