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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카메라, 손안에 들어오자 영화가 찍고 싶어졌다
단점을 찾기 어려운 아날로그 디자인과 강력한 디지털 기능 올림푸스 OM-D E-M5 마크Ⅱ 사용기


〔헤럴드경제=이형석 기자〕펜 E-PL7 이후 오랜만에 올림푸스 카메라를 손에 들었다. 지난 16일 공식출시된 올림푸스 OM-D E-M5 마크Ⅱ(이하 마크Ⅱ)다. 스마트폰 카메라에 익숙해졌던 손과 눈이 펜 E-PL7을 놓기 싫었듯, 마크Ⅱ를 만나니 헤어질 걱정부터 앞섰다. 올림푸스의 펜 E-PL7은 셀피에 최적화된 보급형 미러리스 기종이고, 마크Ⅱ는 렌즈교환식 미러리스 카메라의 플래그십 모델이다. 펜 E-PL7은 지난해 10월이었던 출시 초기 14-42㎜ 전동 줌 렌즈를 포함한 렌즈킷이 89만 9천원이었고, 마크Ⅱ의 12-50㎜전동 줌 렌즈 포함 렌즈킷이 149만9천원이다. 그 차이는 회전식 뷰파인더를 돌려찍는 셀피와 렌즈를 되돌려 촬영하는 세상의 크기만큼이나 압도적이다. 마크Ⅱ는 가격만이 유일한 단점이라 할테지만, 패스트푸드같은 사진말고, 슬로푸드같은 고전적인 취향과 감성의 사진 찍기를 원하는 이들이라면 상쇄하고도 남을 성능과 감성을 갖췄다. 

마크Ⅱ와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가 열리는 스페인 출장길에 동행했다. 공식 출시 전 데모버전이었는데, 취재진 중 한 사진 작가에게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했더니 “한번도 본 적 없는데 이게 어떤 기종이냐”며 작동법을 묻더니 몇 장을 찍은 후엔 대뜸 “훌륭한데”라며 감탄했다. 일종의 블라인드 테스트였던 셈이다. 마크Ⅱ를 일주일의 출장과 10여일의 일상에 사용했는데, 그 시간 동안 단점을 발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할 정도로 허점이 없었다. 

마크Ⅱ의 가장 탁월한 기능은 바디 내장형 5축 손떨림 방지 기술과 미러리스 카메라 최초로 탑재한 4천만 화소 초고해상도 촬영 기능이다. 둘의 조합은 극단적인 명암이 대비되는 역광이나 어두운 실내에서의 촬영에서 발군의 효과를 빚어냈다. 객석은 어둡고 무대에선 스포트라이트가 비추는 공연장에서 머리 위로 들고 플래시 작동 없이 찍어도 흔들림없이 선명하고 섬세한 명암의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4천만 화소급 이미지는 이미지 센서가 0.5 픽셀만큼 미세하게 움직이면서 1600만 화소로 8번 빠르게 촬영, 합성하는 원리로 얻어진다. 미술품이나 문화재, 건축, 인테리어 사진은 물론 지속광을 이용한 제품 사진과 고해상도 정물 촬영도 가능해 스튜디오 사진 전문가 및 하이 아마추어 유저들에게 적합하다는 제조사의 설명은 실제로도 입증됐다.

마크Ⅱ의 진보는 동영상 촬영 기능에서도 이뤄졌다. 5축 손떨림 방지 기술은 상하ㆍ좌우뿐 아니라 수평축회전, 수직축회전, 광축회전 등의 손떨림에 모두 반응하는 기능인데, 이때문에 카메라를 고정시키지 않고 손에 쥐고 찍어도 스테디캠에 맞먹는 영상을 얻을 수 있다. 스틸에서의 자동초점이나 피사체를 따라가는 속도도 기대 이상으로 빨랐다. 메뉴얼엔 60p, 50Mbps, 풀 HD 해상도를 지원하고 타임 코드도 설정할 수 있어 전문가 수준의 영상 편집도 즉석에서 가능하다고 돼 있는데,이 기능을 사용해보지 못한 것이 아쉬울 뿐이다. 지난 2009년 전계수 감독이 극장 상영용 영화로는 처음으로 DSLR인 캐논 5D 마크Ⅱ로 ‘뭘 또 그렇게까지’라는 장편 영화를 찍어 화제가 됐는데, 올림푸스의 마크Ⅱ는 그 이상의 화질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캐논의 마크 시리즈는 풀프레임이고 올림푸스의 OM-D 시리즈는 미러리스이지만, 전자식 뷰파인더(미러리스) 여부만 빼놓으면 둘의 차이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마침 이 제품의 공개행사에서 ‘말아톤’의 정윤철 감독은 직접 찍은 영상을 보여주며 “이렇게 작은 카메라로 별도의 장비 없이 스테디캠 수준의 영상 촬영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무척 놀랍다”고말했다. 올림푸스 마크Ⅱ는 사진 작가, 그리고 영화 감독이 되고 싶도록 하는 기기다.

디자인은 클래식 필름 카메라와 닮아 아날로그 감성을 구현했다. 다만 배터리, 메모리 포함시 469g인 바디킷의 무게는 스마트폰이나 경량 카메라에 익숙한 손에는 다소 무겁다.

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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